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같은 중증외상 환자라 하더라도 어느 병원에서 치료받느냐에 따라 의료비 본인부담금이 최대 5배 이상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더불어민주당 김윤 의원(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경기 이천시 지역위원장)이 국립중앙의료원으로 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현행 중증외상 산정특례는 권역외상센터 입원환자를 중심으로 적용되고 있어, 같은 중증외상환자라도 치료받은 의료기관에 따라 의료비 부담이 크게 달라질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행 건강보험 산정특례 제도에서는 손상중증도점수(ISS)가 일정 기준 이상(15점)인 중증외상환자가 응급의료법에 따른 권역외상센터에 입원해 진료받은 경우 최대 30일까지 산정특례가 적용된다.
실제로 2022년부터 2026년 4월까지 외상등록체계(KTDB)에 등록된 ISS 15점 초과 중증외상환자는 총 3만9570명이었다. 이 가운데 94.1%인 3만7227명은 권역외상센터에서 진료받았지만, 5.9%인 2343명은 권역외상센터가 아닌 서울시 중증외상 최종치료센터에서 진료받았다.
이들 2343명은 ISS 15점 초과라는 동일한 중증외상 기준을 충족했음에도, 권역외상센터 입원 환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현행 중증외상 산정특례 적용 대상에서는 제외된다.
더 큰 문제는 실제 사각지대의 전체 규모조차 파악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현재 ISS는 KTDB 전송기관(권역외상센터 17개소, 서울시 중증외상 최종치료센터 3개소)을 중심으로 수집·관리되고 있어, KTDB를 전송하지 않는 다른 응급의료기관에서 치료받은 환자 가운데 ISS 15점 초과 중증외상환자가 얼마나 되는지 국가 차원의 통계가 없다.
따라서 현재 확인 가능한 2343명은 산정특례 사각지대의 최소 규모일 뿐, 실제로 권역외상센터 밖에서 치료받은 ISS 기준 중증외상환자는 이보다 더 많을 가능성이 있다.
김윤 의원실이 실제 중증외상환자의 의료비 부담을 확인하기 위해 권역외상센터인 국립중앙의료원과 권역응급의료센터인 서울대병원(서울시 중증외상 최종치료센터)의 ISS 기준 중증외상환자 진료내역을 분석한 결과, 환자 1인당 총진료비는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본인부담금에는 큰 차이가 나타났다.
2023년부터 2025년까지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진료받은 중증외상환자 993명의 1인당 평균 총진료비는 약 3506만 원, 1인당 평균 본인부담금은 약 325만 원이었다. 같은 기간 서울대병원에 내원한 중증외상환자 304명의 1인당 평균 총진료비는 약 3428만 원으로 국립중앙의료원과 큰 차이가 없었지만, 1인당 평균 본인부담금은 약 1735만 원에 달했다.
즉, 총진료비 수준은 비슷했지만 서울대병원 중증외상환자의 본인부담금은 국립중앙의료원의 약 5.3배였다. 총진료비에서 본인부담금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국립중앙의료원은 약 9.3%인 반면 서울대병원은 약 50.6%로 나타났다.
김윤 의원은 “중증외상환자가 처음부터 전문적인 치료가 가능한 권역외상센터로 신속하게 이송될 수 있도록 외상 이송·전달체계를 제대로 구축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다만 현실적으로 중증외상환자가 다른 응급의료기관에서 치료받는 경우가 있는 만큼, 환자가 선택하기 어려운 이송 결과에 따라 산정특례 적용 여부와 본인부담이 달라지는 사각지대는 해소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