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6.02.03 07:27최종 업데이트 26.02.03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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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의대증원 당사자 전공의·의대교수, '580명 증원안' 수용 불가

협상 힘 싣던 의협 김택우 집행부 '내부 동요' 잡기 주력…투쟁 카드 만지작

대한의사협회 김택우 회장.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2027학년도 최소 580명 수준 의과대학 정원 증원이 거론되는 가운데, 최종 증원 규모 발표를 앞두고 의료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전공의, 의대교수 등 의대증원 정책 당사자들이 최근 내부회의에서 '580명 증원안' 수용을 사실상 거부하면서, 대한의사협회 김택우 회장의 정무적 판단 난이도가 험난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재 의협은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 발표 결과에 따라 '강경 투쟁' 카드를 고심 중이다. 

현실화된 의대증원에 의협, 내부 반발 최소화 노력 중  

3일 메디게이트뉴스 취재결과를 종합하면, 의협은 최근 의료계 내부 민심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의대증원 자체에 민감한 회원 정서를 고려해 최종적으로 일부 증원이 이뤄지더라도 내부 반발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는 문제의식이 작용한 것이다.   

이 때문에 실제로 의협 고위 임원급들 사이에선 '의대증원이 현실화되더라도 이를 내부에서 수용할 수 있도록 유연한 분위기를 조성해달라'는 지시가 전달되는 등 의협이 흔들리는 민심 잡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복수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사태에서 김택우 회장이 가장 경계하는 것은 '의미 없는 투쟁'이다. 최근 의대생, 전공의들이 현장으로 복귀해 2차 투쟁 동력이 상실되면서 결과를 담보할 수 없는 강경 노선에 목숨을 걸기 보단 '현실적 타협과 실질적 지원책을 담보한 협상'이 중요하다는 취지다. 

이런 이유로 김 회장은 그동안 강경한 발언 보단 상대를 자극하지 않는 선에서 대정부 협력과 상생을 중요시 해왔다. 

그러나 일반 회원들 정서는 반대로 움직이고 있다. 성분명처방, 검체수탁고시 문제에 더해 매년 580명에서 많게는 800명까지 의대 신입생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이대론 안 된다'는 위기의식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더 나아가 일각에선 의협 무용론까지 대두되면서 협회 자체를 해산시키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미래의료포럼은 지난달 28일 "특정 지도부의 문제가 아니다. 무려 100여년 전 만들어진 의협이라는 틀이 오늘날의 복잡한 의료 환경을 감당하기에 한계에 도달했다"고 지적했다. 

의대증원 당사자들 합의 없는 대정부 협상은 수임사항 위반?

강경한 일반 회원들 분위기를 반증하듯, 1월 31일 진행된 의협 전국의사대표자대회 역시 총파업 등 투쟁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대다수를 이뤘다. 

특히 대한전공의협의회 한성존 회장은 이날 "내부 설문 결과, 전공의 75%가 강경 대응이 필요하다고 답했다"고 알리며 선배들이 먼저 나서 목소리를 내달라고 호소했다. 

전공의 등 의대증원 정책 당사자들의 분위기도 강경하다. 

의협은 31일 대표자대회 직후 의대생, 전공의, 의대교수 대표 등이 참석한 비공개 연석회의를 개최했는데, 여기서 전공의와 의대교수 직역은 '580명 정원 증원안을 수용하기 어렵다'는 메시지를 의협 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전공의와 의대교수가 합의하지 않은 안으로 의협이 정부와 협상하는 것 자체가 의협 대의원회 수임사항 위반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는 점이다. 

대의원회는 지난 2024년 제76차 정기대의원총회에서 '의대증원 문제는 전공의, 의대생, 의대교수와 합의를 전제로 집행부 및 대의원회 운영위에 위임한다'고 수임사항을 결정했다. 
 
제76차 의협 대의원회 정기대의원총회 수임사항 내용.


투쟁 피하기 어려워진 의협, 셈법 복잡해졌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김택우 회장의 셈법은 복잡해졌다. 강경 투쟁에 회의적이지만 내부 분위기상 투쟁을 원천적으로 거부만 하기도 난처해진 것이다.   

의협 김성근 대변인은 1월 31일 대표자대회 종료 후 백브리핑에서 "의사 회원들이 받아들이기 힘든 (증원) 숫자가 나오면 단체행동 가능성이 열려있다. 단체행동은 전회원 투표를 통해 결정하겠다"고 투쟁 가능성을 일부 시사했다. 

다만 제시된 500명 대를 훨씬 뛰어 넘는 상당한 규모의 증원이 이뤄지지 않는 한 의협이 강경 투쟁 노선으로 선회할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 의협 집행부가 그동안 정부와 쌓아온 신뢰 자체가 깨질 수 있어 향후 회무 안정성이 훼손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무엇보다 투쟁 동력 자체가 많지 않다고 의협 스스로 평가하고 있다는 점이 결정적이다.  

실제로 김택우 회장은 대표자대회 2부 회의에서 "대표자들이 정말 회원들의 총의를 모으고 회원들이 합세해서 원하는 결과를 위해 투쟁하자고 한다면 투쟁에 나설 수 있다. 그러나 늘상 대표자들에게 물어보면 동력이 없다고 한다"고 말했다. 

한편 환자단체, 노조, 시민단체 등이 입을 모아 '580명 증원안 후퇴'를 주장하고 있다는 점은 정부의 증원 규모 결정에 있어 최대 변수다. 이들 단체는 보정심 회의 마다 정부가 의사 단체 눈치를 보느라 증원 규모를 줄이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보정심 제6차 회의는 오는 6일로 연기됐으며, 정부는 10일 전 최종 의사 수 증원에 대한 의사결정을 내릴 것으로 알려졌다. 

하경대 기자 (kdha@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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