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5.10.23 10:14최종 업데이트 25.10.23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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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바이오 VC 투자·IPO 모두 고전…빅파마들 경쟁으로 라이선스 거래 규모는 늘어

3분기 나스닥 상장 바이오텍 2곳 그쳐…VC들, 임상 및 상업적 잠재력 지닌 후기 단계 기업 선호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미국 기업공개(IPO) 시장이 활기를 띄고 있지만 바이오 기업들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3분기 LB 파마슈티컬스(LB Pharmaceuticals)와 나서스 파마(Nasus Pharma) 2개 기업만이 나스닥(NASDAQ) 상장에 성공했다. 3분기까지 누적 수치를 보면 나스닥에서 7개 바이오제약 기업이 IPO를 완료하고 총 11억 달러를 조달하는 데 그치면서, 올해 상장 건수는 지난 몇 년간 비교했을 때 최저 수준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벤처 자금 조달 역시 어려운 상황이다. 다만 대형 제약사들이 새로운 치료제 파이프라인을 확보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라이선스 거래 규모는 커졌고, 중국 바이오 기업들과의 거래 활동이 두드러졌다.

VC 투자 유치 성공 기업 대부분 후기 단계…건수 줄고 투자 라운드 중앙값은 계속 증가

JP모건은 최근 보고서에서 "바이오제약 분야에서는 3분기에도 더 진전된 프로그램에 할당된 거래 건수가 계속 감소했다. 초기 및 후기 투자 라운드 전반에 걸쳐 벤처 자금 조달은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바이오제약 벤처캐피탈(VC) 자금 조달 규모는 3분기 58억 달러로 둔화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0억 달러 가까이 줄어든 수치다.

보고서는 "이러한 감소세는 규제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금리 상승 환경에서 자본 규제 강화 추세가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면서 "벤처 활동은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고, 투자자들은 단기 임상 및 상업적 잠재력을 지닌 더 발전된 치료제 파이프라인을 선호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3분기까지 바이오제약 기업들의 VC 투자 유치 건수는 줄었으나, 유치에 성공한 기업들은 대부분 후기 단계 기업으로 대규모 투자를 받았다. 1억 달러 이상 규모의 벤처 투자 라운드는 총 52건에 달했다. 벤처 투자 라운드 중앙값은 2상 단계 기업을 대상으로 계속 증가해 2024년 5000만 달러에서 2025년 3분기 기준 6300만 달러로 상승했다.

보고서는 3분기 주목할 만한 투자 유치 사례로, 맵라이트 테라퓨틱스(MapLight Therapeutics)의 3억7200만 달러 규모의 시리즈 D 투자와 아트바이오(ARTBIO)의 1억3200만 달러 규모의 시리즈 B 투자를 꼽았다.

맵라이트는 중추신경계(CNS) 질환에 중점을 둔 임상 단계 기업이다. 주요 파이프라인으로 M1/M4 무스카린 작용제인 ML-007과 말초 작용 항콜린제(PAC)를 병용한 경구 고정 용량 복합제 ML-007C-MA를 2상 단계에서 개발하고 있다.

ML-007C-MA는 향후 BMS의 조현병 치료제 코벤피(Cobenfy, 성분명 자노멜린·염화트로스피움)와 경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후보물질이다. BMS는 코벤피를 확보하기 위해 2023년 카루나 테라퓨틱스(Karuna Therapeutics)를 140억 달러에 인수했다. 애브비(AbbVie) 역시 무스카린 수용체 표적 조현병 치료제 엠라클리딘(Emraclidine)을 확보하기 위해 2023년 세러벨 테라퓨틱스(Cerevel Therapeutics)를 87억 달러에 인수했으나, 올해 초 2상 임상에 실패했다.

아트바이오는 다양한 암 치료를 위한 새로운 알파 방사성 리간드 치료법(ART)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2023년 6월 2300만 달러 시드 투자금으로 설립된 후, 같은 해 12월 시리즈 A를 통해 9000만 달러를 추가로 확보했다. 현재 주요 프로그램인 AB001은 전이성 거세저항성 전립선암 치료제로 임상 개발 중이며, 여러 고형암에 대한 미공개 표적을 대상으로 하는 전임상 단계 프로그램 5개를 보유하고 있다.

초기 단계 후보물질 라이선스 거래도 선택과 집중…중국 기업과의 거래 비중 늘어

라이선스 거래의 경우 건수는 줄었지만, 선급금과 잠재적 거래 가치 규모는 더 커졌다. 보고서에 따르면 3분기까지 선급금 1억 달러 이상 계약은 32건으로 2024년 전체(33건)와 유사한 수준이다.

대형 제약사와의 주요 계약으로는 ▲로슈(Roche)와 질랜드 파마(Zealand Pharma) 간 계약(체결 시 14억 달러, 2년간 2억5000만 달러 추가 지급) ▲BMS와 바이오엔텍(BioNTech) 간 계약(선급금 15억 달러, 2028년까지 비조건부 지급금 최대 20억 달러) ▲화이자(Pfizer)와 3S바이오(3SBio) 간 계약(선급금 13억 달러 및 지분 투자 1억 달러) 등을 꼽았다.

보고서는 "대형 제약사들은 가장 유망한 치료제 프로그램을 확보하기 위해 지속해서 활발하게 경쟁하고 있으며, 이러한 경쟁은 더 이른 임상 단계에서 진행됐다"고 했다.

3분기 1상 프로그램에 대한 선급금 중앙값이 증가해 올해 체결된 계약 8건에서 3억5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2024년 1억6800만 달러에서 크게 상승한 수치다. 전임상 자산 역시 마찬가지였다. 현재까지 선급금 현금 및 지분 가치 중앙값은 1억1000만 달러로 2024년 4500만 달러보다 크게 늘었다.

지난 2년간 글로벌 대형 제약사가 중국 소재 바이오제약사와 진행한 거래 건수와 금액 비중이 늘었다. 3분기 기준 글로벌 제약사가 중국 기업에 최소 5000만 달러를 선지급한 라이선스 계약 13건의 선지급금 총액은 35억 달러에 달했다.

보고서는 "이는 글로벌 제약사의 대형 거래 활동의 38%, 중국 바이오제약사를 대상으로 한 선급금의 30%를 차지한다"면서 "한편 홍콩 증권거래소에서도 올해 현재까지 바이오텍 기업 7곳의 IPO가 진행되며 2024년 전체(3건) 대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박도영 기자 (dypark@medigatenews.com)더 건강한 사회를 위한 기사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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