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1분기 일라이 릴리(Eli Lilly and Company)와 노보 노디스크(Novo Nordisk), 노바티스(Novartis) 등은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하며 탄탄한 성장세를 이어간 반면 MSD와 화이자(Pfizer), BMS(Bristol Myers Squibb)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떨어져 분위기가 엇갈렸다. 특히 릴리와 노보는 올해도 GLP-1 계열 당뇨병 및 비만 치료제 매출의 급격한 성장에 힘입어 매출 순위가 상승했다.
GLP-1 비만 치료제 매출 계속해서 급성장…위고비와 젭바운드 차이 3억달러로 좁혀져
메디게이트뉴스가 집계한 1분기 실적 자료에 따르면 노보는 19% 증가한 781억 덴마크크로네(약 118억1500만 달러)를 기록해, BMS와 사노피(Sanofi)를 제치고 릴리 다음으로 높은 매출 순위를 차지했다.
GLP-1 비만 치료제 부문 매출은 184억 덴마크크로네로 67% 성장했으며, 그 중 위고비(Wegovy, 성분명 세마글루티드)의 매출은 83% 성장한 174억 덴마크크로네(약 26억 달러)에 달했다. 특히 2월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세마글루티드의 공급 부족 사태가 해결되면서 노보는 위고비의 시장 점유율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후발주자인 릴리의 GIP/GLP-1 수용체 이중 작용제 젭바운드(Zepbound, 성분명 터제파타이드) 역시 빠르게 성장하며 위고비를 위협하고 있다. 젭바운드의 1분기 매출은 23억1000만 달러로 출시 1년 만에 위고비와의 격차를 3억 달러로 줄였다. 이에 힘입어 릴리의 분기 매출은 127억3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5% 늘었다.
노보는 경구 제형과 적응증 확대를 통해 계속해서 선도적인 입지를 다지고 있다. 1분기 비만 치료를 위한 경구용 GLP-1 작용제로는 처음으로 세마글루티드 25㎎의 허가 신청서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제출했고, 주1회 피하투여하는 세마글루티드 2.4㎎의 대사이상관련지방간염(MASH) 적응증에 대해 미국과 유럽에서 허가 신청을 마쳤다. 후속 파이프라인인 카그리세마(CagriSema)는 REDEFINE 2 임상시험을 완료했다. 연구 결과 비만 또는 과체중, 제2형 당뇨병 성인 환자에서 15.7% 체중 감소 효과를 보였고, 2026년 1분기 중 첫 번째 규제 승인을 신청할 계획이다.
릴리는 최근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슨(NEJM)에 발표한 위고비와 젭바운드 비교 3b상 SURMOUNT-5의 최종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시장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고자 한다. 신규 데이터에서 72주차에 젭바운드군은 체중을 20.2% 감량한 반면 위고비군은 13.7% 감량해, 젭바운드군이 위고비군보다 47% 더 높은 상대적 체중 감량 효과를 보였다. 치료받은 환자의 체중이 4분의 1 이상 감량한 비율 등 주요 2차평가변수에서도 젭바운드가 위고비보다 우수했다. 두 약물의 안전성을 포괄적으로 비교한 결과 젭바운드의 체중 감량 효과가 더 높음에도 독성에 대한 부담이 더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릴리는 SURMOUNT-5 연구를 완료한 환자를 연장 연구인 ATTAIN-MAINTAIN으로 전환해 연구를 이어갈 예정이다. 이 연구에서는 후속 약물인 경구용 GLP-1 작용제 오포글리프론(orforglipron)으로 전환해 체중 감량을 유지하는 효능을 평가한다.
노바티스는 GLP-1 작용제 없이도 1분기 15% 매출 성장과 다수의 제품 승인으로 강력한 모멘텀을 지속했다. 매출 성장을 견인한 제품은 엔트레스토(Entresto)와 키스칼리(Kisqali), 케심타(Kesimpta), 코센틱스(Cosentyx), 렉비오(Leqvio), 셈블릭스(Scemblix)였다.
또한 이번 분기 표적 방사성리간드 치료제 플루빅토(Pluvicto), IgA 신병증 치료제 반라피아(Vanrafia), C3G 치료제 파브할타(Fabhalta)에 대한 신규 승인을 획득했으며, 만성 특발성 두드러기 치료제로 레미브루티닙(remibrutinib)의 허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J&J의 트렘피어·리브리반트, 로슈의 페스코·바비스모·졸레어 덕에 특허 절벽에도 성장 기록
블록버스터 의약품의 독점권 상실의 영향을 크게 받았지만 탄탄한 후속 파이프라인 덕에 성장세를 보고한 제약사들도 눈길을 끌었다.
존슨앤드존슨(J&J)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스텔라라(Stelara)가 미국에서 본격적으로 바이오시밀러와 경쟁을 시작하며 매출에 타격이 있었다. 그러나 트렘피어(Tremfya)와 리브리반트(Rybrevant) 등이 선전하며 전체 매출이 2.4% 증가해 예상치를 상회했다.
J&J 측은 "스텔라라의 마이너스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사업이 12% 성장해 전체 사업의 강점을 입증하고 있으며, 11개 주요 브랜드가 두자릿수 성장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로슈(Roche)의 제약사업부 1분기 매출은 8% 성장했으며, 중증 질환에 대한 신약이 계속해서 강력한 성장세를 보였다. 특히 5대 성장 동력인 유방암 치료제 페스코(Phesgo), 안질환 치료제 바비스모(Vabysmo), 알레르기성 천식 및 만성 특발성 두드러기 치료제 졸레어(Xolair), A형 혈우병 치료제 헴리브라(Hemlibra), 독감 치료제 조플루자(Xofluza)는 총 36억 스위스프랑(약 43억 달러) 증가했는데, 이는 전년 대비 8억 달러 이상 늘어난 수치다.
로슈는 분기 실적에 대해 아바스틴(Avastin), 허셉틴(Herceptin), 맙테라/리툭산(MabThera/Rituxan), 에스브리엣(Esbriet), 루센티스(Lucentis), 악템라(Actemra) 등의 독점권 상실로 인한 영향을 상쇄하고도 남을 만큼 의약품과 진단 솔루션에 대한 수요가 강세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MSD는 후기 파이프라인 확장, 화이자는 강도 높은 비용 절감 프로그램으로 성장 모색
1분기 MSD와 화이자(Pfizer), BMS는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지만, 신제품 출시와 비용 절감 프로그램을 통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MSD는 중국에서의 수요 감소로 가다실(Gardasil) 매출이 41% 감소하며 전체 매출은 155억 달러로 전년 대비 2% 줄었다. 대표 품목인 키트루다(Keytruda)는 계속해서 수요가 늘고 적응증도 확장되며 매출이 증가하고 있지만 2028년이면 독점권이 만료된다.
이에 대비하기 위해 MSD는 후기 파이프라인을 3배 확장했고, 폐동맥 고혈압 치료제 윈레브에어(Winrevair)와 21가 폐렴구균 백신 캡박시브(Capvaxive)를 필두로 향후 몇 년 내 20여개 제품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2030년 중반까지 500억 달러 이상 매출을 올리겠다는 계획이다.
화이자는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Paxlovid) 매출이 75% 줄면서 전년 대비 8% 감소한 137억 달러로 1분기를 마쳤다. 빈다켈(Vyndaqel) 제품군 매출이 33%, 코로나19 백신 코미나티(Cominarty) 매출이 62% 성장했지만 팍스로비드의 감소폭을 모두 상쇄하지 못했다.
화이자는 비용 절감 프로그램을 계속 진행하고 있다. 올해 말까지 45억 달러를 절감하고, 2027년까지 디지털 전환 및 프로세스 간소화를 통해 추가로 판매관리비(SI&A)를 12억 달러를 줄일 예정이다. 또한 2026년 말까지 연구개발(R&D) 재편을 완료해 추가로 5억 달러를 절감하고, 이를 파이프라인에 재투자할 계획이다. 또한 제조 최적화를 통해 2027년 말까지 약 15억 달러를 절감한다. 최종 목표는 영업이익률을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되돌리는 것이다.
BMS는 성장 포트폴리오 매출이 16% 증가했지만, 제네릭 영향과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메디케어 파트D 재설계의 영향으로 레거시 포트폴리오 매출이 20% 감소하며 전체 매출은 6% 감소한 112억 달러를 기록했다.
그러나 신제품 성장이 특허 만료로 인한 매출 감소를 상쇄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분기 성장 포트폴리오에서 옵디보(Opdivo), 브레얀지(Breyanzi), 레블로질(Reblozyl), 캄지오스(Camzyos)가 매출 성장을 주도했다. 이 외 지난해 9월 35년 만의 조현병 신약으로 출시된 코벤피(Cobenfy)는 예상치를 초과한 2700만 달러 매출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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