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6.01.22 09:00최종 업데이트 26.01.2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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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달 동안 집에 못 가"…'60일 당직' 서는 전공의

[수련병원 블랙의국·모범의국] ② 지방 소재 A병원 B의국-60일 당직, 각종 행정업무에 교수 대신 의대생 시험 채점도

사진=챗GPT
전공의노조·메디게이트뉴스 공동기획 수련병원 블랙의국·모범의국 

정부의 무리한 의대증원 2000명이 촉발한 의정갈등은 의료 시스템과 환자들에게 큰 상처를 남겼지만, 전공의에 과도하게 의존했던 수련병원의 현실을 되돌아보게 만드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지난해 9월 전공의 복귀 후, 수련병원들은 그간 당연시했지만 실은 ‘당연하지 않았던 부분’들을 조금씩 바꿔가고 있다. 하지만 일부 병원에선 여전히 개선해야 할 사항이 많다는 지적도 쏟아진다. 메디게이트뉴스는 오는 2월 새로운 전공의법 시행을 앞두고 전국전공의노동조합과 함께 선정한 블랙의국∙모범의국의 시리즈 기사를 통해 수련현장의 현실을 조명한다. 

서울 소재 A병원 내과-1인당 환자 수 최대 100여명∙주 72시간 준수도 꼼수 동원
② 지방 소재 A병원 B의국-60일 당직∙대학원 반강제 등록까지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지방 A대학병원 B의국 전공의 1년차들은 입국 후 두 달동안 집에 가지 못한다. B의국은 신입 전공의들에게 60여일간 병원에서 숙식하며 일을 하게 하고 있어서다. 이른 바 ‘60일 당직’이다.

과거 수련병원에는 전공의 ‘100일 당직’이란 문화가 있었다. 전공의들이 업무에 빠르게 익숙해질 수 있게 100일 동안 병원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일하라는 취지인데, 사실상 감옥 생활로 불렸다. 

하지만 시대가 바뀌고 법이 바뀌며 과거부터 전해져 왔던 병원내 악폐습은 대거 사라졌다. 입국 후 100일간 당직을 서는 ‘100일 당직’ 문화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A병원에서는 이를 ‘완화’한 60일 당직이 여전히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B의국 소속 전공의 C씨는 “60일 당직 기간 동안 응급실에 환자가 몰려올 때는 2~3시간을 자는 경우도 많았다”며 “육체적, 신체적으로 너무 힘들었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B의국의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전공의들은 의국내 행정 업무를 맡을 직원이 없는 관계로 각종 행정 업무를 도맡고 있다. 심지어는 교수들이 해야 할 의대생들의 시험 채점, 성적 평가 등도 전공의들의 몫이다. 수련교육에 쏟아야 할 시간을 다른 업무를 보느라 허비하고 있는 셈이다.

대학원 등록도 사실상 강요 받는다. 4학기 등록금은 2000만원이 넘는다. 대학원 등록을 원치 않는 전공의도 마지 못해 등록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이 역시 과거 대학병원들 사이에서 만연했던 문화다. B의국에서는 예전부터 그래왔다는 이유만으로 여전히 ‘학위 장사’가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C씨에 따르면 전공의들은 각종 의국 행사에 반강제적으로 참여해야 하고, 졸국 시에는 회식비와 발전기금으로 500만원 상당의 금액도 내야 한다고 한다. 

그는 인터뷰 내내 ‘가족같은’ 분위기의 의국이라는 말을 몇 차례나 언급했다. 긍정적인 뉘앙스로 들리지 않았다. 

“가족같이 끈끈한 분위기가 자랑스러울 때도 있지만 잘못된 부분은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요. 인기과라는 이유로 여전히 악폐습들이 횡행하고 있는데, 후배들은 이런 일을 겪지 않았으면 합니다.”

박민식 기자 (mspark@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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