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제28기 대한전공의협의회 회장 선거에 2명의 후보가 출마하면서 선거는 이파전 경선으로 치러지게 됐다.
후보 명단에 이름을 올린 이는 한성존 서울아산병원 성형외과 전공의, 이태수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 재활의학과 전공의다. 다만 전공의 사회에선 이번 대전협 선거에서 경선 자체를 예상하지 못했다는 반응이 많다.
차기 회장직 부담감 가중…단독 입후보 가능성 무게 실렸지만
27일 메디게이트뉴스 취재결과를 종합하면, 최근 전공의 사회에서 차기 대전협 회장직은 '독이 든 성배'로 통한다. 전공의들이 대거 복귀한 상황에서 여러 이유로 대전협 회장이 주도적으로 업무를 추진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우선 전공의를 바라보는 국민 여론은 여전히 따갑다. 복귀과정에서 특혜 논란까지 감수하며 급하게 병원으로 돌아오다 보니 전공의에 대한 대외적 이미지가 좋지 않은 것이다. 이에 한성존 비대위원장이 환자단체를 만나 직접 사과하기도 했지만 여전한 전공의 비판 여론을 고려하면 향후 대전협이 주도적으로 대외활동에 나서기 쉽진 않다는 분석이 많다.
또한 전공의 투쟁 동력도 대부분 상실된 상태다. 그마저도 전공의 노조에 투쟁력을 이전하면서 대전협의 영향력이 줄었고 대한의사협회와의 관계 또한 협조적이지 않아 당분간 전공의 회장이 취할 수 있는 운신의 폭 자체가 매우 좁다는 게 대다수 평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후보 난립 없이 현 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인 한성존 전공의 단독 입후보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다.
한 전공의 관계자는 "현재 대전협 회장직은 할 수 있는 일은 적은 반면 자칫 비판만 들을 수 있는 자리라 전공의 사회에선 독이 든 성배라는 말까지 나온다"고 말했다.
인지도·업무 연속성 측면 한성존 후보 앞서지만 변수도 상당
경선 소식이 전해지면서 여러 의견이 나오지만 현재까진 한성존 후보의 우위를 점치는 견해가 많다.
대전협 회장 투표가 전국 단위 선거인 만큼 전공의들 사이에서 인지도 차이를 무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태수 후보는 의정갈등 사태부터 최근까지 전공의 회원들에게 각인될 만한 이렇다 할 외부활동이 없었다. 반면 한성존 후보는 서울시의사회 정책이사, 서울아산병원 전공의 대표 등을 역임하고 현재 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특히 현 비대위 업무와의 연속성, 정부·수련병원협의회 등과의 대외관계 등을 고려했을 때 한 후보가 앞선다는 반응이 다수다.
다만 이태수 후보의 출마도 명분이 충분하다.
현 한성존 비대위 체제에 불만을 갖는 전공의들이 지방 수련병원을 중심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고 의정갈등 사태를 겪으며 대전협의 변화를 바라는 내부 여론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태수 후보 역시 물밑에서 한성존 위원장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수도권 빅5 수련병원 안에서도 박단 전 비대위원장 교체 과정에 불만을 갖고 있는 전공의들이 있는 만큼 선거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2020년 전공의 단체행동 이후 대전협 부회장인 김진현 후보가 한재민 후보에게 패배한 사례가 있다.
특히 선거 유세 기간이 긴 만큼, 향후 수련협의체 회의 결과나 전공의 관련 특정 이슈에 따라 충분히 변수가 나올 확률을 배제할 수 없다.
실제로 2020년 전공의 단체행동 이후 기존 박지현 회장 집행부에 대한 심판 및 비판 여론이 거세지면서 집행부 부회장이었던 김진현 후보가 탈락하고 한재민 후보가 322표차로 당선된 사례가 있다.
이태수 전공의는 대한의료정책학교 1기 출신으로 대한병원의사협의회, 미래의료포럼 등 다양한 단체에서 활동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회장 선거 출마가 이들 단체와는 연관이 있지 않고 개인 의지가 컸던 것으로 전해진다.
또 다른 전공의는 "선거운동 기간이 매우 길다. 한성존 후보의 우위가 점쳐지는 선거지만 대전협 비대위와 차별화된 전략을 어필한다면 이태수 후보도 충분히 해 볼만한 경선이 될 것"이라며 "전공의들에게 중요한 시기이고 쟁점 사안이 많은 만큼 선거에 변수도 많을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