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정부가 뇌졸중과 파킨슨병, 유방암, 위암, 부정맥, 심혈관질환 위험 예측 등에 활용되는 인공지능(AI) 의료기기의 실제 진료현장 도입을 지원한다.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4일 ‘AI 응용제품 신속 상용화 지원사업(AX-Sprint)’ 디지털 의료기기 분야의 운영 컨소시엄 6곳을 최종 선정하고 착수보고회와 사업 협약 체결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은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은 AI 의료기기가 실제 의료기관에 도입되고 건강보험 수가 적용까지 이어지는 과정에서 겪는 시장 진입 장벽을 낮추기 위해 추진됐다.
복지부는 개발기업과 의료기관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진료현장 실증과 실사용 데이터 축적, 시장 진입 준비 등을 함께 수행하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사업 대상은 이미 인허가를 받은 시장 진입 단계의 AI 의료기기로, 컨소시엄당 최대 19억원 내외를 지원한다. 지원기간은 2026년부터 2027년까지 2년이다. 신의료기술평가와 보험등재, 선진입제도 활용을 위한 임상근거 확보와 다기관 실사용 데이터 축적, 의료기관 도입 확대를 위한 마케팅 등이 지원 대상이다.
뇌졸중부터 파킨슨까지…제이엘케이·휴런 임상실증
뇌질환 분야에서는 제이엘케이와 휴런 컨소시엄이 선정됐다.
제이엘케이 컨소시엄은 뇌관류와 뇌경색을 분석하는 AI 의료기기를 한림대성심병원과 분당서울대병원 등 22개 의료기관 신경과에 도입한다.
CT와 MRI, 확산강조영상(DWI) 등을 기반으로 급성 허혈성 뇌졸중 환자의 뇌관류 지표와 뇌경색 병변을 분석해 치료 의사결정을 보조하는 제품이다. 정부는 실제 진료현장에서 급성 뇌졸중 환자의 예후 개선 효과와 경제성을 검증할 계획이다.
휴런 컨소시엄은 신촌세브란스병원 등 3개 의료기관 신경과와 함께 MRI 기반 파킨슨병 진단 보조 AI를 임상에 적용한다.
해당 제품은 MRI 영상을 자동 분석해 나이그로좀 퇴행 여부를 판독하고 신경퇴행성 파킨슨증 진단을 보조한다. 정부는 이를 통해 불필요한 양전자단층촬영(PET) 검사 부담을 줄이고 진단 정확도를 높일 수 있는지 검증할 예정이다.
루닛, 10개 병원서 25만건 데이터 축적…보험 수가체계 진입 추진
암 진단 분야에서는 루닛과 프리베노틱스 컨소시엄이 선정됐다.
루닛 컨소시엄은 흉부 엑스레이와 유방촬영술 기반 진단보조 AI를 서울대병원과 강북삼성병원, 건국대병원 등 10개 의료기관에 적용한다.
흉부 엑스레이에서는 폐결절과 기흉 등 10가지 비정상 병변의 위치와 존재 가능성을 분석하고, 유방촬영술에서는 유방암 의심 병변 위치와 암 존재 가능성을 정량화한다. 복지부는 약 25만건의 실사용 데이터를 축적해 향후 보험 수가체계 진입을 추진할 계획이다.
프리베노틱스 컨소시엄은 서울대병원과 세브란스병원 등 7개 대형병원 소화기내과에 위내시경 실시간 AI 분석 솔루션을 도입한다.
내시경 영상에서 병변 위치와 유형을 실시간으로 분석하는 방식으로, 위암 전구병변 진단 정확도를 높이고 불필요한 조직검사를 줄이는 효과를 검증한다.
부정맥·심혈관 위험도 AI도 실증…수가 등재 목표
심혈관 분야에서는 시너지에이아이와 메디웨일 컨소시엄이 선정됐다.
시너지에이아이 컨소시엄은 서울성모병원과 고려대구로병원 등 15개 대학병원 순환기내과 등에 생체신호 분석 AI를 적용한다.
환자의 생체신호를 분석해 향후 임상적 개입이 필요한 중요 부정맥 발생 위험도를 예측하는 제품으로, 실제 의료현장에서 유효성을 검증할 예정이다.
메디웨일 컨소시엄은 세브란스병원과 한양대구리병원 등을 중심으로 안저영상 기반 심혈관 위험평가 AI를 실증한다.
안저카메라로 촬영한 망막 영상을 AI가 분석해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을 평가하는 방식이다. 정부는 만성질환자와 수술 전 환자의 심혈관 위험 평가에서 안전성과 효과성을 입증하고 보험 수가 등재까지 추진할 계획이다.
복지부 성창현 보건산업정책국장은 “이번 사업은 AI 디지털 의료기기가 단순 기술 개발에 그치지 않고 실제 진료실에서 국민 건강에 기여할 수 있도록 돕는 핵심 마중물이 될 것”이라며 “사업을 통해 축적된 자료와 시장 진입 경험이 산업 전체로 확산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정영훈 기획이사는 “정부와 개발기업, 의료기관이 유기적으로 협력해 실질적인 임상 성과와 산업적 결실을 동시에 만들어야 한다”며 현장 밀착 관리와 맞춤형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사업은 AI 의료기기의 기술 개발 자체보다 이미 허가를 받은 제품이 임상현장에서 실제 사용되고 보험등재와 시장 확산까지 이어지도록 지원한다는 점에서 기존 연구개발 지원사업과 차이가 있다. 정부가 향후 실사용 근거와 비용효과성 자료를 실제 수가 진입으로 얼마나 연결할 수 있을지가 사업 성과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