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릴리의 GIP/GLP-1 수용체 작용제 마운자로(성분명 터제파타이드)의 국내 유통이 시작되며, 노보 노디스크의 GLP-1 수용체 작용제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티드)와 가격 경쟁에 돌입했다. 비급여 약제인 만큼 최종적으로 환자가 지불하는 가격은 의료기관별로 다르기 때문에 정확한 금액을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국내 출고가에서 두 제품의 전략 차이가 엿보인다.
한국릴리는 14일 마운자로를 국내 출시했다. 릴리와 공급 계약을 체결한 도매 업체는 20일부터 마운자로 2.5㎎과 5㎎ 용량에 대한 유통을 시작할 예정이며, 빠르면 21일부터 각 의료기관에서 환자 처방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릴리 관계자는 "국내 제2형 당뇨병 및 비만 환자들에게 가장 빠르고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마운자로를 제공하기 위해 두 가지 용량(2.5㎎과 5㎎)을 먼저 출시하는 것이며, 마운자로의 나머지 용량도 순차적으로 출시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마운자로는 GIP와 GLP-1 수용체 모두에 선택적으로 결합해 활성화시킴으로써 식전 및 식후 혈당을 낮추고, 체지방량을 감소시키는 약물이다. 주1회 2.5㎎으로 시작해 4주 이후부터 유지 용량인 5㎎으로 증량할 수 있다. 만약 추가로 용량 조절이 필요하면 최소 4주 동안 기존 용량을 투여한 뒤 2.5㎎씩 증량해 최대 15㎎까지 투여할 수 있다. 유지 용량은 치료 효과와 내약성을 고려해 선택하게 되며, 의료진과 함께 결정해야 한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마운자로의 도매 공급가는 2.5㎎과 5㎎는 4주분 기준 각각 27만8000원, 37만2000원이다. 고용량 제품인 7.5㎎, 10㎎, 12.5㎎, 15㎎의 공급가는 52만1377원이고, 구체적인 공급일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한국릴리 관계자는 "마운자로는 최적의 치료 효과를 얻으면서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용량을 점진적으로 조절하는 치료제다. 먼저 주 1회 2.5㎎으로 시작해 4주 이후 5㎎으로 투여하며, 추가 용량 조절이 필요한 경우 최소 4주 동안 기존 용량으로 투여해야 하기 때문에 마운자로 출시 후 최소 8주 동안은 현재 출시된 두 가지 용량이 필요한 상황이다"면서 "추가적인 용량 조절이 필요한 시점이 도래하기 전에 남은 고용량 제품들도 공급할 수 있도록 본사 및 제조소와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위고비는 0.25㎎, 0.5㎎, 1.0㎎, 1.7㎎, 2.4㎎ 5가지 용량에 대해 기존에 동일한 가격(4주분 기준 37만2025원)에 공급해왔다. 그러나 마운자로 출시를 앞두고 최고 용량인 2.4㎎를 제외하고 용량에 따라 10~40% 가량 공급가를 낮춘 것으로 알려졌다.
위고비는 인간 고유의 GLP-1 호르몬과 94%의 구조적 유사성을 나타내는 약물로, 뇌에 직접 작용해 포만감 및 팽만감을 증가시켜 식욕을 감소시키는 동시에 배고픔과 음식 섭취를 줄인다. 위고비의 용법·용량은 주1회 0.25㎎으로 시작해 16주 동안 단계적으로 증량, 유지 용량인 2.4㎎에 도달하도록 하고 있다.
유지 용량인 위고비 2.4㎎과 마운자로 5㎎에서는 두 제품 간 공급가는 거의 동일하지만, 최저 용량 기준으로는 위고비가 마운자로보다 더 낮은 가격으로 공급해 치료 시작 문턱을 낮췄다.
또한 위고비는 체중 감량 적응증과 함께 GLP-1 기반 비만 치료제로는 유일하게 주요 심혈관계 사건(MACE) 위험 감소 적응증을 갖고 있다는 강점을 가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아직 허가되지 않았지만,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GLP-1 작용제로는 최초로 대사 기능 장애 관련 지방간염(MASH) 적응증을 추가로 승인 받았다.
마운자로는 직접비교(head-to-head) 연구를 통해 확인한 위고비 대비 우월한 체중 감소 효능을 앞세우고 있다. SURMOUNT-5 3b상 오픈라벨 임상연구 데이터에 따르면, 1차 평가변수에서 72주차 기준 평균 체중 감소율은 마운자로군이 20.2%로 위고비군 13.7%와 비교해 47%만큼 상대적으로 더 개선된 체중 감소를 달성했다. 마운자로군은 평균 22.8㎏ 체중이 감소했고, 위고비군은 평균 15.0㎏ 체중이 감소했다.
주요 2차 평가변수인 15% 이상 체중 감소 달성률에서도 마운자로군이 64.6%로 위고비군 40.1%보다 우월했으며, 허리둘레 수치 역시 마운자로군에서 평균 18.4㎝ 감소해, 위고비군 13.0㎝ 감소보다 우월한 것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