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 위기종’ 외상외과 허윤정 교수가 펜과 피켓 든 이유…“또 다시 살리고 싶어서”
[특별인터뷰] 단국대병원 권역외상센터 허윤정 교수 “10년 걸쳐 개선된 외상의료 의정갈등으로 6개월 망가져"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지난해 3월, 창문도 없는 1평 남짓한 당직실에서 허윤정 교수(단국대병원 권역외상센터)는 조용히 피켓을 들었다. 한 달 전 정부가 발표한 의대증원 2000명 등 필수의료 패키지에 반대하기 위해서였다. 직전 일주일 동안 당직실을 떠날 수 있었던 건 이틀에 불과했다. 허 교수는 피켓을 든 사진과 함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심해로 가라앉는 필수의료의 갑판 위에서 허우적대다가 우연히 손에 조명탄을 쥐었다. 구조를 요청하기 위해 조명탄을 쏘아 올리려 한다”고 썼다. 어느덧 1년여가 흘렀지만 의정 갈등은 현재진행형이다. 그 사이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던 대한민국 의료는 빠르게 망가지고 있다. 허 교수는 여전히 당직실을, 권역외상센터를 떠나지 못하고 있다. 정부의 사직서수리금지 명령 때문이었을까. 허 교수가 수차례 냈던 사직서는 끝내 반려됐다. 허 교수는 지난달 그간 외상센터에서 일하며 겪은 일과 생각을 모아 ‘또다시 살리고 싶어서’라는 에세이를 출간했다. 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