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의사회가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 범위를 둘러싼 판례 등을 근거로 강하게 반발하자, 전북도는 한의사에게 허용된 범위의 교육으로 기획했더라도 논란이 있는 내용을 공공기관 주관 직무교육에서 다루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한 것이다.
8일 메디게이트뉴스 취재 결과 전북도는 오는 9월 4일 한의과 공보의 50명을 대상으로 진행하려던 ‘공중보건의사를 위한 한의 레이저 치료의 이론과 임상적용’ 강의를 다른 교육으로 변경할 예정이다.
당초 강의는 우석대학교 한의과대학 교수가 맡아 오후 3시 30분부터 5시 30분까지 120분 동안 진행할 계획이었다. 공개된 교육계획에는 구체적인 레이저 기기의 종류와 적용 질환, 실습 여부 등은 담기지 않았다.
전북특별자치도 보건의료과 관계자는 “담당자는 미용 목적의 레이저가 아니라 한의사가 사용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진행하는 교육으로 설명을 들었다”며 “해당 내용을 전제로 강의에 접근한 것으로 파악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관계자는 "관련 학회가 필요에 따라 개별적으로 교육하는 것과 관공서가 주관하는 공보의 직무교육에서 다루는 것은 다른 문제”라며 “논란이 있는 내용을 도가 주관하는 교육에 포함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해 교육 내용을 변경하도록 했다. 아직 교육이 진행된 것이 아니고 9월 예정인 만큼 기존 계획을 수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교육계획은 전북도 보건의료과에서 마련했다. ‘농어촌 등 보건의료를 위한 특별조치법’ 제5조에 따라 시·도지사는 관할 공보의를 소집해 공중보건업무 수행에 필요한 직무교육을 실시한다.
전북도가 이처럼 즉각 철회에 나선 배경에는 전북도의사회의 강력 항의가 있었다.
전북도의사회는 교육계획을 확인한 뒤 성명서와 공식 항의공문뿐 아니라 형사고발장과 강의 금지 가처분신청서까지 마련하고, 공익감사 청구도 준비하는 등 강력 대응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결정에 대해 전북도의사회 김재연 정책부회장은 “도민 건강과 법치주의를 최우선에 두고 문제가 된 강의를 철회하기로 한 전북도의 신속하고 현명한 결정을 환영한다”며 “이번 결정은 단순히 강의 하나를 변경한 것을 넘어 행정의 합리성과 도민 안전을 지키겠다는 전북도의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밝혔다.
김 정책부회장은 “이번 문제 제기는 특정 직역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 의과·치과·한의과 공보의 모두가 법적 안정성 속에서 안심하고 진료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한 것이었다”며 “도청의 신속한 결정으로 불필요한 직역 간 갈등을 사전에 막을 수 있어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어 “향후 공보의 직무교육을 편성할 때 관련 법령과 판례를 사전에 검토하는 절차를 마련하고, 지역 의료계와 상시 협의할 수 있는 채널을 운영해 달라”며 “이번 일을 직역 간 상호 이해를 넓히고 협력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