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5.07.21 06:50최종 업데이트 25.07.21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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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바이오 스타트업 발굴에 글로벌 제약사들 관심↑…수상 기업과의 협업도 활발

존슨앤드존슨, 노바티스, 암젠, BMS, 머크, 아스트라제네카 등 매년 꾸준히 프로그램 진행


[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한국 바이오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글로벌 제약회사들이 한국에서도 몇 년 전부터 오픈 이노베이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선정된 기업들은 자금 지원은 물론 글로벌 성장을 위한 멘토링과 컨설팅, 네트워크 등을 지원받을 수 있다. 일부 기업은 이를 바탕으로 다국적 제약사와 기술 협업을 진행하는 등 성과를 보이고 있다.

현재 한국에서 매년 정기적으로 진행되는 오픈 이노베이션 프로그램으로는 ▲존슨앤드존슨(J&J)의 퀵파이어 챌린지 ▲노바티스의 헬스엑스 챌린지 서울 ▲암젠(Amgen)의 골든티켓 프로그램 ▲BMS의 서울-BMS 이노베이션 스퀘어 챌린지 ▲머크(Merck KGaA)의 유망 바이오 스타트업 발굴 공모전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의 K-바이오 익스프레스 웨이 등이 있다.

2018년부터 이어온 퀵파이어 챌린지, 올해는 '뇌신경과학' 혁신 스타트업 모집 중

퀵파이어 챌린지(QFC)는 글로벌에서 2014년 처음 시작한 이후 8700명이 넘는 신청자와 함께 100회 넘게 진행됐고, 260명이 넘는 혁신가가 3040만 달러가 넘는 자금 지원을 받았다. 국내에서는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존슨앤드존슨 이노베이션과 한국얀센, 서울시,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주최로 '서울 이노베이션 퀵 파이어 챌린지'를 진행했고, 지난해부터는 존슨앤드존슨 이노베이션과 보건복지부가 '코리아 이노베이션 퀵파이어 챌린지'를 출범해 2년째 진행하고 있다.

호흡기 질환부터 종양학 및 AI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건강 니즈를 다루는 여러 퀵파이어 챌린지가 매년 진행된다. 각 챌린지는 존슨앤드존슨의 전략적 관심 영역에 부합하는 의료 분야를 혁신하고 환자 모집단 및/또는 특정 지역에서 충족되지 않고 있는 건강 관련 니즈를 충족하는 데 초점을 둔다. 올해는 5월 중증 신경정신질환 및 신경퇴행성 질환으로 인한 고통과 불편함을 줄이려는 사명에 맞춰 '코리아 이노베이션 퀵파이어 챌린지: 뇌신경과학'을 시작했다. 한국 생태계를 활용하는 데 관심 있는 한국 및 전 세계 혁신가들이 참여할 수 있으며, 8월 8일까지 신청 가능하다.

존슨앤드존슨 관계자는 "그동안 수상자로부터 받은 가장 보편적인 피드백은 퀵파이어 챌린지를 통해 스타트업 기업과 혁신가로 하여금 성장의 발판에서 신뢰를 쌓고 추진력을 얻을 수 있는 동시에 그들의 과학 기술을 핵심 산업 주도자들에게 보일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됐다는 점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퀵파이어 챌린지는 좋은 아이디어는 어디에서나 나올 수 있다는 생각에서 출발한다. 크라우드소싱(crowdsourcing)을 계속해 혁신적인 의료 솔루션을 필요한 환자들에게 전 세계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유망한 과학적 혁신을 찾아갈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헬스엑스 챌린지,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이 글로벌 무대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

노바티스는 2020년부터 서울시, 서울바이오허브와 함께 '헬스엑스 챌린지 서울'을 열어왔다. 노바티스의 글로벌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 '노바티스 바이옴(Biome)'의 이니셔티브 중 하나이자, 바이오·디지털 헬스케어 혁신 경진대회인 '헬스엑스 월드 시리즈(HealthX World Series)'의 일부로 운영된다.

노바티스 바이옴은 디지털 헬스케어 혁신을 가속화하기 위해 외부 파트너와 긴밀히 협력하는 글로벌 플랫폼이다. 단순한 액셀러레이터나 인큐베이터가 아닌, 노바티스의 연구·개발, 치료제, 비즈니스 프로세스와 직접 연계해 디지털 솔루션을 공동 개발하고 확장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한국노바티스 관계자는 "헬스엑스 챌린지 서울은 헬스케어 분야의 미충족 수요를 해결할 혁신적인 솔루션 발굴과 확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국내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 및 연구기관이 글로벌 무대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면서 "현재까지 9개 스타트업과 예비 창업자 1인을 최종 파트너로 선정했다"고 소개했다.

한국노바티스 관계자는 "매년 환자의 치료 미충족 수요를 해결할 수 있는 주제를 제시하며, 이를 통해 혁신적인 헬스케어 솔루션을 발굴하고 있다. 희귀질환 조기 진단 디지털 솔루션을 시작으로, 안질환 유전자 검사 지원, 대국민 건강 관리를 위한 예방 의학, 만성질환 등 종합 건강 관리, 돌봄 혁신 등을 주제로 진행돼 왔다"면서 "이를 통해 한국노바티스는 국내 스타트업과 협력해 당면한 헬스케어 분야 난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골든티켓, 글로벌에서 다섯번째로 시작…"한국 기업의 뛰어난 기량, 글로벌 관심도 커져"

암젠은 2022년부터 한국보건산업진흥원과 진행해오던 '암젠 사이언스 아카데미:피칭데이' 성과를 기반으로 2024년 '골든티켓(Golden Ticket)'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골든티켓은 생명공학 스타트업의 개발 초기 단계부터 혁신적인 기업으로 성장을 지원하기 위한 글로벌 프로그램이다. 2014년 미국에서 시작한 이후 캐나다, 싱가포르, 프랑스로 확대됐고, 이어 한국이 다섯 번째 국가로 시작하게 됐다.

암젠의 골든티켓 심사에 참여했던 암젠 글로벌 관계자는 "한국은 우수한 과학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피드백에 대해 빠르게 반응하고 기술에 반영한다"고 평가했다.

골든티켓 프로그램에서는 암과 염증성 질환, 일반 의학, 희귀 질환 네 가지 치료 영역에서 혁신성을 보일 수 있는 유망 기업을 선정하고, 공모 분야는 R&D 환경에 따라 조금씩 변경된다. 올해는 ▲차세대 기술 신약 – 항체약물접합체(ADC), T세포 관여 항체, 단백질 분해제 ▲새로운 표적 발굴 ▲AI 기반 신약 3개 분야에 대해 연구 중인 기업을 대상으로 모집했다.

골든티켓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암젠 글로벌과 한국 바이오 벤처 간 소통을 돕고 있는 암젠코리아 의학부 이승재 이사는 "한국의 우수한 생명공학 기술을 가진 바이오벤처가 글로벌 무대에서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다방면으로 고민하며 지원하고 있다"면서 "그동안 한국 기업들이 뛰어난 기량을 보여준 덕에 글로벌에서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앞으로도 암젠의 골든티켓과 같은 오픈 이노베이션 프로그램에 대한 많은 참여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노베이션 스퀘어 챌린지, 주력 치료 영역 및 신기술 분야 8개 대상 참가 기업 모집 중

BMS는 2022년부터 서울시, 서울바이오허브와 함께 '서울-BMS 이노베이션 스퀘어 챌린지'를 운영하고 있다. 올해는 6월 3일부터 참가 기업을 모집 중이며 8월 18일까지 신청할 수 있다.

대상 분야는 글로벌 BMS가 주력하는 종양질환, 혈액질환, 심혈관질환, 면역질환, 신경과학 등 중증질환 치료 영역에, 세포치료, 중개의학, 연구조사기술 같은 신기술 분야를 포함해 총 8개다. 핵심 치료 영역은 매년 유지하되, 국내외 바이오 산업 흐름과 기업 내 수요에 따라 일부 분야는 유연하게 조정돼 왔다.

한국BMS제약 관계자는 "우승기업의 대표들은 BMS를 '길잡이이자 선생님'이라 표현할 만큼, 멘토링부터 국제 네트워크 형성, 커뮤니케이션 역량 강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세심한 지원을 받았다고 말했다. 또한 단발성에 그치는 다른 프로그램과 달리 1년 동안 안정적이고 연속적인 피드백을 받으며, 글로벌 진출에 필요한 역량과 기초 체력을 쌓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고 설명했다.

한국BMS제약 이혜영 사장은 "서울-BMS 이노베이션 스퀘어 챌린지를 통해 세계적 수준의 연구개발 역량에 혁신 기술을 접목, 국내 유망 기업이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성장의 발판을 만들어가고 있다"면서 "오픈 이노베이션이 우리의 DNA이자 지속 가능한 혁신의 원천인만큼, 앞으로도 유관 기관들과 긴밀하게 협력해 국내 헬스케어 생태계의 성장을 돕고 환자들에게 혁신을 전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유망 스타트업 발굴 공모전, 한국에서 신약 개발하고 있는 스타트업 모집 중

머크는 2023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유망 바이오 스타트업 발굴 공모전은 국내 유망 바이오 및 합성 신약 스타트업이 직면한 과제를 이해하고,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기술 발굴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됐다.

한국에서 신약을 개발하고 있는 스타트업이라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고, 기술의 다차원적 영향력, 연구의 혁신성 및 개발 단계, 그리고 도전 과제 해결 가능성 등을 중점적으로 평가해 심사한다. 올해는 6월 2일부터 8월 14일까지 참가 기업을 모집하고 있다.

한국 머크 관계자는 "머크는 단순한 지원을 넘어, 라이프사이언스 업계 내 다양한 플레이어들이 함께 성장하고 협력할 수 있는 상생(win-win) 모델 구축 방안을 지속적으로 모색하고 있다"면서 "특히 올해는 머크와 중소벤처기업부가 주관하는 사업의 일환인 K-바이오랩허브가 함께해, 차세대 의약품의 개발 및 상용화에 기여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국내의 유망 바이오 기업들이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향후 계획에 대해 "단기적으로 공모전 설명회 등 홍보 및 네트워킹 활동을 강화해 성공적인 공모전 운영을 도모하고, 장기적으로는 머크가 보유한 글로벌 역량과 자원을 활용해 국내 바이오 기업들과 폭넓은 협업을 추진함으로써, 라이프사이언스 산업 전반에 걸친 지속 가능한 성장과 발전, 그리고 사회적 책임 실현에 기여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K-바이오 익스프레스 웨이, 신약 R&D부터 진단 및 치료 환경 개선까지 혁신 스타트업 발굴

아스트라제네카는 암, 희귀질환, 만성질환 등 전체 질환 영역에서 '과학을 추구한다(We follow the science)'는 기업 가치를 바탕으로 신약 연구개발(R&D)부터 진단과 치료 환경 개선에 이르기까지 혁신을 도모할 수 있는 국내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협업을 확대하고자 한다. 이에 2024년부터 한국보건산업진흥원과 공동으로 'K-바이오 익스프레스 웨이'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선정된 기업들은 올해 4월 중국 상하이의 아스트라제네카 인터내셔널 시장 본사(HQ for International market)와 우시의 혁신 허브 캠퍼스(iCampus) 방문을 통해 중국 진출을 위한 정보 공유 및 현지 기업과의 네트워킹 시간을 가졌다.

한국아스트라제네카 관계자는 "한국아스트라제네카가 보유한 경험과 노하우를 기반으로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과 함께 상생하고 발전하고자 지속적으로 연구개발(R&D) 투자를 이어 오고 있다"면서 "최근 전 세계적으로 연구개발(R&D) 투자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 역시 지속적으로 글로벌 제약사에 투자 친화적인 환경을 조성한다면 상생과 혁신을 이어 나갈 수 있는 전략적 시장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올해 하반기에도 국내 바이오헬스케어 혁신 생태계의 지속적 성장을 위해 스타트업, 학계, 연구기관, IT 등 벤처 기업, 정부 등 다양한 파트너와 폭넓은 협력을 이어갈 계획이다"면서 "더불어 한국보건산업진흥원과의 긴밀한 협업을 바탕으로 K-바이오 익스프레스 웨이의 성공적인 행보를 잇고, 관련 오픈이노베이션 기회를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제약사들, 글로벌 성장 위한 지원은 물론 다양한 협업 기회도 모색

오픈 이노베이션 프로그램에서 수상자로 선정된 기업들은 이를 계기로 제약사와의 협업을 진행하거나, 여러 지원을 받고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서울-BMS 이노베이션 스퀘어 챌린지 첫 해 우승기업인 프레이저 테라퓨틱스(Prazer Therapeutics)는 차세대 단백질 분해 유도 기술을 기반으로 한 '스피뎀(SPiDEM)' 플랫폼을 통해 퇴행성 뇌질환과 악성종양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선정 후 BMS 본사와 꾸준히 소통하며 시장 수요에 맞춰 발전시켜 왔고, 올해부터 기술특례 상장을 준비할 계획이다.

2023년 우승기업 일리미스 테라퓨틱스(Illimis Therapeutics)는 사멸세포처리 과정에 관여하는 TAM 수용체를 타겟으로 다양한 병원체 단백질에 결합할 수 있는 플랫폼 '가이아(GAIA)'를 활용해 퇴행성 뇌질환 치료제를 연구하고 있다. 현재 BMS의 신경과학 분야 사업개발 및 R&D 전문가의 자문을 받아 알츠하이머 치료제 후보물질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이며, 글로벌 임상과 기술이전도 계획하고 있다.

한국노바티스는 휴먼스케이프, 쓰리빌리언, 에버엑스 등과 함께 질환 인식 개선 캠페인, 유전자 분석 기술 고도화, 환자 운동 관리 솔루션 제공 등을 추진했고, 파일럿 프로젝트를 기반으로 상업화·글로벌 협력 등을 체결해 파트너 기업들의 글로벌 진출 기반을 다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한국아스트라제네카는 지난해 최종 수상 기업인 온코소프트(Oncosoft)와 '신경섬유종증 1형 치료 접근성 향상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며, K-바이오 익스프레스 웨이를 통해 발굴한 국내 스타트업과 함께 국내 희귀질환자의 진단 및 치료 접근성을 향상하기 위한 협력을 추진했다.

유망 바이오 스타트업 발굴 공모전의 작년 수상 기업 중 일부는 머크와의 기술 협업(Tech Collaboration)을 진행했고, 현재도 여러 기업들과 다양한 형태의 협업 가능성에 대해 논의 중이다. 2024년 머크 그랜드 어워드(Merck Grand Award)를 수상한 에이비온은 최근 항암 항체 신약을 최대 1조8000억 원 규모로 기술 수출하는 성과를 이뤘다.

한국 머크 관계자는 "이와 같은 성과는 수상 기업의 성장과 발전을 보여주는 좋은 예시일 뿐 아니라, 공모전을 통해 국내 바이오 생태계와 함께 성장하고자 하는 머크 입장에서도 매우 의미있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도영 기자 (dypark@medigatenews.com)더 건강한 사회를 위한 기사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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