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의대증원 저지 14만 의사 총력 대응 예고…김택우 회장 "억지 의대증원 말라, 끝까지 싸울 것"
31일 의협 회관서 전국의사대표자대회 진행…대표자들 "오늘 기점 투쟁 선봉 서겠다"
대한의사협회 김택우 회장.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대한의사협회 김택우 회장이 31일 "준비가 되지 않았다면 억지로 의대 정원을 증원하지 말라"고 강경한 의지를 밝혔다.
특히 김 회장은 합리적 대안이 마련될 때까지 '끝까지 정부와 싸우겠다'는 입장을 전하면서 의료계 대표자들이 의협과 함께해 달라고 호소했다.
의료계 대표자들 역시 "대표자대회를 기점으로 투쟁의 선봉에 서겠다"며 향후 강경 투쟁을 시사했다.
김택우 회장은 이날 오후 5시 의협회관 지하 강당에서 진행된 '전국의사대표자대회'에서 "지금 대한민국의 의학교육은 생존의 기로에 서 있다. 정부는 2027학년도 의대 정원 확정을 위해 무리하게 시간에 쫓기며 또다시 ‘숫자놀음’을 반복하려 하고 있다. 하지만 의학교육은 단순히 강의실에 학생을 채우는 것으로 완성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현재 24학번과 25학번 1586명이 휴학 중이며, 이들이 복귀해 신입생과 충돌하는 2027년은 그 자체로 이미 재난 수준"이라며 "이미 전국 의대의 67.5%가 강의실 수용 능력을 초과했다. 의평원 기준에 맞는 기초의학 교수는 구할 수도 없는 실정이며, 준비되지 않은 증원은 결국 임상 역량을 갖추지 못한 의사를 양산해 의료 서비스의 질을 저하시킬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정부는 정해진 결론을 위한 부실 추계로 인한 일방적 정책추진을 즉시 멈춰야 한다. 미국 등 선진국은 수십 가지 변수를 2년 이상 신중히 검토하는 반면, 우리 정부는 고작 5개월 만에 빈약한 변수로 장기 예측을 강행했다. 지역별, 전문과목별 정밀한 추계 없이 총량 중심의 탁상공론으로 도출된 결과는 결코 신뢰받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교육부는 의학교육 현장에 대한 조사를 실시했다고 주장하지만, 실상은 담당자 면담 수준의 요식 행위였다"며 "시간에 쫓기지 말고,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지표와 절차를 통해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 준비가 되지 않았다면 억지로 증원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했다.
31일 오후 5시 대한의사협회 지하 1층 강당에서 진행된 '전국의사대표자대회' 모습.
정부가 의대증원으로 다가올 천문학적 건강보험 재정 파탄의 진실을 우선 밝혀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김택우 회장은 "정부는 의대 증원만 외칠 뿐, 그로 인해 국민이 짊어져야 할 막대한 경제적 고통은 함구하고 있다"며 "무리한 의사 수 증가로 인한 재정부담은 미래 세대에 대한 범죄행위이며, 우리의 자식들에게 천문학적인 건강보험료 폭탄을 던지는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증원의 장밋빛 환상 대신, 국민 부담 증가에 대한 실체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우리는 지난 사태로 인해 전공의와 의대생들이 겪었던 고통을 잊지 않았다. 더 이상의 졸속 행정과 일방적인 정책 강행은 의료 붕괴를 가속화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의협은 정부의 조급하고 독단적인 추진에 맞서,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대안이 마련될 때까지 끝까지 싸울 것"이라며 "의료 시스템의 정상화는 국민과 의료계 모두가 동의할 수 있는 진짜 검증에서 시작된다.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에 건강하고 올바른 의료체계가 마련될 수 있도록 하나 된 힘으로 끝까지 함께해달라"고 덧붙였다.
한편 전국의사대표자들은 이날 의대증원이 강행될 경우 향후 강경 투쟁 가능성을 시사했다.
대표자들은 결의문을 통해 "우리는 마지막 순간까지 대화를 통한 합리적 해결을 갈구해 왔다. 하지만 정부가 전문가 다수의 의견을 묵살하고 가짜 숙의를 강요한다면, 우리는 더 이상 인내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오늘 이 자리를 기점으로 투쟁의 선봉에 설 것"이라며 "정부가 파멸의 길을 선택하는 순간 우리는 주저 없이 의료의 정의를 바로 세우기 위한 거침없는 행진을 시작할 것임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