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6.06.12 10:47최종 업데이트 26.06.12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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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정책, 대통령 직속 '의민정특위' 만들어야…복지부에 맡겨둬선 안 돼"

한림대 송호근 석좌교수 의학회 학술대회서 제안…"의사=목회자 돼야 한다는 사회적 정서 고착" 지적도

한림대 송호근 석좌교수가 12일 대한의학회 학술대회에서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의료계 갈등이 반복될 때마다 정부와 의료계가 사후 대응에 그치는 구조를 바꾸기 위해 대통령 직속 상설 협의기구인 ‘의민정특위’를 설치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한국 의료체계가 근본적 모순을 해결하기 위해선 보건복지부 중심의 단기 대응이 아니라 의료계·시민사회·정부·정치권이 참여하는 상설 합의 구조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림대 송호근 석좌교수는 12일 가톨릭대 성의교정 옴니버스파크에서 열린 대한의학회 학술대회 기조강연에서 “의료계의 위기는 문제가 터질 때마다 부분수리로 연명해온 결과”라며 이같이 밝혔다.
 
송 교수는 이날 강연에서 한국 의료체계의 근본 문제로 ‘민간 투자에 대한 공적 규제’를 꼽았다. 한국은 병원 공급의 대부분을 민간이 담당하지만, 가격과 행위는 건강보험 수가를 통해 강하게 통제된다. 의료기관 설립과 운영에는 민간 자본이 투입되지만, 의료서비스는 사실상 공공재처럼 요구된다는 설명이다.
 
그는 “한국 의료체계는 세계적으로도 특이한 혼합형 제도”라며 “공급은 민간이 하고, 비용은 국민건강보험료를 통해 국민이 부담한다. 문제는 정부가 (수가 등을 통해) 공급 규제를 강력하게 한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민간 재산을 정부가 통제하면서도 적자가 나면 정부가 보전해주지 않는 구조가 지금까지 이어져왔다”고 했다.
 
이 같은 구조적 모순은 고령화와 의료수요 증가, 복지 확대와 함께 더 커졌다고 했다. 1999년 의약분업 사태, 이후 반복된 의료분쟁, 2024년 의정 갈등 모두 이 같은 누적 모순이 폭발한 사례라는 진단이다.
 
한국 사회에 뿌리 깊은 의사 사회주의적 정서도 문제로 짚었다. 의사는 사실상 목회자나 공무원으로서 역할을 요구받는다는 것이다.
 
송 교수는 “한국에서 의사는 목회자 역할을 하라고 요구받는다”며 “의사는 내가 필요할 때 항상 거기 있어야 하고, 영리를 추구하면 곤란하다. 그럼에도 싼 값에 최고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는 정서가 고착돼 있다”고 했다.  
 
그러나 의료인 양성과 병원 운영에 필요한 비용은 대부분 민간과 개인이 부담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는 “의사는 공공성을 실행해야 하는 전사로 취급된다. 하지만 인센티브는 전무하다”며 “모든 의료인은 공무원이어야 한다고 여겨진다. 그런데 군 간부 양성, 공무원 연수, 사법연수원, 외교관 연수에는 정부가 돈을 쓰지만 의료계에는 돈을 주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전공의 월급의 절반이라도 정부가 지급하면 공적 의식이 생길 수 있다”며 “의료체계 전체의 안정성 측면에서 비용 대비 효과가 클 것”이라고 덧붙였다.
 
송 교수는 노사정위원회를 모델로 한 의민정특위를 해법으로 제시했다. 현재 의료정책은 문제가 발생하면 그제야 대응하는 방식인데, 선제적 정책 설계를 위해 대통령 직속 최상위 협의기구를 만들자는 것이다.  여기서 정책 방향을 논의한 뒤 하위 협의체와 다시 조율하는 구조를 만들자는 것이다.
 
그는 “노동 문제에는 노사정위원회가 있는데 의료 문제에는 그에 준하는 최상위 협의기구가 없다”며 “의료 문제는 보건복지부와 몇몇 정책 설계자, 의료단체 간 협의만으로 풀기 어렵다. 이 문제를 왜 복지부에 맡겨두고 있나”고 했다.
 
이어 “대통령 직속 의민정특위를 만들고, 의료정책수석과 같은 전담 컨트롤타워도 필요하다”며 “특위에서 정책을 구상해 내리면 밑에서 의사, 간호사 조직, 의료노조, 환자 등이 논의해 피드백하며 조율해 나가면 갈등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박민식 기자 (mspark@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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