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량 위고비, 카그리세마, 아미크레틴, 오포글리프론, 엘로랄린타이드 등 여러 후보물질 임상 선보여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미국당뇨병학회 연례학술대회(ADA 2025)가 20~23일(현지시간) 미국 시카고에서 진행됐다. 올해도 GLP-1 수용체 작용제를 중심으로 비만 치료제에 대한 새로운 데이터가 대거 업데이트되며 학계의 관심을 끌었다.
노보 노디스크(Novo Nordisk)는 현재 판매 중인 위고비(Wegovy, 성분명 세마글루티드 2.4㎎)는 물론 고용량 위고비(세마글루티드 7.2㎎), 카그리세마(CagriSema), 아미크레틴(amycretin) 등 여러 후보물질에 대한 데이터를 선보였다.
경쟁사인 일라이 릴리(Eli Lilly and Company)는 판매 중인 젭바운드/마운자로(Zepbound/Mounjaro, 성분명 터제파타이드)의 비만 데이터와 함께 개발 중인 경구용 GLP-1 제제인 오포글리프론(orforglipron), 아밀린 수용체 작용제 엘로랄린타이드(eloralintide), 액티빈 경로 억제제 비마그루맙(bimagrumab)의 임상 데이터를 공유했다.
카그리세마, 고용량 위고비 20% 이상 체중 감량 보고…초기지만 아미크레틴도 유망
그 중에서도 카그리세마는 68주 시점 평균 체중 감소율 22.7%로, 매우 높은 체중 감량 효과를 나타내 눈길을 끌었다.
카그리세마는 GLP-1 수용체 작용제인 세마글루티드와 아밀린 및 칼시토닌 수용체 이중 작용제인 카그릴린티드의 조합이다. 이번 학회에서는 당뇨병이 없는 과체중 또는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한 3상 REDEFINE 1과 제2형 당뇨병을 동반한 과체중 또는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한 3상 REDEFINE 2 데이터를 발표했다. 두 연구 결과 모두 국제학술지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슨(NEJM)에 동시 게재됐다.
REDEFINE 1 데이터를 보면, 68주 시점 평균 체중 감소율은 22.7%였고, 절반(50.7%)이 치료 종료 시 비만 기준(BMI 30㎏/㎡ 미만)을 충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전 지정된 분석에서 카그리세마군의 기저치 대비 68주 후 지방량과 근육량 감소율은 각각 -35.7%와 -14.4%, 위약군은 각각 -5.7%와 -4.3%였다.
연구 책임자인 미국 앨라배마대 버밍엄(University of Alabama at Birmingham) 티모시 가비(Timothy Garvey) 교수는 "REDEFINE 1 연구에서 카그리세마는 기존 체중 감량 치료법에서 관찰된 가장 높은 효능 범위 내에서 체중 감소를 제공했다"면서 "연구진은 효능과 안전성을 균형 있게 조정하기 위해 용량 조정에 일부 유연성을 허용 받았지만, 용량 조정 여부에 관계없이 참가자들은 유의미한 체중 감소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노보는 REDEFINE 임상 프로그램을 통해 카그리세마의 효능과 안전성을 계속 평가하고 있다. 최근 REDEFINE 1과 2보다 임상시간이 더 길고 기타 프로토콜이 변경된 REDEFINE 11 임상을 시작했으며, 카그리세마의 추가 체중 감량 잠재력과 안전성을 탐구할 계획이다.
고용량 위고비 역시 20% 이상 체중 감량 결과를 보여줘, 세마글루티드 용량을 증량했을 때 기존보다 더 큰 폭으로 체중을 감량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당뇨병 병력이 없는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한 STEP UP 연구에서 고용량 위고비는 위약 대비 72주 차에 평균 약 21% 체중을 감소시켰고, 연구 참가자 약 3명 중 1명에서 25% 이상 체중 감량이 나타났다. 안전성과 내약성은 기존 세마글루티드 임상과 일관됐다.
노보는 올해 하반기 유럽 연합에서 고용량 세마글루티드에 대한 라벨 업데이트를 신청하고, 이후 다른 국가에서도 허가 신청을 진행할 예정이다.
아직 초기 단계 연구지만 아미크레틴도 높은 체중 감소율을 보고했다. 아미크레틴은 단일 분자에서 GLP-1과 아밀린 수용체 작용을 결합한 퍼스트인클래스(first-in-class) 치료제다. 이번 학회에서 노보는 피하주사용 아미크레틴의 1b/2a상 결과와 경구용 아미크레틴의 1상 결과를 발표했으며, 이 결과는 국제학술지 란셋(The Lancet)에 동시 게재됐다.
주 1회 투여하는 아미크레틴 주사제는 1b/2a상 결과 모든 용량 범위에서 위약 대비 유의미하게 더 큰 체중 감소를 보였다. 기준선에서 추정된 평균 체중 변화는 최고 용량인 60㎎까지 증량해 36주간 투여했을 때 -24.3%, 20㎎ 유지요법으로 36주간 투여했을 때 –22.0%였다. 치료 종료 시점(20~36주)에 모든 용량에서 체중 감소의 평탄화 현상이 관찰되지 않았는데, 이는 치료 기간이 더 길면 추가로 체중이 감소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노보는 경구 및 피하 투여 임상시험 결과에 따라 아미크레틴을 잠재적 신규 비만 치료 옵션으로 추가 조사하기 위해 3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오포글리프론, 체중 감소 포함 당뇨병 임상 결과 공개…하반기 비만약으로 허가신청
오포글리프론은 비만 임상은 아니지만 당뇨병 3상 임상인 ACHIEVE-1 연구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보였고, 여기에는 체중 데이터도 일부 포함됐다. 상세 결과는 NEJM에 동시 게재됐다.
연구 결과 40주 시점 당화혈색소(A1C)가 기저치 8.0%에서 용량에 따라 평균 1.3%에서 1.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A1C 개선은 4주만에 관찰됐고, 공복 혈당 수치 감소와 유사한 경향을 보였다.
2차 평가변수에서 오포글리프론 최고용량군은 평균 7.9%(약 7㎏) 체중 감소를 보였다. 이 연구에서 참가자들은 체중 정체기에 도달하지 않은 것으로 보였으며, ATTAIN과 같은 장기 추적 연구를 통해 오포글프론의 비만 치료에 대한 안전성과 유효성을 종합적으로 평가할 예정이다.
연구 책임자인 미국 UT 사우스웨스턴 메디컬 센터(University of Texas Southwestern Medical Center) 훌리오 로즌스톡(Julio Rosenstock) 교수는 "ACHIEVE-1 임상시험은 제2형 당뇨병 성인에서 40주 동안 A1C와 체중을 임상적으로 의미 있게 감소시킴으로써, 새로운 경구용 저분자 GLP-1인 오포글리프론의 효능을 입증했다"면서 "혈당 개선 효과가 4주 만에 관찰된 것은 초기 2형 당뇨병 치료를 위한 효과적인 경구용 GLP-1 치료제로서 오포글리프론의 잠재력을 높여준다"고 말했다.
릴리는 올해 3분기 중 비만 치료제로 오포글리프론을 평가한 ATTAIN-1 및 ATTAIN-2 연구 결과를 공유할 예정이다. 더불어 올해 말까지 비만 치료제로 오포글리프론의 허가신청서를 글로벌 규제 기관에 제출하고 2026년까지 제2형 당뇨병 치료제로 제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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