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6.01.30 08:12최종 업데이트 26.01.30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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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과 구인난 속 매년 '경쟁'인 이곳…"전공의에게 메스 한 번이라도 더"

[수련병원 블랙의국·모범의국] ④모범의국 중앙대병원 외과 "전공의 수련시간 줄었지만, 교육에 대한 열정은 그대로"

중앙대병원 외과 최유신 교수, 방윤식 전공의.
전공의노조·메디게이트뉴스 공동기획 수련병원 블랙의국·모범의국 

정부의 무리한 의대증원 2000명이 촉발한 의정갈등은 의료 시스템과 환자들에게 큰 상처를 남겼지만, 전공의에 과도하게 의존했던 수련병원의 현실을 되돌아보게 만드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지난해 9월 전공의 복귀 후, 수련병원들은 그간 당연시했지만 실은 ‘당연하지 않았던 부분’들을 조금씩 바꿔가고 있다. 하지만 일부 병원에선 여전히 개선해야 할 사항이 많다는 지적도 쏟아진다. 메디게이트뉴스는 오는 2월 새로운 전공의법 시행을 앞두고 전국전공의노동조합과 함께 선정한 블랙의국∙모범의국의 시리즈 기사를 통해 수련현장의 현실을 조명한다. 

서울 소재 A병원 내과-1인당 환자 수 최대 100여명∙주 72시간 준수도 꼼수 동원
지방 소재 A병원 B의국-60일 당직∙대학원 반강제 등록까지
지방 소재 C병원 D의국-당직 서고도 당직비 못 받아∙취업 방해 협박도
④ 모범의국 중앙대병원 외과-"수련시간 줄었지만 교육에 대한 열정은 그대로"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열악하기로 악명 높은 전공의들의 근무환경, 그 중에서도 외과는 밤낮 없는 수술과 사법 리스크 등으로 젊은 의사들이 더욱 기피하는 과다. 실제 2026년도 상반기 레지던트 모집 결과 외과는 62.2%로 전체 전문과목 중 뒤에서 다섯 번째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 같은 구인난 속에도 오히려 매년 몰리는 지원자들로 행복한 고민을 해야하는 외과가 있다. 바로 중앙대병원 외과다. 중앙대병원 외과는 최근 수년간 모집인원 이상의 전공의들이 몰리며 되레 탄력정원까지 활용해 정원 이상의 전공의들을 뽑아왔다.
 
메디게이트뉴스는 전국전공의노동조합(전공의노조)과 함께 모범의국으로 선정한 중앙대병원 외과를 찾아 그 비결을 들어봤다.

인터뷰 자리에 함께한 최유신 교수와 방윤식 전공의는 가족 같은 분위기와 교수, 전공의들의 교육에 대한 열정적 태도를 의국의 가장 큰 강점으로 꼽았다. 아래는 최유신 교수, 방윤식 전공의와 일문일답.
 
- 중앙대병원 외과가 다른 의국들과 다른 점은 뭔가.

최유신: 지난해 전공의들이 복귀한 이후에 당직을 1주일에 한 번씩으로 제한했다. 물론 당직도 필요한 교육이다. 특히 바이털과에서는 더욱 중요성이 크다. 교수들이 당직 근무를 하기 싫어서 전공의들에게 떠넘기는 게 아니다. 결국 초점을 어디에 두는지의 문제인데 우리 의국은 당직을 아예 안 세울 순 없지만 그게 주업무일 필요는 없다고 봤다.

교수들이 병원에 건의해서 당직비도 현실화했다. 전공의들의 근무시간이 줄면서 급여가 줄어들 수 있는데, 이 부분을 당직비를 현실화해 채울 수 있게 한 것이다.

방윤식: 가장 큰 차이는 전공의와 교수님들의 관계가 정말 가족같다는 점이다. 교수님들꼐서 말 그대로 정말 자식처럼 교육해주신다. 무엇보다도 수술 집도 기회를 많이 주신다. 그래서 솔직히 일하는 게 재밌다.
 
- 전공의 주72시간 근무 시범사업에도 참여하고 있다. 전공의 근무시간이 줄면서 다른 인력들의 부담이 늘 수 있는데, 이 문제는 어떻게 해결하고 있나.
 
최유신: 일이 위로 올라갈 순 있어도 밑으로 내려갈 순 없다. 거의 교수들이 담당한다. 특히 당직이 그렇다. 평일 낮 시간 업무는 다른 병원들처럼 대체 인력을 통해 전공의들이 업무 부담을 덜고 교육 받는 데 집중할 수 있게 하고 있다.
 
- 교육과 관련해 노력하는 부분이 있다면 소개해달라.

최유신 : 1년에 한 번 모형을 활용한 드라이랩을 1회, 돼지를 대상으로 하는 애니멀랩을 2회 진행한다. 그나마 다른 병원 외과들과 달리 정원 충원율이 높아서 운영이 가능한 측면도 있다.
 
방윤식 : 교수님들이 수술 기회를 많이 주신다. 수술을 직접 해보면, 뒤에서 100번 보는 것보다 교수님 감독하에서 한 번 메스를 잡아보는 게 더 도움이 된다고 느낀다. 교수님들의 교육 덕분에 외과학회 전공의 술기 대회에서 의국 내 다른 전공의와 함께 2등을 차지하기도 했다.
 
- 다른 병원 외과 전공의들 중에는 수련 과정에서 수술 기회를 얻기가 힘들다는 불만을 제기하는 경우들도 많다.

최유신: 사실 외과 의사는 본인이 직접 수술하는 게 제일 편하다. 문제가 생기더라도 즉각 대응이 가능하고 책임 소재도 명확하기 때문이다. 메스를 넘겨주면 교수들이 편할 거라 생각할 수 있지만 오히려 심적으로 더 힘들다. 하지만 교육을 생각해서 되도록 전공의들에게 기회를 많이 주려 한다. 개인적으로 더 의욕을 보이는 전공의들도 있다. 퇴근 시간이 돼서 집에 보내도 밤이나 새벽에 특정 수술이 있으면 본인을 꼭 불러달라고 하기도 한다.
 
방윤식: 수술 기회뿐만이 아니다. 우리 의국은 교수님들이 환자를 보는 과정에서 전공의들이 제시하는 의견을 무시하지 않고 존중해주신다.
 
최유신 : 전공의들에게 결정권을 많이 주는 편이다. 급한 상황에서 검사 등이 필요하면 전공의들이 자체적으로 결정을 내려서 하는 게 맞지 않겠나.
 
- 외과의 경우 수술보조 인력(PA∙SA)과 전공의의 관계 설정 문제가 화두가 되기도 한다.

최유신: 의정사태 이전부터 우리 의국이 잘 해왔던 것 중 하나가 그 부분이다. 절대로 간호학에 없는 부분은 PA에게 넘기지 않았다. 교수들이 좀 힘들더라도 원칙을 지키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어떤 병원에서는 전공의가 복귀하면서 담당하는 환자가 줄어드니, 나머지 환자를 PA가 전공의와 동일하게 보게 했다고 한다. 그건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물론 보조인력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의학적 판단을 하는 건 결국 의사다. 그런 부분이 제대로 정리되지 않으면 전공의들이 당장은 편하게 느낄지 모른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그런 의국에서 수련을 받으려 하지 않을 거다.
 
- 근무시간 단축 등 수련환경의 변화가 환자안전 측면에서는 어떤 변화를 가져왔나.

방윤식: 연속근무가 24시간으로 제한되면서 당직을 서면 다음날이 오프다. 예전에는 다음날에도 근무를 해야 하니 당직 중 새벽에 간단한 콜이 오면 아무래도 힘이 든 게 사실이었다. 하지만 의국 전공의들에게 물어보면 이제는 환자가 별 문제가 없더라도 새벽에 직접 찾아가서 상태를 확인하게 됐다고 한다. 다음날이 오프이니 부담이 줄어든 것이다. 환자안전 측면에서 확실히 도움이 된다.
 
최유신: 교수들은 당직을 서도 다음날 오프가 없다. 그러다 보니 오히려 전공의들과 달리 새벽에 환자를 보고 오기가 힘에 부친다.
 
- 의국이나 병원 차원의 노력만으로는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정부의 지원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말해달라.
 
최유신: 대체인력이 핵심이다. 전공의 수련시간이 줄어들면서 이를 채울 인력이 필요해졌다. 지금처럼 대체인력, 교육에 대한 책임을 개별 병원과 교수에게 지우는 건 적절치 않다. 수련병원이 있어야 전공의들이 교육을 받을 수 있다. 그런데 병원들이 인건비가 부담돼 수련교육을 하지 않겠다고 하면 어떡하나. 그런 상황을 막기 위해선 병원과 교수들에게 던져놓을 게 아니라 수가나 인건비 지원 등을 해야 한다. 

무엇보다 외과 전문의가 되면 잘 살 수 있게 만들어주면 된다. 그러면 다 외과 전문의를 하겠다고 달려들 것이다. 물론 지금 외과 수련을 받는 젊은 의사들은 외과가 재밌고 보람이 있으니 선택했을 것이다. 하지만 외과 수련을 마친 전문의들이 충분한 보상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
 
방윤식: 의료전달체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 불필요하게 환자들이 수도권으로 쏠리다 보니 수련병원 간에도 교육의 질의 편차가 생길 수밖에 없다. 물론 내 가족이 아픈데 더 큰 병원, 더 유명한 병원으로 가고 싶은 마음은 이해한다. 하지만 장기적으론 우리 의료시스템에도 바람직하지 않은 현상이다. 정부에서 나서서 국민들을 설득하고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박민식 기자 (mspark@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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