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5.10.03 13:44최종 업데이트 25.10.03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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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존 후보 “남은 숙제 끝내려 출마…책임지는 대전협 회장 될 것”

제28기 대전협 회장 선거 인터뷰② 기호 2번 한성존 후보, 서울아산병원 성형외과 전공의 4년차

제28기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회장 선거에 출마한 기호 2번 한성존 후보.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한성존 비상대책위원장이 차기 대전협 회장 선거에 출사표를 던졌다. 2일 메디게이트뉴스와 만난 한 후보는 출마 계기에 대한 질문에 “남은 숙제에 대한 책임감”이라고 답했다.
 
1년 6개월가량 이어져 오던 의정 갈등이 끝나고 전공의들의 복귀가 이뤄졌지만 현장에선 여전히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 6월 박단 전 비대위원장의 사퇴 후 자리를 이어받은 한 후보(서울아산병원 성형외과 전공의 4년차)는 대전협 회장직을 통해 의정 갈등 뒷수습과 전공의 후배들을 위한 대책 마련을 이어가겠단 계획이다.

한 후보는 가장 먼저 ‘모든 전공의의 수련연속성 보장’을 강조했다. 또 현재 병원별로 차이가 큰 수련시스템을 체계화하고, 의료사고에 대한 부담 완화에 힘쓰겠다고 했다. 최근 국회 상임위를 통과한 전공의법 개정안엔 빠졌던 주당 수련시간 단축 논의도 이끌어내겠다고 공약했다.
 
의사회에 젊은 의사들의 참여를 확대하겠다는 복안도 공개했다. ‘청년의사 대의원 쿼터제’를 도입해 젊은 세대의 의견이 의사회 회무에 적극 반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한 후보는 공공의대, 지역의사제 등으로 대표되는 이재명 정부의 보건의료 정책에 대해서는 “일방적이고 폭압적인 정책 추진은 실패할 것”이라며 “미래 세대의 목소리를 충분히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제28기 대전협 회장선거에 출마한 기호 2번 한성존 후보와의 일문일답.

모든 전공의 수련연속성 보장∙​청년의사 대의원 쿼터제 도입 이뤄낼 것

- 비상대책위원장을 하다가 회장에 도전했다. 출마를 결심한 가장 큰 계기는 뭔가.

임시 대의원 총회에서 밝혔듯,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안정적인 집행부로 돌아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다들 비슷하겠지만 서울아산병원 전공의협의회 회장도 큰 고민 없이 선배의 지목으로 시작했다. 1년 반 동안 업무개시명령 공시송달부터 경찰조사까지 많은 일이 있었지만, 그럼에도 비상대책위원장을 하는 것도 많은 망설임이 있었다. 하지만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했다. 회장으로 출마한 것은 아직 비상대책위원장으로서 하지 못한 숙제들이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 핵심 공약에 대해 소개해달라.

먼저 기 발의된 전공의 특별법을 포함해 모든 전공의의 수련연속성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 전공의 수련은 오랫동안 체계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돼 온 면이 있다. 물론 수련병원별로 환경은 천차만별이지만 그 안에서 갖출 수 있는 체계는 갖출 수 있도록 하겠다.

젊은 의사들은 항상 일선에서 많은 정책적 목소리를 내고 실질적인 피해도 입었지만, 의료계 내부에서는 젊은 의사들을 위한 자리는 적다. 인턴을 포함한 전공의는 현재도 7%이고 평소에는 10% 내외이다. 청년의사 대의원 쿼터제, 각 시도의사회나 지역의사회에도 청년의사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해 의료계 안에서도 비율에 합당한 참여를 보장받고 그만큼 젊은 의사들이 적극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겠다.

불가피한 의료사고 발생 시 전공의에게 과도한 법적 부담이 발생하지 않도록 의료사고안전망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다. 최근에는 의료분쟁시 소송대상자를 전공의를 포함해서 민,형사 소송을 제기하는 추세이며, 전공의들은 낮은 임금과 고강도 근무환경 속에서 사법리스크 부담까지 떠안는 구조적 위험에 처해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의료사고에 대한 국가배상보험과 법률적 지원 체계 도입이 필수적이다.

지역협의회의 활성화를 통한 대내적인 소통도 비대위 이후에 이어갈 예정이다. 기존 대전협은 서울, 수도권 집중적으로 돌아갔었다. 물론 수도권의 많은 숫자의 전공의가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지역협의회를 통한 각 지역 전공의협의회의 활성화와 자체적인 역량 강화를 통해 지역 전공의들의 참여를 이끌어내겠다.

- 전공의 처우 개선, 수련환경 개선은 선거 때마다 나오는 공약이고 전공의 사회의 숙원이기도 하다. 어떻게 문제를 해결해 나갈 생각인가.

현재 추진되고 있는 전공의법 개정이 하나의 중요한 축이다. 연속 근무 24시간 제한을 철저히 모니터링하고, 2026년 2월 시범사업 결과를 근거로 주 평균 수련시간 상한 단축 논의를 적극 이끌어낼 것이다. 수련협의체 운영을 활성화하고 4명으로 확대된 수평위 전공의 위원의 독립성을 보장하여 정부-전공의 간 소통 채널을 강화하며, 정기 실태조사로 전공의법 준수 여부를 점검하여 위반 사례를 투명하게 공개하겠다.

전공의의 과도한 근무는 전공의만의 문제가 아니라 환자 안전과 직결된 사회적 중요도가 높은 사안임을 분명히 하고, 수련환경 개선에 투입되는 2300억 원이 현장에 효과적으로 도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또한 각 학회와 협력하여 증례 수와 핵심 역량을 명시한 연차별 교과과정을 개편하고, 전공의 위원 참여를 통해 당사자 목소리를 직접 반영할 것이다. 지도전문의의 역할과 교육 시간을 명확히 보장하여 전공의가 단순 업무가 아닌 학습과 토론을 통해 성장하는 환경을 만들어가겠다. 

- 상임위를 통과한 전공의법에 대한 견해를 말해달라.

개정안이 연속 수련시간 제한, 모성 보호 제도 명문화, 수련병원 책무 강화 등 전공의 권익과 환자 안전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한 걸음 나아간 점은 긍정적이다. 하지만 주 평균 수련시간 상한 단축이 반영되지 않았고, 전공의법 위반 시 실질적 제재가 부족하다. 수련기관에 직접적 책임을 부과하는 장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2026년 2월 전공의 근무시간 단축 시범사업 종료 전까지 추가 논의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현재의 의료도 중요하지만 미래의 대한민국을 위해 국가와 사회가 모두 전공의 수련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 전공의 사회에선 세대별, 과별로 의견 차이가 크다는 목소리가 있다. 내부 결속을 위해 어떤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보나.

전공의들은 그래도 의사 사회에서는 공통점이 가장 큰 집단이다. 대학을 갓 졸업한 구성원이 대부분이고, 최저시급에 가까운 시급을 받으며 의료현장 일선에서 일하며, 어찌보면 비합리적인 노동환경을 묵묵히 견딘다. 그런 공통점들은 전공의들로 하여금 강한 결속력을 가질 수 있게 해주었다.

전공의들은 내부 결속을 위해 특정한 리더십이 필요하지 않다. 소통만 충분하다면 우리는 충분히 결속할 수 있다. "훌륭한 전문가가 되고, 젊은 의사들의 목소리를 사회에 전하는 것"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
 
한성존 후보는 대전협 비대위원장으로 끝내지 못한 일이 남아 출마를 결심하게 됐다고 밝혔다.

전공의 노조 정착 도울 것…정부, 의료정책 추진 시 젊은 세대 목소리 들어야

- 대한의사협회, 대한의학회 등 다른 단체와 연대는 어떻게 가져갈 계획인가.

중앙 단체에서 전공의들의 참여를 늘리고 수시로 소통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의료계 내 다양한 단체와 꾸준히 소통하면서, 미래를 이끌어갈 당사자인 젊은 의사들이 실질적인 회무를 직접 경험하고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져야 한다.

- 전공의 노조와 관계 설정은 어떻게 할 생각인가.

전공의 노조는 지금까지 여러 차례 시도돼 왔다. 그동안 수차례의 실패를 교훈 삼아 이번에는 이전보다 나은 결과물이 도출되기를 기대한다. 대한전공의협의회에서는 전공의 노조가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돕겠다. 수련 현장에서의 부조리와 불합리가 사라질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필요하다면 전공의 노조와 정기적인 간담회를 가져 현안에 대해 공유하고 해결 방안에 대해 모색하겠다.

- 전공의들의 복귀 후, 진료지원인력(PA)와의 갈등 이슈가 불거지고 있다. 이 문제는 어떻게 해결해야 한다고 보나.

진료지원인력에 대한 시행령이 어제 나왔다. 전공의들은 힘이 없는 존재다. 불만이 있더라도 병원 혹은 의국의 지시를 대부분 따를 수밖에 없다. 현장에서는 우려와 달리 갈등이 부각되지는 않고 있다. 하지만 미래 의사들의 교육을 위해서는 지금 당장의 편함과 익숙함보다는 조금은 불편하더라도 올바른 자세가 필요하다. 진료지원인력은 진료를 지원하기 위한다는 근본적인 제도의 취지를 잘 지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제도가 제대로 정착하지 못한다면 나중에는 어떤 나비효과가 발생할지 모른다.

- 이재명 정부의 보건의료 정책에 대한 의견을 말해달라.

젊은 의사들도 지역의료, 중증∙핵심의료의 문제에 대해서는 공감한다. 다만, 정책은 그 현장에서 뛰는 당사자들의 목소리가 충분히 반영돼야 한다. 일방적이고 폭압적인 정책 추진은 결국 실패할 수밖에 없다. 미래세대의 목소리를 충분히 반영해야만 유의미한 정책이 될 것이다.

- 이번 회장 선거는 경선으로 진행된다. 전공의들에게 ‘왜 한성존이어야 하나’에 대한 이유를 말해달라.

반드시 한성존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한성존을 뽑아야 한다면 그 이유는 책임을 지는 회장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모든 일을 해결할 힘은 없다. 하지만, 소통하고 가진 것을 나누다 보면 좀 더 나은 상황, 좀 더 나은 환경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젊은 의사들은 지난 1년 반의 시간 동안 많은 것을 잃었고 그만큼 더 강해졌다. 우리는 이 경험으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다.

박민식 기자 (mspark@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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