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국감] 인데놀, DUR에 연령금기 품목 지정 안돼…ADHD약, 학군지 물론 중장년층 비급여 처방 급증
사진: (왼쪽부터) 국민의힘 최보윤 의원, 식품의약품안전처 오유경 처장
[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일명 '시험 대비약'으로 불리는 프로프라놀롤과 일명 '공부 잘하는 약'으로 오인되는 주의력결핍 및 과잉행동장애(ADHD) 치료제 메틸페니데이트의 오남용 문제에 대한 관리 감동 강화가 시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21일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최보윤 의원은 "인데놀(성분명 프로프라놀론)의 제품 설명서에는 만19세 미만에게는 '만 19세 미만에게는 안전성이 확립돼 있지 않아 투여하지 말라'고 명시돼 있다"면서 "그러나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에서 운영하는 의약품 적정사용정보(DUR) 시스템에는 인데놀이 '연령금기' 품목으로 지정돼 있지 않아 혼란이 많은 상황이다"고 말했다.
최 의원실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5년간(2020년~2025년 8월) 만 19세 미만 소아·청소년에게 인데놀이 총 131만9000건 처방된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15만4737건에서 2024년에는 29만379건으로 약 87.7% 증가했다. 연령대별로는 만 15세부터 18세까지 청소년층에서 총 101만9000건이 처방돼 전체 소아·청소년 처방의 약 77%를 차지했다.
최 의원에 따르면 인데놀의 주성분인 프로프라놀롤은 심장박동과 혈압을 낮추는 베타차단제로, 원래 고혈압·부정맥 등 심혈관계 질환 치료제로 개발됐다. 하지만 보건복지부 고시를 통해 불안 증상과 편두통 예방에도 급여가 허용되면서, 최근에는 청년층 사이에서 '국민 불안증 해소약', '면접 대비약'으로 불릴 만큼 사용이 확산되고 있다.
부작용은 꾸준히 보고되고 있다. 식약처 자료를 보면 2020년부터 올해 6월까지 성분 인데놀 복용 후 보고된 이상사례는 총 1175건이었다. 대표적인 부작용으로는 어지럼, 졸림, 두통, 저혈압 등이 보고됐다.
최 의원은 "치료제를 '시험 대비약'으로 여기는 잘못된 인식이 소아·청소년들을 약물 오남용으로 내몰고 있다. 식약처가 스스로 소아 금기라고 적어놓고도 이를 현장 시스템에 반영하지 않은 것은 국민 안전을 외면한 행정 부실이다"면서 "이상사례가 지속적으로 보고되는 만큼, 의학적 근거를 재검토하고 안전한 약물 관리 체계를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사진: (왼쪽부터) 식품의약품안전처 오유경 처장, 더불어민주당 김남희 의원
더불어민주당 김남희 의원은 메틸페니데이트가 소아·청소년은 학군지 중심으로, 성인층은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처방이 확대되며 처방이 전 연령대에서 급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이 식약처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메틸페니데이트 처방 환자 수는 2020년 14만259명에서 2024년 33만6810명으로 5년간 약 2.4배 증가했다. 소아·청소년 환자 수도 같은 기간 6만5685명에서 15만3031명으로 2.3배 이상 증가했다.
김 의원은 "식약처가 제출한 2023년 메틸페니데이트 비급여 처방 분석 자료에 따르면 전체 비급여 환자 중 10대가 약 20%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청소년 처방량이 많은 상위 5개 지역이 서울 강남구, 서울 송파구, 성남 분당구, 대구 수성구, 서울 서초구다. 이들 지역 모두 치열한 학업 경쟁으로 유명한 소위 학군지고 ADHD 치료제가 학업 집중 수단으로 오남용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비급여 처방량 비율을 보면 50대 24%, 60대 32%, 70대 27%로 중장년층이 다른 연령대에 비해 처방량이 굉장히 높다. 그러나 메틸페니데이트 비급여 처방의 구체적인 사유를 확인할 수 없어 보건당국의 개입 부재 속에서 약물 오남용과 과다처방 우려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면서 "비급여 처방의 사유를 명확하게 파악하고 관리·감독 체계를 강화해 불필요한 오남용을 차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