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6.09.27 16:13최종 업데이트 26.09.27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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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헬스케어 트렌드] 김미영 동탄시티병원 행정원장 “AI 도입 15개월 만에 손익분기점…성과가 다음 투자로”

"영상진단부터 병동 모니터링·재활까지 AI 도입 확대…지역병원도 AI 실증 지원 필요”

미래 헬스케어 트렌드 컨퍼런스 '의료AI 도입 이후' 

의료 AI가 의료 현장에 본격적으로 도입되면서 새로운 질문이 시작됐다. AI를 도입할 것인가를 넘어, 실제 의료 현장에서는 무엇이 달라졌고 앞으로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다. 메디게이트뉴스가 9월 3일 서울 코엑스 컨퍼런스룸에서 주최한 ‘제3회 미래 헬스케어 트렌드 컨퍼런스’에서는 각 전문가 20명이 ‘의료 AI 도입 이후’를 주제로 병원·산업 현장 경험과 전망을 공유했다. 강연 기사 시리즈를 통해 의료 AI 도입 이후 달라지고 있는 의료 현장의 모습과 앞으로의 과제를 살펴본다. 

①이주영 국회의원 "한국은 의료AI 갈라파고스…권한은 없고 책임만 높아"
②서준범 국가AI전략위원회 AI기본의료소그룹장 "의료AI의 미래? 의료시스템 전반 전환"
③이현훈 서울대병원 교수 "KMed.AI, 의사국시 넘어 실제 진료현장으로…EMR 연동 본격화"
④양동현 서울아산병원 AI혁신지원실장 "의료AI 14종 사용 중, 진짜 문제는 도입 이후"
⑤차원철 삼성서울병원 실차장 "의료 AI, 좋은 모델 도입이 끝 아니다"…'ZEO Med 2' 만든 이유
⑥김중희 분당서울대병원 교수 "병원 도착 전부터 심전도 AI로 위험 평가…119 의료지도·이송 지원" 
⑦김지혜 HIMSS 한국지사장 "의료AI 성과, 환자 치료 결과부터 의료진 삶의 질·재정까지 평가해야"
⑧김미영 동탄시티병원 행정원장 “AI 도입 15개월 만에 손익분기점…성과가 다음 투자로”
 
동탄시티병원 김미영 행정원장이 ‘미래 헬스케어 트렌드 컨퍼런스’에서 ‘지역병원의 AI 전환, 기술이 아닌 혁신에서 시작’을 주제로 강연했다.

[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180병상 규모의 한 지역병원이 정부 지원 없이 인공지능(AI)을 도입해 MRI 검사시간을 기존 20~30분에서 5~8분으로 단축하고 15개월 만에 투자비용의 손익분기점(BEP)을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병원처럼 직접 AI를 개발하기 어려운 지역병원도 검사 병목과 환자안전 등 해결해야 할 문제를 명확히 설정하고 성과를 측정하면, 진료 품질과 병원 운영을 동시에 개선할 수 있다는 사례다.

동탄시티병원 김미영 행정원장은 지난 3일 메디게이트뉴스가 주최한 ‘미래 헬스케어 트렌드 컨퍼런스’에서 ‘지역병원의 AI 전환, 기술이 아닌 혁신에서 시작' 강연을 통해 지역병원의 AI 도입 사례와 정책 과제를 소개했다.

김 원장은 “기업은 새로운 기술을 만들고 대학병원은 연구와 검증을 담당하며 정부는 제도와 인프라를 마련한다”며 “실제 AI를 의료현장에 접목하는 역할은 지역병원이 담당해야 한다. 지역병원은 AI의 마지막 소비자가 아니라 AI가 실제 의료가 되는 첫 번째 현장”이라고 밝혔다. 

‘측정되지 않는 AI는 도입하지 않는다’…영상의학부터 시작

동탄시티병원은 경기 화성시 동탄신도시에 위치한 180병상 규모의 지역거점병원이다. 고난도 척추·관절 수술을 중심으로 영상의학센터와 건강검진센터, 돌봄의료센터, 응급실 등을 운영하고 있다.

병원은 AI 도입을 위해 임상·기술·행정 부서가 함께 참여하는 AI혁신위원회를 구성했다. 위원회는 AI 도입 전략과 실증 기준, 가이드라인, 직원 교육 등을 논의한다. 핵심 원칙은 ‘측정되지 않는 AI는 도입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환자의 예약과 접수, 진료, 검사, 치료, 입원, 퇴원 이후 관리로 이어지는 진료 여정 가운데 첫 번째 AI 적용 분야로는 영상의학을 선택했다.

검사가 지연되면 진단과 치료까지 늦어지는 병목이 크고, 영상 데이터가 DICOM 표준을 기반으로 비교적 잘 정제돼 있어 AI를 적용하기 수월하기 때문이다. 검사시간과 검사 건수, 장비 가동률, 대기시간 등 도입 효과를 객관적으로 측정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했다.

동탄시티병원은 2022년 AI 딥러닝 기술을 탑재한 GE헬스케어 MRI 장비 '에어 리콘 DL'·'소닉 DL' 등을 도입했다. AI를 활용해 검사시간을 단축하면서도 고해상도 영상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병원에 따르면 기존 평균 20~30분이던 MRI 검사시간은 뇌와 요추 검사 각각 5분, 무릎 7분, 경추 8분으로 줄었다. 이에 따라 검사 가능 건수가 늘고 예약 간격도 단축됐다. 환자가 좁은 검사실에 머무는 시간이 줄어들면서 폐쇄공포증이나 통증이 심한 환자의 검사 부담도 낮아졌다. 

검사시간 단축은 방사선사의 업무 효율과 장비 가동률 향상으로 이어졌다. 병원은 AI MRI 도입 비용의 손익분기점을 15개월 만에 달성했다고 밝혔다.

김 원장은 “AI 도입으로 효율이 생기고, 효율이 수익으로 연결되며, 그 수익이 다음 AI 도입을 위한 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AI 도입은 비용이 아니라 새로운 재원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미영 동탄시티병원 행정원장이 ‘제3회 미래 헬스케어 트렌드 컨퍼런스’에서 지역병원의 AI 도입 사례와 성과를 소개하고 있다. 

‘더 정확하게 보는 AI’에서 ‘환자를 놓치지 않는 AI’로

동탄시티병원은 MRI에서 확인한 성과를 바탕으로 CT와 초음파, 판독 보조, 질환 예측 등으로 AI 적용 범위를 넓혔다.

CT에서는 영상 노이즈를 줄이고 선명한 영상을 재구성하는 기술과 환자의 해부학적 위치를 분석하는 자동 포지셔닝 기능을 활용하고 있다. 초음파 검사에는 장기와 혈관을 인식하고 신장 크기 등을 자동으로 측정하는 기능을 적용했다.

흉부 엑스레이와 CT에서는 AI가 폐결절과 기흉 등 이상 소견을 탐지하고 병변 위치를 시각화해 의료진의 판독을 돕는다. 뇌 MRI 영상에서는 뇌 위축도와 백질병변 등을 정량화해 치매와 경도인지장애, 소혈관질환 평가를 지원한다.

AI 적용 범위는 병동으로도 확장됐다. 병원은 웨어러블 기기를 통해 입원환자의 심박수와 산소포화도, 심전도 등 생체신호를 지속해서 확인하고 이상 징후가 나타나면 의료진에게 알리는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김 원장은 “영상의학 분야의 AI가 더 정확하게 보는 AI라면 병동의 AI는 환자를 놓치지 않는 AI”라며 “의료는 사후 대응에서 사전 예측으로 바뀌어야 한다. 예측하고 예방해 환자를 보호하는 것이 AI가 환자안전에 기여하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도입한 AI 제품과 디지털 기술을 보면 ▲흉부 X-ray 판독 보조 '루닛 인사이트 CXR' ▲흉부 CT 분석 '에이뷰 LCS PLUS' ▲소아 골연령 평가 '마이본에이지' ▲CT 영상 재구성 '트루피델리티' ▲초음파 자동화 '오토 앱도미널 스위트 1.0' ▲심장 MRI 분석 '마이오믹스' ▲입원환자 실시간 모니터링 '씽크' ▲환자 상태 악화 예측 '바이탈케어'  ▲내시경 병변 탐지 '웨이메드 엔도' ▲보행·재활 평가 '뉴로게이트' ▲뇌 MRI 분석 '뉴로핏 아쿠아' 등이다. 

동탄시티병원은 GE헬스케어와 국내 의료 인프라와 IT 환경에 맞는 영상의학센터 커맨드센터 구축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상황을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검사 병목이나 병상 부족 가능성을 미리 예측해 업무 우선순위와 대응계획을 제시하는 병원 운영의 ‘두뇌’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향후에는 지난 3년간 약 900명을 대상으로 6500회가량의 방문진료를 시행한 돌봄의료센터의 경험과 데이터를 활용해 AI 적용 범위를 퇴원환자 관리와 재택의료, 지역사회 통합돌봄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김 원장은 “정부나 외부 기관의 지원사업에 선정돼 AI를 도입한 것이 아니다. 현장에서 성과를 내고 그 성과를 다음 투자로 연결해 지금까지의 결과를 만들었다”며 “지역병원은 실력과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면 살아남기 어렵다. AI 도입은 지역의료 수준을 높이고 안정적인 의료 인프라를 확보하는 중요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래의 병원은 병원 안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병원에서 집으로, 집에서 지역사회로 연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대형병원 중심 AI 지원, 지역병원 실증 플랫폼으로 넓혀야”

김 원장은 지역병원의 AI 도입을 가로막는 현실적인 장벽으로 초기 투자비와 IT 인프라, 구성원의 수용성을 꼽았다.

동탄시티병원은 신관 건립 단계부터 AI 도입에 필요한 시스템과 공간을 함께 기획했다. 의료진과 직원에게는 의료환경 변화와 AI를 주제로 교육을 시행하고, 각 부서가 필요한 AI를 직접 제안하고 활용하도록 했다. 실제 임상에서 도움이 된다는 경험이 쌓이면서 구성원의 참여도 자연스럽게 확대됐다는 설명이다.

김 원장은 지역병원의 AI 전환을 확산하기 위해 정부에 의료인력 대상 AI 교육, 병원 IT 인프라와 데이터 구축, 실증 단계 예산 지원, 지역 중소병원의 의료AI 실증 플랫폼 육성 등 네 가지 지원책을 제안했다.

특히 AI의 가치를 입증하기 전부터 건강보험 수가 적용 여부만 논의하기보다 실증 단계에서는 예산 방식의 지원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원장은 “현재 AI 구축과 지원은 대학병원과 대형병원 중심으로 이뤄지고 해당 기관 안에서 끝나는 경우가 많다”며 “지역병원도 실증 과정에 함께 참여할 때 의료AI가 실제 의료현장에 빠르게 뿌리내릴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AI 스마트병원은 AI가 많은 병원이 아니다. 의사가 더 좋은 진료를 하고 간호사가 환자에게 더 집중하며 환자가 더 안전하고 편안하게 의료를 경험하는 병원”이라며 “AI는 의료의 전문성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전문성을 더욱 빛나게 하는 기술이다. AI의 미래는 기술에서 시작하지만 의료현장에서 완성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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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운 기자 (wjo@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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