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6.09.24 10:08최종 업데이트 26.09.24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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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헬스케어 트렌드] 차원철 실차장 "의료AI, 좋은 모델 도입이 끝 아니다"…삼성서울병원이 'ZEO Med 2' 만든 이유

"병원별 학습·운영 역량 필요"…여러 학습법 시행착오 거쳐 의료지식 보강·기존 능력 유지 방법 찾아

미래 헬스케어 트렌드 컨퍼런스 '의료AI 도입 이후' 

의료 AI가 의료 현장에 본격적으로 도입되면서 새로운 질문이 시작됐다. AI를 도입할 것인가를 넘어, 실제 의료 현장에서는 무엇이 달라졌고 앞으로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다. 메디게이트뉴스가 9월 3일 서울 코엑스 컨퍼런스룸에서 주최한 ‘제3회 미래 헬스케어 트렌드 컨퍼런스’에서는 각 전문가 20명이 ‘의료 AI 도입 이후’를 주제로 병원·산업 현장 경험과 전망을 공유했다. 강연 기사 시리즈를 통해 의료 AI 도입 이후 달라지고 있는 의료 현장의 모습과 앞으로의 과제를 살펴본다. 

① 이주영 국회의원 "한국은 의료AI 갈라파고스…권한은 없고 책임만 높아"
②서준범 국가AI전략위원회 AI기본의료소그룹장 "의료AI의 미래? 진단 보조 넘어 의료시스템 전반 전환"
③이현훈 서울대병원 교수 "KMed.AI, 의사국시 넘어 실제 진료현장으로…EMR 연동 본격화"
④양동현 서울아산병원 AI혁신지원실장 "의료AI 14종 사용 중, 진짜 문제는 도입 이후"
⑤차원철 삼성서울병원 실차장 "의료 AI, 좋은 모델 도입이 끝 아니다"…'ZEO Med 2' 만든 이유
 
삼성서울병원 AX추진단 AX전략팀 차원철 실차이 3일 열린 '미래 헬스케어 트렌드 컨퍼런스'에서 발표하고 있다.

[메디게이트뉴스 이지원 기자] 의료 인공지능(AI)을 실제 진료현장에서 활용하려면 성능 좋은 모델을 도입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병원마다 데이터와 업무환경이 다른 만큼, 이를 반영해 AI를 학습하고 평가·운영할 수 있는 자체 역량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이에 삼성서울병원은 의료 특화 거대언어모델(LLM) 'ZEO Med 2'를 직접 개발했다. 여러 학습법을 시도한 끝에 의료지식을 보강하면서 기존 능력을 유지하는 방법을 찾았으며, 개발환경의 결과를 병원 서버에서도 재현하기 위한 평가·서빙 체계도 구축했다.

삼성서울병원 AX추진단 AX전략팀 차원철 실차장(응급의학과 교수)은 3일 메디게이트뉴스로 주최로 열린 '제3회 미래 헬스케어 트렌드 컨퍼런스'에서 삼성서울병원의 의료 LLM ZEO Med 2 개발과 임상 적용 사례를 소개했다.

차 실차장은 의료 AI의 실제 활용을 위해서는 병원별 특성을 반영한 학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단순히 시험에서 높은 성능을 내는 모델이 아니라 각 의료기관의 업무에 맞게 AI를 학습시킬 수 있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우리가 원하는 건 국시를 잘 보는 게 아니라 일을 잘하는 것"이라며 "그러려면 기관의 특색을 잘 반영해 트레이닝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싼 파일럿으로 끝날 수도…AI 활용하려면 병원 데이터·HIS 정비부터"

차 실차장은 병원에서 생성형 AI를 실제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모델 도입에 앞서 확장성(Scalability)과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을 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생성형 AI에 투입되는 비용과 인력을 감당하면서 지속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지, 투자 대비 효용이 있는지를 검토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차 실차장은 "이 돈을 주고 계속 이걸 쓸 수 있을 것인가, 이게 과연 투자 대비 효용이 있을 것인가를 봐야 한다"며 "그게 없으면 결국 다 파일럿으로 끝난다. 그러면 굉장히 비싼 파일럿이 될 뿐"이라고 말했다.

AI를 실제 병원 업무에 적용하려면 의료정보시스템(HIS)과 데이터도 AI가 활용할 수 있는 형태로 정비해야 한다.

차 실차장은 "원래 HIS는 AI가 쓰라고 만든 게 아니라 사람이 쓰라고 만든 것"이라며 "병원이 데이터의 의미를 제일 잘 아니까 데이터를 옮기고, 나아가 더 좋은 AI를 만드는 과정까지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서울병원은 이를 토대로 원내 LLM 챗봇을 비롯해 스캔 AI, 검색 AI, 요약 AI, 엠비언트(Ambient) 보이스 AI, AI 대시보드 등으로 생성형 AI 활용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실제 진료현장에서는 스캔 형태로 들어온 의무기록을 텍스트 데이터로 변환하거나, 방대한 의무기록에서 필요한 내용을 검색·요약하는 데 AI를 활용하고 있다. 환자와 의료진의 대화를 구조화해 의무기록 초안을 생성하는 방식도 적용하고 있다.

특히 방대한 의무기록을 빠르게 파악해야 하는 진료현장에서 AI의 역할이 크다고 봤다.

차 실차장은 응급실 당직 경험을 예로 들며 "장기간 진료를 받아 의무기록이 누적된 환자의 경우 제한된 시간 안에 의료진이 모든 기록을 확인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AI가 누적된 기록에서 중요한 정보의 변화나 누락 등을 찾아 필요한 내용을 정리한다면 의료진의 기록 확인 부담을 줄이고 오류를 찾는 데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삼성서울병원 AX추진단 AX전략팀 차원철 실차장는 3일 미래 헬스케어 트렌드 컨퍼런스에서 의료 특화 LLM 'ZEO Med 2'를 소개했다.

부족한 의료지식 찾아 보강…기존 능력은 유지하고 새 지식은 학습

ZEO Med 2는 삼성서울병원과 제로원AI(ZeroOne AI)가 개발한 의료 특화 LLM이다. 삼성서울병원은 ZEO Med 2를 개발하면서 모델에 필요한 의료지식을 효과적으로 학습시키고 기존 능력을 유지하기 위한 방법을 모색했다.

그 과정에서는 시행착오도 겪었다. 여러 학습방법을 적용했지만 모델 학습이 이뤄져도 기대했던 만큼 성능이 개선되지 않는 경우가 있었다.

이에 삼성서울병원은 단순히 학습을 반복하기보다 모델에 부족한 지식을 파악한 뒤 별도의 모델을 활용해 필요한 의료지식을 추가로 학습시키는 방식으로 접근했다. 차 실차장은 이 같은 방법에서 성능 개선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의료지식을 학습시키면서 기존 능력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게 봤다. 새로운 지식을 학습하는 과정에서 기존 능력이 떨어질 수 있는 만큼, 연구진은 새롭게 학습할 지식과 기존 능력을 유지하기 위한 데이터의 비율을 조정했다.

차 실차장은 "새로운 것을 학습시키면 기존 것을 잊어버릴 수 있다"며 "기존 능력을 유지하기 위해 어느 정도의 학습 비율이 적절한지도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 결과 ZEO Med 2는 미국 의사면허시험(MedQA-USMLE)에서 94.82%를 기록했다. 국내 의료 직역별 시험에서는 의사(Doctor) 97.70%, 간호사(Nurse) 95.36%, 약사(Pharmacist) 94.69%, 치과의사(Dentist) 87.05%로, 4개 시험 평균은 93.95%였다.

ZEO Med 2 병원 서버서도 검증·시범운영…"병원도 AI 학습역량 갖춰야"

삼성서울병원은 개발한 ZEO Med 2가 실제 병원 서버에서도 동일한 성능을 내는지 확인하기 위한 평가·서빙 체계도 마련했다. 모델과 실행조건 등을 하나의 검증 패키지로 구성해 개발 GPU에서 확인한 결과가 병원 내부 GPU에서도 동일하게 나오는지를 검증하는 방식이다.

현재 삼성서울병원은 ZEO Med 2를 병원 내부 GPU에 서빙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으며, 제한적인 사용자 시범운영을 통해 피드백을 수집할 계획이다. 

아직 임상 배포가 완료된 단계는 아니며, 향후 피드백을 바탕으로 임상 적용을 개선하고 후속 모델 개발에 활용할 계획이다.

차 실차장은 "모든 AI 모델을 병원이 처음부터 직접 개발할 필요는 없지만 ,각 의료기관의 업무와 데이터 특성을 반영할 수 있는 자체 학습역량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본 모델을 직접 다루지 못하더라도 경량 모델을 학습시키는 방법은 병원이 가지고 있어야 한다"며 "병원이 자체적으로 사람을 교육하는 것처럼 AI를 학습시키는 방법도 알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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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원 기자 (jwlee@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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