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1.12.02 11:59최종 업데이트 21.12.02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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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익 이사장 "공공의료 정책 방향성, 500병상 이상 지방의료원 3배 늘려야"

의료 공급은 많은데 코로나19 진료 공백 생기는 이유는 시장실패, 의료자원 공급과 분포 불균형

국민건강보험공단 김용익 이사장. 사진=실시간 온라인 생중계 갈무리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공공병원 늘리자고 하는 당연한 얘기를 하는데 왜 밥을 굶어야 하나."
 
국민건강보험공단 김용익 이사장이 1일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가 주최하는 정책 포럼에서 향후 국내 공공보건의료 정책 추진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하며 하소연을 풀어놨다.
 
지난 2013년 진주의료원 폐업 당시 김 이사장은 민주통합당 의원 신분으로 무기한 단식을 진행했다. 지역 공공의료의 필요성을 역설하며 지방의료원의 축소를 막기 위함이었다. 결국 의료원 폐업을 막지 못했지만 8년이 지난 현재 그는 대한민국에 또 다른 정책적 전환의 시대가 도래한 것으로 평가했다.
 
건보공단이 조사한 조사에 따르면 공공병원에 대한 국민 여론은 83%가 긍정적이었으며 코로나19로 인해 태도가 긍정적으로 변했다고 답한 비율도 60%에 육박했다. 특히 눈여겨볼 점은 국회의원의 80%, 지방자치단체장의 73.8%, 지방의원의 89.5%가 공공의료 강화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는 점이다.
 
김 이사장은 "공공의료 정책의 문이 지금 열리고 있다. 원래 폴리시 윈도우(정책추진 창문)는 정권 교체 시기에 열리는기 때문에 문재인 정부 등장 때 공공의료 정책의 문이 열릴 것으로 기대했었다"며 "그러나 여러 이유로 열리지 않았고 코로나19를 겪으며 현재 정책의 문이 반쯤 열리고 있는 상태"라고 진단했다.
 
의료 수급불균형 이유는 시장실패…대형병원 세부 전문의만 양산
 
김용익 이사장은 한국 의료의 대표적 문제점으로 의료자원의 공급과 분포 불균형을 꼽았다. 이 같은 문제는 국내 의료의 역사와도 연관이 있다.
 
일제 강점기 이후 의료 자본이 제대로 형성돼 있지 않았던 국내 상황에서 의료보험이 막 도입되면서 민간병원이 비약적으로 증가하기 시작했다. 이후 60~70%에 육박했던 공공병상 비중은 10%대로 내려갔고 정부 또한 민간 주도의 의료 방식에 굳이 손을 대지 않았다.
 
김 이사장은 "한없이 늘어난 민간병원들은 돈을 벌면 그 규모를 끊임없이 늘렸고 그런 병원들은 현재 누구나 아는 우리나라 최고 대형병원들이 됐다. 이로 인해 병상 공급은 수요에 비해 많지만 정작 코로나19 등 급박한 위기 상황엔 필요한 병상이 없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민간병원들은 시장 논리에 따라 도시에만 집중됐고 자연스럽게 인력과 시설도 소진료권이 아닌 대형병원에 몰리면서 다수 세부 전문의만 양산하게 됐다"며 "공급 자체는 많지만 불균형에 의해 전체적인 질병 관리 등 정책 집행 능력은 부족하게 됐다고 그 바탕엔 공공의료의 부족이 깔려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2019년 건강보험정책연구원 연구에 따르면 우리나라 총 공급 병상은 84만6000여개로 60만6000여개인 병상 수요에 비해 24만 병상이나 넘치고 있는 상태다.
 
구체적으로 보면 300병상 미만 병의원과 요양병원은 각각 7만7000병상, 20만4000병상 씩 초과되고 있는데 반해 300병상 이상 종합병원과 재활병원은 2만3000병상, 1만8000병상 씩 부족하다.
 
최소 300병상 이상 규모로 지역 공공병원을 대폭 늘리자는 게 김 이사장의 견해다. 사진=김용익 이사장 발표자료

지방의료원 3배 늘려야…도시형은 500병상‧농촌형 300병상 이상 필수
 
문제해결을 위해선 공공의료에 대한 전폭적인 재정 지원을 전제로 한 공공의료 시스템 자체의 개편이 강조됐다.
 
우선 지방 공공병원을 늘리되, 지금처럼 200~100병상 규모의 공공병원을 늘려봤자 큰 역할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당장은 손해가 있더라도 최소 300병상 이상 규모로 지역 공공병원을 대폭 늘리자는 게 김 이사장의 견해다.
 
그는 "지방의료원의 규모는 도시형은 500병상, 농촌형은 300병상 정도로 정하고 현재의 열악한 인력과 시설, 장비 투자가 필수적"이라며 "지방의료원과 각종 공공병원의 경영을 지원할 지원 조직도 필요하다. 의사와 간호사 등 인력을 알선하고 병원 경영 훈련을 강화하는 한편 방역과 지역사회돌봄, 스마트 병원화, 4차 산업혁명 등을 공동 추진하는 등 기술지원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공공병원의 양적 확대 규모에 대해선 "2019년 말 34개 지방의료원을 10~20년간 장기적 플랜을 세워 3배 정도 증가하는 것이 적절하다"며 "방역과 지역사회돌봄 확장성을 위해 수익구조도 안정화하고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구가 보조율 차등화 등 정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민간은 치료, 공공병원은 질병과 감염 관리‧테스트 베드 역할 수행
 
다만 공공병원과 민간병원의 기능설정도 다시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민간병원은 치료적 의료에 집중하고 공공병원은 치료 외에도 질병‧감염 관리, 건강증진, 각종 정책집행 수단을 위한 테스트 베드(Test bed)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이사장은 "보건의료 인프라 개혁 없인 복지국가 구축이 불가하다. 앞으로도 시장실패의 문제가 반복적으로 제기될 것이고 중장기적으로 비용의 증가가 가속화될 것"이라며 "상당한 저항이 있고 비용이 들기 때문에 한꺼번에 개혁할 순 없지만 일정한 방향 감각을 가지고 지속적 추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를 위해선 보건의료 정책집행의 하부조직을 반드시 만들어야 한다. 보건복지부는 지방조직이 없는 유일한 부처로 모든 사업을 민간 의료기관에 의존하는 현재 방식으론 정책 추진이 불가능하다”고 꼬집었다.    
 

하경대 기자 (kdha@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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