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5.09.12 07:25최종 업데이트 25.09.12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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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신약 개발 레시피를 다시 쓰는 중"…암젠과 로슈는 AI를 어떻게 활용하고 있을까

암젠, 단백질 언어 모델 개발해 분자 예측…로슈, 공정 수율 높여 효과적으로 공급망 관리

사진: 암젠 연구소 부사장 겸 R&D 기술 및 혁신부서 책임자인 앨런 러셀(Alan Russell)이 


[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인공지능(AI)은 우리 파이프라인의 모든 단계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신약 발굴뿐 아니라 표적 발굴, 파이프라인 후반부, 임상 개발까지 확장돼 활용되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는 임상시험을 시작하기 전 반드시 AI 기반 분석을 수행합니다. 이를 통해 어떤 임상시험 사이트가 더 빠르게 환자를 등록하고, 임상시험을 더 효율적이고 신속하게 완료할 수 있는지 파악합니다. 우리가 발굴한 파이프라인은 품질을 보장하면서도 최소 3배 이상 빠르게 움직이고 안전해지고 있습니다. AI를 활용한 더 안전하고 제조 가능성이 높은 고분자 약물들이 이미 후기 임상 시험 단계에 진입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긴밀하게 협력해 이러한 약물들을 환자에게 더 빨리 전달할 수 있는 미래를 창조할 기회를 가진 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암젠 연구소 부사장 겸 R&D 기술 및 혁신부서 책임자인 앨런 러셀(Alan Russell)이 11일 열린 국제 인공지능 의료제품 규제 심포지엄(AIRIS 2025)에서 이같이 밝혔다.

AIRIS 2025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세계보건기구(WHO)와 공동으로 개최한 행사로, 유럽, 일본,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호주, 브라질, 나이지리아 등 21개 국가의 의료제품 규제당국자, 국제기구, 글로벌 업계·학계 전문가 등 약 600여 명이 참석했다. 러셀 부사장은 AI 기술 및 규제 현황 세션에서 물질 발견의 재정의: 생성형 AI가 고분자 치료제를 혁신하는 방식'을 주제로 발표했다.

앨런 부사장은 "로켓 과학은 물리 법칙에 의해 지배된다. 화성에 탐사선을 착륙시키려면 물리학 방정식을 적용해 로켓을 설계하고 제작하면 된다"면서 "하지만 생물학을 지배하는 근본적인 법칙은 존재하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DNA 서열과 단백질 서열, 단백질의 구조 및 기능을 연결하는 알고리즘도 존재하지 않는다. 특히 병든 세포나 병든 조직, 정상적으로 기능하지 않는 단백질의 경우 단순히 계산할 수 없다. 다중특이성 약물들은 우리 몸의 어떤 단백질과도 유사하지 않다. 따라서 우리가 이러한 종류의 약물을 발굴할 때 생물학의 한계를 벗어나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래의 가능성은 예측형 생성형 AI를 생명과학과 결합해 우리의 사고 방식을 바꾸는 데 있다. 이를 통해 더 작은 분자 스택을 계산적으로 설계하고, 궁극적으로는 스택 자체를 없애고 약물을 설계하는 것이 가능해질 것이다"면서 "우리가 이 작업을 할 때마다 더 많은 것을 배워 다음 번에는 더 나은 예측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이미 이를 실행 중이며, 생명과학 분야에서 지식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생성형 AI는 우리가 발생할 수 있는 것을 선별하기만 하는 대신, 무엇을 만들어야 할지 예측하는 방법에 관한 모든 것을 변화시키고 있다"면서 "우연의 게임을 설계의 게임으로 전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의약품 설계에 사용되는 방법으로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단백질 서열을 입력하면 컴퓨터가 그 단백질의 구조를 알려주는 것(sequence to structure)이고, 또 하나는 특정 서열을 제시하고 그 서열이 수행하는 기능을 변경해달라 요청하면 컴퓨터가 그에 맞는 새로운 서열을 알려주는 것(sequence to sequence)이다.

암젠은 캐나다에 기반을 둔 AI 연구소 밀라(Mila)와 협력해 시퀀스-투-시퀀스 단백질 언어 모델 'AMPLIFY'를 개발했다. 표적 발굴부터 신약 개발, 제조에 이르기까지 파이프라인 전반에 걸쳐 예측 모델을 사용해 분자가 어떻게 만들어질지 예측하고 있다.

앨런 부사장은 "암젠의 고분자 신약 개발 파이프라인에는 AI 활용 혜택을 받지 않는 약물은 전혀 없으며, 개발 속도와 성공률이 극적으로 증가하는 것을 확인하고 있다. 우리가 예측 가능한 방식으로 행동하는 고분자를 만든다는 점은 매우 흥미롭다"면서 "변곡점에 도달할 것이다가 아니라 이미 변곡점을 넘었다. 훨씬 더 예측 가능한 분자들이 등장할 것이며, 치료제 발견의 생성형 AI 시대가 규제 진화도 이끌어낼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이에 대비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정말로 신약 개발의 레시피를 다시 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의약품 제조에서 AI 적용' 주제 발표에서 로슈(Roche) 에합 타키딘(Ehab Taqieddin) 규제그룹 선임 이사는 "AI는 후기 개발 단계뿐 아니라 의약품을 제조하는 상업화 단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제조 분야에서는 특히 대규모 제조 네트워크를 운영하며 다양한 의약품을 생산하고 동일한 의약품을 대량 상산할 때 공정상 편차가 발생하기 마련이다. 이러한 편차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누적되며, 서로 다른 장소에서 발생할 경우 관련자들이 이를 확인하지 못하거나 과거 사례로부터 학습하지 못할 수 있다"고 AI가 필요한 배경을 설명했다.

AI를 활용 사례의 첫번째는 그 편차들을 더 잘 파악하고 분류하는 것이다.

또 다른 적용 사례는 머신러닝을 활용해 공정 수율 예측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로슈에서는 이미 이를 활용하고 있다. 공정의 각 단계를 언제 시작할지 결정할 수 있고, 향후 의약품의 순서를 어떻게 구성할지 이해할 수 있게 돼 공급망을 더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됐다.

마지막으로 육안 검사를 대신하는 데 AI를 활용할 수 있다. 기존의 자동화 기기는 이분법적 판단을 내리기 때문에 불량률이 증가하거나 동일한 제품을 재검사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AI를 통해 기계에 무엇이 위양성인지 아닌지를 학습시켜 불량품 발생률을 줄일 수 있다.

타키딘 이사는 "제조 분야에서는 AI 사용이 다른 분야만큼 흔하지 않을 수 있다. 아직 비교적 새로운 영역이고 진화 중인 분야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내부적으로 직면한 과제 중 하나는 새로운 혁신이 어떻게 실현될 수 있도록 할 것인가, 이러한 혁신이 규제기관의 기대에 어떻게 부합하게 할 것인가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글로벌 표준화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싶다. 서로 기대치가 다를 경우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떄문이다"면서 "또 다른 고려 사항은 애플리케이션 내 데이터 제시 방식이다. 점점 더 많이지는 데이터를 데이터 양에 대한 우려가 더 커지지 않는 선에서 어떻게 제시할 지에 대해서도 고민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박도영 기자 (dypark@medigatenews.com)더 건강한 사회를 위한 기사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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