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6.09.20 00:57최종 업데이트 26.09.20 0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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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의협 종합학술대회 ‘배임 의혹’…전 대표 심사 참여·계약금액 증액·심사표 세부점수 부재

'특별감사 필요' 감사단 요청에 대의원회 운영위 '불필요' 의결…100실 규모 호텔 숙박은 대행업체 직원까지 제공?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대한의사협회 감사단이 최근 개최된 의협 종합학술대회와 관련해 '배임 의심 정황이 있다'며 특별감사 전환을 요청했지만, 19일 대의원회 운영위원회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20일 메디게이트뉴스 취재결과, 의협 감사단은 최근 1개월 여 동안 지난 7월 12일 마무리된 제43차 의협 종합학술대회 관련 수시감사를 진행했다. 

학술대회 종료 이후 대의원과 회원들로부터 예산 집행의 적정성, 이해충돌 가능성 등과 관련한 감사 요청이 지속적으로 제기됐기 때문이다. 이에 감사단은 감사 전원 동의를 거쳐 수시감사에 착수했다. 

6개월 전 대표가 의협 이사 신분으로 업체 평가 참여

실제로 감사보고서는 행사대행(PCO) 업체 선정 과정에서 여러 문제가 발견됐다고 지적했다. 우선 학술대회 대행업체는 의협 김모 이사가 6개월 전까지 대표를 맡고 있던 A사가 맡았다는 문제제기부터 출발했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김 이사는 대행업체 선정 심사위원으로 직접 참여해 업체별 PT, 질의응답, 가격비교, 비교자료 요청과 심사논의에 실질적으로 관여했다. 평가 결과 김 이사는 A사에 최고점에 가까운 점수를 줬다. 

반면 경쟁 B사는 대표의 과거 의협 임원 경력이 이해충돌 요소로 고려돼 후순위 협상대상에서 제외됐다. 우선 협상 대상자인 C사는 반복적인 단가, 수량, 원가구조 확인 등 '이른바 강한 가격통제' 압박이 이뤄지면서 자진해서 입찰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단은 "후순위 업체 대표의 과거 의협 경력이 이해충돌 요소로 고려됐다면, 불과 약 6개월 전까지 재입찰 참여업체의 대표이사였던 김모 이사에게는 적어도 동일하거나 더 엄격한 기준이 적용됐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해충돌 관리도 문제다. 심사 전 네 차례 조직위원회 회의록에서는 과거 김 이사의 재직관계와 회피·제척 필요성을 정식 안건으로 심의·의결한 기록이 확인되지 않는다"며 "김 이사의 점수를 제외해도 순위가 같았다는 것은 이미 김 이사가 심사 과정에 참여한 영향까지 소급해 없애는 조치가 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심사평가표는 서명 누락·세부점수 미기재…입찰금액은 계속 뻥튀기

대행업체 선정 심사평가표의 신뢰성도 문제로 지목되고 있다. 원본 평가표에서 서명 누락, 세부점수 미기재, 총점만 기재한 평가표, 배점기준과 다른 점수, 합계 오류와 수정 흔적 등이 복합적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감사단은 "일부 심사위원은 전체적인 판단으로 총점을 먼저 정한 뒤 그 총점에 맞춰 세부항목 점수를 작성하려 했다는 취지로 소명했다"며 "A사를 선정하는 방향이 형성된 뒤 점수 또는 서명을 작성하려 했다는 취지의 관계자 진술도 확보됐다"고 전했다. 

 
실제 대행업체 선정 심사평가표를 살펴보면 세부점수가 기재돼 있지 않은 경우와 심사위원 서명이 아예 누락된 경우 등 문제가 다수 확인됐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선정된 A사가 제시한 견적이 계속 늘어난 것이다. A사 최초 입찰견적은 3억1900만 원이었으나 최종 견적은 9300만 원이 증액된 4억1200만 원이 됐다. 

또한 A사 선정 이후 새로 추가되거나 증액된 과업은 1억3400만 원으로 최초 입찰금액의 약 46%에 달한다. 

감사단은 "경쟁입찰을 통해 업체를 선정한 뒤 이 정도 규모로 과업과 계약금액을 변경하면, 최초 입찰에서 이뤄진 업체별 과업범위와 제안가격의 비교가 실질적으로 달라진다"며 "경쟁입찰의 공정성과 가격경쟁의 실질이 훼손되지 않도록 최초 계약보다 더욱 엄격한 계약관리와 재무통제가 이뤄졌어야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개별 추가 과업이나 계약금액 변경에 대해 의협이 별도의 결재문서를 작성하거나 통상적인 결재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진술이 확보됐다"고 강조했다. 

감사단은 또 "학술대회 조직위원회가 행사 프로그램이나 운영방안을 결정하는 것과 그 결정에 따라 기존 계약의 과업범위와 계약금액을 변경해 협회에 추가적인 재정부담을 발생시키는 것은 명백히 구분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올해 7월 진행된 제43차 대한의사협회 종합학술대회에서 김택우 회장이 발언하는 모습. 사진=대한의사협회


감사단 "특별감사 필요" VS 의협 "각 업체 모두 위원들이 추천"

이에 감사단은 업무상배임 의심 정황을 추가로 확인하기 위해 기존 수시감사를 특별감사로 전환하기 위해 특별감사위원회 설치를 위한 임시총회를 개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감사단은 "종전 업체에 대한 강한 가격통제, 협상 종료, 전 대표이사의 심사 참여, 그 전 직장이던 업체의 선정, 선정 후 상당한 규모의 신규·증액 과업, 그 과정에서 충분히 확인되지 않는 가격검증·결재·승인 기록이 연속해서 나타난다"고 밝혔다. 

이어 "특별감사를 통해 이런 의사결정이 특정 업체에 부당한 재산상 이익을 제공하고 그 결과 협회에 불필요한 재정 부담이나 재산상 손해를 발생시킨 사실이 확인된다면 업무상배임 여부를 법률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해당 의혹에 대해 의협 집행부는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의협은 해명자료를 통해 "대행업체 선정 평가회 개최 전, 과거 이력으로 인한 오해의 소지가 있어 김 이사는 스스로 회피신청을 했다. 입찰에 참여한 업체 모두가 각 위원이 추천해 입찰에 참여한 만큼 특정 위원만을 배제할 이유가 없었다"고 반박했다. 

100실 규모 호텔 숙박 마구 뿌렸다?

한편 학술대회 배임 논란과 별개로 이번 수시감사 과정에선 학술대회 호텔 숙박 지원의 적정성 문제도 드러났다. 

감사 결과, 학술대회 행사기간 중 약 100실 규모의 호텔 객실이 확보·운영됐다. 문제는 해외 초청인사와 지방 거주 연자·좌장뿐 아니라 일부 서울·수도권 거주 임원, 협회 직원, 대행업체 직원 등에게도 객실이 제공된 점이다.  

의협은 이에 "연자와 좌장의 확정이 늦어 당초 확보한 객실 수를 충분히 축소하지 못했고 이미 확보해 취소하기 어려운 객실이 발생함에 따라 행사 운영 관계자들에게 잔여 객실을 제공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감사단은 "해외 초청인사와 지방 거주 연자·좌장, 야간 또는 이른 시간까지 현장업무를 담당하는 필수 운영인력 등에 대한 숙박지원은 대규모 학술행사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필요할 수 있다"고 봤다. 

그러나 "객실을 사전에 확보했다가 취소하지 못해 잔여 객실이 발생한 문제와 그 객실을 당초 숙박지원 대상이 아니었던 관계자에게 제공하는 문제는 구분해야 한다"는 게 감사단의 견해다. 

감사단은 "과거 학술대회의 객실 사용 규모를 검토한 결과, 이와 같은 대규모 객실 예약 사례는 확인하지 못했다. 약 100실 규모의 객실을 확보한 산정 근거와 수요관리 과정이 명확하게 확인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해당 논란과 관련해 대의원회 운영위는 19일 논의를 통해, "특별감사를 진행할 만큼 사안의 결함이 크다고 보기 어렵고 의료계 내부에 미칠 부정적 영향 등이 있다"라며 '특별감사위원회 설치'와 '임시총회 개최' 요청 건을 부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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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경대 기자 (kdha@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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