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토론회에서는 공통 질문 중 하나로 의정 갈등을 거치며 의료계 내 세대 갈등, PA(진료 지원 인력)와의 갈등 문제 어떻게 해결할 계획인지 두 후보에게 물었다.
먼저 세대 갈등에 대해 한성존 후보는 "세대 갈등은 전공의 수련 환경 자체가 방치돼 있어 왔기 때문에 생긴 문제 중 하나라 생각한다. 전공의 수련 환경 자체가 수련에 집중하기보다는 병원에서의 노동력으로 치환되는 경우가 대다수였고, 그로 인해 충분히 수련을 받지 못한 뒤 졸업하는 경우가 있었다"라며 "수련 과정의 질적 향상에 대한 부분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한 후보는 "지금 이 1년 반의 기간은 전공의들이 의대생 학생들과 함께 버텨온 시간이다. 그 시간들이 헛되지 않음을 증명해 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변했다.
이태수 후보는 "지난 의정 갈등 1년 반 동안 원래라면 다 같이 웃고 있었어야 할 사람들끼리 싸우기 시작했다. 복귀 시점에 따라, 어디서 일는지에 따라, 누구랑 일을 했는지에 따라 병원에 남아 있었는지에 따라 모두가 다 싸우고 분열됐다. 그러나 분명히 할 것이 있다. 적은 의료계 내부가 아니라 외부에 있다"고 했다.
이 후보는 "세종시 보건복지부 7층에는 의사 집단 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가 있다. 의사가 집단 행동을 하면 그것이 사고이고 수습해야 된다는 정부의 발상이 저는 지금도 생각하면 너무 화가 난다. 적은 바깥에 있다. 이제는 이 세대 갈등을 끝내고 우리가 같은 곳을 돌아봐야 할 시점이다"고 강조했다.
진료 지원 인력에 대해 한 후보는 "간호법이 통과된 이후 여러 가지 논의와 시행령 등이 발표되고 있다. 의료법에서 면허는 각 직역이 할 수 있는 일을 뜻한다. 면허와 자격은 분명히 다르다. 면허에 준하는, 그에 상응하는 진료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전공의들이 수련병원 현장 일선에서 필요한 진료 지원은 단순하게 봉합 또는 드레싱이 아니라 행정적, 사무적 지원도 포함된다. 우리는 그런 진료 지원 인력이 절실하다는 것을 충분히 강조해 진료 지원 인력들의 업무에 대해 수련이 저해되지 않도록 명확하게 입장을 취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는 "현재 법적으로 진료 지원 인력에 대해 명문화됐기 때문에 합법적으로 진료 지원 인력을 고용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 문제는 대전협 내부에서 논의할 사항이 아니라 대한의사협회의 손을 빌려야 하는 사안이다"면서 "우리가 집중해야 할 부분은 진료 지원 인력으로 인해 전공의의 수련이 나아졌는가, 나아지지 않았는가 하는 것이다. 합법화되기 전에도 진료 지원 인력은 병원에 있었고 이는 전공의 수련이 오래전부터 방치되고 망가졌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또한 "진료 지원 인력이 전공의를 보조하는 역할로 쓰인다면 전공의 교육, 전공의 수련에 더 나은 환경을 만들 수 있겠지만, 전공의를 보조 인력으로 만들고 오히려 진료 지원 인력들이 전공의의 역할을 하는 구조로 간다면 이 부분은 지적해야 될 것이다"면서 "병원마다 연차마다 상황이 모두 다를 것이므로 개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향후 대전협은 이에 대한 실태 조사, 개선 방안들에 대해 강구하겠다"고 했다.
이어진 공통 질의에서는 전공의들이 수련시간 단축 등 수련환경 개선에 집중하다 보니 뛰어난 전문의가 되기 위한 수련의 질 문제는 등한시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 각 후보의 견해를 들었다.
이 후보는 "전문의가 되기 위한 수련의 총량이 얼마인지는 모르지만, 그것이 있다면 당연히 같은 조건 하에서 수련을 오래 할수록 수련의 총량에 금방 다다를 것이고, 그 수준을 넘어서는 전문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핵심적으로 바라봐야 할 부분은 수련의 질이다"면서 "같은 시간을 하더라도 누구는 일만 하면서 80시간, 100시간을 보내고 누구는 충실하게 배우면서 40시간, 60시간을 근무한다면 누가 나중에 전문의로서의 완성도가 높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이 후보는 "전문의 단계에서의 시험이 아니라 전공의 과정 중간에 전공의를 테스트하는 과정은 정교화돼 있지 않아 형식화되지 않고 통계로 확인되지도 않는다"면서 "앞으로 대전협은 이런 수련 과정 평가, 중간 실태 평가를 반복해서 같은 시간 대비 더 높은 성취를 이룬 병원들의 수련 환경은 어떻게 돼 있는지 하나씩 찾아낼 생각이다"고 했다.
이어 수련의 질 지표가 더 큰 병원은 무엇 때문에 높고, 낮은 병원은 무엇때문에 낮은지 하나씩 파악하겠다. 병원마다 이유는 다 다를 것이다. 일이 많을 수도 있고, 행정 업무가 많을 수도 있고, 중환자가 많을 수도 있고, 인력이 부족한 것일 수도 있다. 개별적으로 접근해야 하는 상황이라 생각한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한 후보는 "시대가 많이 변했다. 지금 국가대표 선수들은 운동장을 뛰거나 아령으로 훈련하는 시대를 넘어 몸에 센서를 붙여 트레드밀을 뛰며 운동을 하고 최적화된 근육 훈련을 하는 연습을 한다. 도제식 교육은 의료에서 변할 수 없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다만 세월이 바뀌었고 시대가 변해 인공지능(AI)이 새로운 기술을 선사하는 것처럼 수련도 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는 "단순하게 오랜 시간을 근무했다고 해서 더 좋은 전문의가 되지는 않는다. 다만 최소한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에는 어느 정도 동의한다. 그 최소한의 시간이 과연 지금 근무하고 있는 시간인지, 근무 시간이 정말 역량을 어느 정도 개선을 시키는지에 대한 의문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면서 "조금 더 나은 훈련 방법으로 저희는 좀 더 나은 전문의, 좀 더 나은 의사가 될 수 있다. 저희 세대의 의사들은 기존 세대의 의사들에 비해 전혀 뒤떨어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