[메디게이트뉴스 이지원 기자] 기술의 발전과 글로벌 시장에서의 국내 의료 AI 기업이 혁신 성과를 내고 있지만 수익성 악화에 좌절하고 있다. 이에 제도적 지원과 상용화 전략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
임석훈 뷰노 사업본부장은 2일 메디게이트뉴스 주최로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25 미래 헬스케어 트렌드 컨퍼런스에서 '의료 AI,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조건'을 주제로 발표하며, 이같이 경고했다.
뷰노는 국내 최초로 인공지능 의료기기 허가를 받고, 혁신의료기기 및 소프트웨어 제조 인증을 획득한 1세대 기업이다. 대표 제품인 '딥카스(DeepCARS)'는 일반 병동에서 24시간 이내 심정지 위험을 예측해 환자 생존 가능성을 높이는 솔루션으로, 현재 138개 병원, 5만 병상 이상에서 활용되고 있다.
임 본부장은 의료 AI의 지속 가능성을 위한 조건으로 워크플로우 개선과 수가 제도 지원을 꼽았다. 의료 현장은 안정성과 정확성이 최우선이기 때문에 새로운 기술이 도입되더라도 실제 임상 현장에 뿌리내리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 따라서 수가 제도라는 제도적 지원이 병행되지 않으면 아무리 뛰어난 기술도 사용 확산과 수익 창출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임 본부장은 "좋은 기술이 있어도 제도적 기반이 없으면 산업화가 지연되고, 그 사이 글로벌 경쟁에서 밀리게 된다"고 경고했다.
해외 시장 진출에 있어서도 국내 상용화 여부가 중요한 기준이 된다. 임 본부장은 "해외 파트너사가 제품이 한국에서 얼마나 쓰이고 있는지를 묻는 경우가 있다"며, “국내에서 자리 잡지 못한 기술은 해외에서도 경쟁력을 갖추기 어렵다”고 밝혔다.
뷰노 임석훈 사업본부장이 '의료 AI,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조건'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임 본부장은 해외에서는 미국의 신기술추가지불보상 제도(NTAP)처럼 새로운 기술이 빠르게 보험 체계에 편입돼 수익화되는 구조가 마련돼 있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한국은 과제 중심 지원에 머물러 있어 지속 가능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임 본부장은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기술을 만들고 시장을 선도하는 경우도 있다. 1999년 영상저장정보시스템(PACS)이 등장했고 제도적 뒷받침으로 빠르게 정착했다. 이는 2020년 전후로 우수한 영상 AI 솔루션들이 쏟아진 배경이 됐다. 그러나 지금은 국내사들도 제도적 난관에 봉착했다"며 " 정부 정책과 기업의 수익성이 개선되지 않으면 시장을 선도하고 업계가 발전하기는 어렵다. 수익성이 하락하면 지속가능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고령화 속도가 빠른 한국 사회에서 의료비 증가를 감당하려면 AI와 IT 솔루션 도입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보험료 지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 지금 투자를 미루면 결국 더 비싼 비용을 지불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마지막으로 "정부, 의료계, 산업계가 머리를 맞대 상용화 전략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