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급여 제도는 의료인 진료행위 제한 넘어 환자 치료선택권 침해…의협이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서울시의사회 황규석 회장이 3일 관리급여 제도에 대한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서울시의사회가 3일 최근 시행된 도수치료 관리급여 제도에 대한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정부가 법률의 구체적인 근거 없이 시행령만으로 국민의 치료선택권과 의사의 전문적인 임상 판단을 제한할 수 있는지를 묻는 소송이다.
정부는 앞서 2026년 7월1일부터 도수치료를 관리급여로 전환했다. 가격은 1회 4만3850원, 환자 본인부담률은 95%로 정했다. 이용 횟수는 원칙적으로 주 2회, 연간 15회로 제한하고 의학적 필요성이 인정되는 경우에만 연간 24회까지 허용했다.
이를 위해 정부는 '국민건강보험법 시행령' 제18조의4 제1항 제4호를 신설해 '사회적 편익 제고를 목적으로 적정한 의료 이용을 위한 관리가 필요한 경우'에도 선별급여를 지정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의료계는 해당 조항이 모법인 국민건강보험법이 정한 선별급여 지정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현행 건보법은 선별급여를 치료효과성 또는 경제성이 불확실하거나, 건강 회복에 잠재적 이득이 있는 경우 등으로 한정하고 있다. 그럼에도 시행령은 '사회적 편익'과 '적정 의료 이용 관리'라는 포괄적이고 추상적인 개념을 추가해 행정부가 의료행위를 폭넓게 통제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이는 헌법 제75조가 규정한 위임입법의 한계를 벗어난 것으로, 법률이 정하지 않은 새로운 제한 사유를 시행령으로 신설한 것이라는 점에서 위헌성이 충분하다는 게 서울시의사회의 견해다.
서울시의사회 황규석 회장은 이날 오전 11시 헌법재판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는 법률에 없는 ‘사회적 편익’과 ‘의료 이용 관리’라는 개념을 시행령에 넣어 새로운 통제 근거를 만들었다.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하는 제도를 정부의 판단만으로 만들 수는 없습니다. 법률이 부여하지 않은 권한을 시행령으로 창설해서 안 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번 관리급여 제도는 단순히 의료인의 진료행위를 제한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는 우려도 있다.
의학적으로 필요한 치료임에도 정부가 '적정 의료 이용 관리'라는 이유만으로 이용 횟수나 적용 범위를 제한할 경우, 결국 피해는 환자에게 돌아간다. 국민은 적시에 필요한 치료를 선택하고 받을 권리를 제한받게 되며, 이는 헌법 제36조 제3항이 보장하는 건강권과 치료선택권 침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취지다.
또한 의료인은 환자의 상태에 따라 가장 적절한 치료를 선택해야 하는 전문가임에도 행정적 관리 목적에 의해 진료가 제한될 경우, 헌법 제15조가 보장하는 직업수행의 자유와 소신진료권 역시 심각하게 침해될 우려가 있다.
황 회장은 "환자의 상태는 숫자로 획일화할 수 없다. 같은 질환이라도 증상의 정도와 치료 경과, 연령과 기저질환이 모두 다르다. 치료 방법과 횟수는 환자를 직접 진찰한 의사가 의학적 필요성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연간 횟수를 모두 사용한 뒤에도 치료가 필요한 환자는 어떻게 해야 하나. 치료를 중단해야 하느냐"며 "필요한 치료를 받지 못해 발생한 결과는 누가 책임지느냐"고 비판했다.
아울러 "이번 시행령이 도수치료 하나에 그치지 않을 것이다. ‘사회적 편익’과 ‘적정한 의료 이용’에는 구체적인 판단 기준과 한계가 없다. 정부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다른 비급여 의료행위에도 가격 통제와 횟수 제한을 확대할 수 있다"며 "헌법재판소는 행정부가 법률이 예정하지 않은 의료 이용 통제 수단을 시행령으로 만들 수 있는지 엄정하게 판단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황 회장은 "오늘 환자와 의사가 함께 청구인으로 나선 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 이 문제는 의사의 수입이나 의료기관의 경영 문제가 아니다. 환자의 몸을 누가 책임지고 치료의 필요성을 누가 판단할 것인가의 문제"라며 "의협에 보다 더 적극적인 대응을 요청한다. 서울시의사회는 앞으로도 회원들의 귄익 보호를 위해 의협과 함께 할수 있는 모든 역량을 다해 함께 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