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5.07.28 08:21최종 업데이트 25.07.28 08:21

제보

비만약 위고비 vs 마운자로 경쟁 시작…각 약물의 강점과 선택의 근거가 될 임상 데이터는

위고비, 유일하게 MACE 위험 감소 적응증 획득…마운자로, 위고비와의 직접 비교 임상 데이터 확보


[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한국릴리가 8월 중순 마운자로(Mounjaro, 성분명 터제파타이드)의 국내 출시를 예고하면서 비만 치료제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지난해 10월부터 판매되고 있는 한국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Wegovy, 성분명 세마글루티드)와 경쟁을 시작하기 때문이다.

두 제품 모두 주 1회 피하 투여하는 주사제로, 초기 체질량지수(BMI)가 30㎏/㎡ 이상인 비만 또는 한 가지 이상 체중 관련 동반질환이 있으면서 BMI가 27㎏/㎡ 이상인 과체중 성인 환자에서 만성 체중 관리를 위한 저칼로리 식이요법 및 운동요법의 보조제로 승인 받았다.

위고비의 성분인 세마글루티드는 인간 고유의 GLP-1 호르몬과 94%의 구조적 유사성을 나타낸다. GLP-1은 음식 섭취 후 위장관에서 분비되는 인크레틴 호르몬으로, 뇌의 중추신경에 작용해 대사와 에너지 항상성을 조절한다. 위고비는 뇌에 직접 작용해 포만감 및 팽만감을 증가시켜 식욕을 감소시키는 동시에 배고픔과 음식 섭취를 줄인다.

반면 마운자로는 GIP(포도당 의존성 인슐린 분비 촉진 폴리펩티드)와 GLP-1(글루카곤 유사 펩티드-1)의 이중 효능제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GIP와 GLP-1은 인크레틴 호르몬의 일종으로 인슐린 분비 촉진, 인슐린 민감도 개선, 글루카곤 분비 감소, 식욕 조절, 위배출 지연 등에 영향을 미친다. 마운자로는 내인성 GIP 및 GLP-1의 표적인 GIP 수용체 및 GLP-1 수용체 모두에 선택적으로 결합해 활성화시킴으로써 식전∙식후 혈당을 낮추고, 체중과 체지방량을 감소시킬 수 있다.

노보 노디스크는 위고비가 인간 GLP-1과 분자구조가 비슷한 생물의약품이라는 점, GLP-1 기반 비만 치료제 중 유일하게 심혈관계 사건 위험 감소 적응증을 가지고 있다는 점, 한국인 및 아시안 비만 환자에서도 유의미한 체중감량과 안전성 프로파일을 일관성 있게 입증했다는 점 등을 강조하고 있다.

후발 주자인 릴리는 마운자로가 최초이자 현재까지 유일한 GIP/GLP-1 수용체 이중효능제라는 점, SURMOUNT-5 3상 임상시험에서 위고비와의 직접 비교를 통해 우월성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차별화를 노리고 있다.

위고비, 아시아인 포함 광범위한 인구구집단서 일관된 체중 감량…MACE 위험 20% 줄여

위고비는 STEP 임상시험을 기반으로 2023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비만 치료제로 허가를 받았고, 2024년 SELECT 임상시험을 바탕으로 주요 심혈관계 사건(MACE; 심혈관계 질환 사망, 비치명적 심근경색, 비치명적 뇌졸중) 위험 감소에 대한 추가 적응증을 획득했다.

한국 노보 노디스크제약 관계자는 "1만7604명이 참여한 대규모 연구인 SELECT를 통해 심혈관질환 병력이 있는 과체중 또는 비만 성인 환자의 MACE 위험을 20% 감소시키는 효과를 입증했으며, 최대 4년 간의 장기 유효성도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SELECT는 당뇨병 병력이 없고 BMI가 27㎏/㎡ 이상이면서 확증된 심혈관계 질환이 있는 45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한 임상 연구다. 2023년 국제학술지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슨(NEJM)에 발표된 내용에 따르면 표준 요법에 위고비를 추가했을 때 MACE 감소 효과는 위약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4년 5월 유럽비만학회(ECO)와 네이처 메디슨(Nature Medicine)에 동시 발표된 SELECT 장기 데이터에서 위고비의 체중 감소와 허리둘레 감소 효과는 4년간 지속된 것으로 나타났다.

노보 노디스크는 위고비의 체중 감량 효능을 확인하기 위해 대규모 임상시험 프로그램인 STEP을 통해 광범위한 인구 집단에서 연구를 진행했다. 비만 또는 과체중 성인을 대상으로 한 STEP 1과 제2형 당뇨병 환자 대상 STEP 2, 2년 간의 장기 체중 감량 효과를 평가한 STEP 5, 식이요법으로 체중 감량에 실패한 아시아인 대상 STEP 6, 고용량 세마글루티드를 평가한 STEP UP, 심부전 환자 대상 STEP-HFpEF 등이 있다.

STEP 5 연구에서 위고비는 기저치(baseline) 대비 104주차까지 위약 대비 체중을 유의미하게 감소시켰고(-15.2% vs. -2.6%), 과체중 또는 비만 성인이 위고비를 통해 위약 대비 최소 5% 체중 감량을 달성할 가능성이 더 높음을 보여줬다(77.1% vs. 34.4%). 이 결과는 2021년 미국비만학회 연례학술대회(ObesityWeek 2021)에서 발표되고 2022년 네이처 메디슨에 게재됐다.

STEP 6은 최소 한 번 이상의 자가보고한 식이요법으로 체중 감량에 실패한 이력을 가진 한국, 일본의 성인 중 BMI가 27㎏/㎡ 이상이면서 체중 관련 동반질환이 두 가지 이상이거나, BMI가 35㎏/㎡ 이상이면서 체중 관련 동반질환이 한 가지 이상인 환자를 대상으로 한 3상 임상시험이다. 2022년 란셋 당뇨병 및 내분비학(Lancet Diabetes & Endocrinology)에 게재 연구 결과에 따르면 위고비 투여군은 68주 후 기저치 대비 평균 13.2% 체중 감소를 달성했고, 15% 이상 체중 감소를 달성한 환자 비율은 41%에 달했다.

한국 노보 노디스크제약 관계자는 "체중 감량 측면에서는 허가임상연구(STEP 1) 에서 평균 약 15%~17% 체중 감량을 보였으며, 참여자 3명 중 1명이 20% 이상의 체중감량을 달성했고, STEP 5 연구를 통해 104주간의 지속적인 체중 감량 효과를 확인했다"면서 "위고비는 한국인이 포함된 임상 연구(STEP 6, 7, 11)를 통해 한국인 및 아시안 비만 환자에서도 유의미한 체중 감량과 안전성 프로파일을 일관성 있게 입증했다"고 강조했다.

마운자로, SURMOUNT-5 연구 결과 체중 및 허리둘레 감소에서 통계적 우월성 확인

마운자로의 비만 적응증은 SURMOUNT-1, SURMOUNT-2 임상시험 결과를 기반으로 허가됐다. SURMOUNT-1은 제2형 당뇨병이 없는 비만 환자 2539명을, SURMOUNT-2는 제2형 당뇨병이 있는 비만 환자 938명을 대상으로 72주간 진행됐다. 연구 결과 마운자로(5㎎, 10㎎, 15㎎)는 위약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한 체중 감소 결과를 나타냈다.

지난해 11월 미국비만학회 연례학술대회(Obesity Week 2024)와 NEJM에 발표된 SURMOUNT-1의 장기 추적 결과, 마운자로 치료군은 체중이 평균 최대 22.9%까지 줄었고, 이를 3년 이상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 176주 기준 당뇨병 전단계 동반 환자 약 99%에서 당뇨병 없는 상태를 유지했으며, 모든 용량군에서 위약 대비 제2형 당뇨병 진행 위험이 94% 감소한 것이 확인됐다.

올해 5월에는 SURMOUNT-5 연구의 최종 결과가 유럽비만학회 연레학술대회(ECO 2025) 및 NEJM에 발표됐다. 이 연구에서는 성인 비만 또는 과체중 환자 751명을 대상으로 마운자로(10㎎ 또는 15㎎)와 위고비(1.7㎎ 또는 2.4㎎)의 체중 감소 효과를 직접 비교했다. 연구의 주요 목표는 치료 72주차에 체중 기저치 대비 마운자로 치료에 따른 체중 감량 비율의 우월성을 입증하는 것이었다.

그 결과 마운자로군의 72주차 기준 평균 체중 감소율은 20.2%로 위고비군의 13.7% 대비 개선됐고, 허리둘레 수치도 마운자로군은 평균 18.4㎝(7.2인치) 감소해 평균 13.0㎝(5.1인치) 감소가 확인된 위고비군 대비 통계적 우월성을 확인했다. 

한국릴리 관계자는 "릴리는 당뇨병 분야의 선도 기업으로서 100년 이상의 경험을 바탕으로 심혈관대사건강 분야의 의료적 미충족 수요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당뇨병, 비만과 같은 심혈관계 및 대사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질환은 상호 밀접하게 연결돼 있으며, 따라서 릴리는 질병의 근본 원인을 이해하고 해결할 수 있는 통합적인 심혈관대사건강 솔루션을 개발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릴리 또한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마운자로 출시에 앞서 기존 당뇨병 사업부를 마운자로를 비롯한 릴리의 당뇨병 및 비만 포트폴리오를 망라하는 심혈관대사건강 사업부로 개편했다. 릴리는 전 세계 다양한 국가에서의 마운자로 출시 경험 및 40년 이상 축적된 국내 시장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국내 제2형 당뇨병 및 비만 환자들이 마운자로를 통해 혈당 및 체중을 효과적으로 관리함으로써 건강을 회복하고 더 나은 일상을 살아갈 수 있도록, 마운자로를 신속하게 공급하고 국내 의료 전문가 및 환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겠다"고 덧붙였다.

박도영 기자 (dypark@medigatenews.com)더 건강한 사회를 위한 기사를 쓰겠습니다
댓글보기(0)

전체 뉴스 순위

칼럼/MG툰

English News

전체보기

유튜브

전체보기

사람들

이 게시글의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