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이 공개한 환자경험 평가 의사 영역에서 비수도권 병원들이 상위권에 대거 이름을 올린 반면, 빅5 병원 일부는 상대적으로 낮은 순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환자경험 평가는 환자 중심의 의료문화 확산과 국민이 체감하는 의료 질 향상을 위해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에 1일 이상 입원했던 만 19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실시된다.
평가는 총 7개 영역으로 구성되며, 그중 의사 영역은 입원기간 중 담당 의사가 환자를 존중하고 예의를 갖춰 대했는지, 환자의 말을 경청했는지, 의사와 만나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는지, 회진시간에 관한 정보를 제공했는지 등이 평가 항목이다.
5일 메디게이트뉴스가 심평원이 공개한 360개 병원의 환자경험평가 의사 영역 점수를 분석한 결과, 인제대 해운대백병원이 96.45점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종합병원인 해운대백병원이 내로라하는 상급종합병원을 제치고 1위에 오른 것이다.
이 외에도 비수도권 소재 병원들의 선전이 두드러졌다. 점수 상위 10개 병원 중 수도권 소재 기관은 동국대 일산병원, 강동경희대병원, 한림대 한강성심병원 등 3곳에 불과했다. 상위 20곳으로 범위를 넓혀도 비수도권 병원이 11곳으로 절반을 넘었다.
특히 부산과 대구 지역 병원들이 10위권에 대거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대구에 위치한 계명대 동산병원이 96.09점으로 2위에 자리했고, 영남대병원은 95.17점으로 8위를 기록했다.
부산에서는 인제대 부산백병원이 95.84점으로 4위, 부산보훈병원이 95.56점으로 6위, 동아대병원이 95.02점으로 9위에 해당하는 성적을 기록했다. 해운대백병원까지 포함하면 부산 소재 병원 4곳이 상위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국내 대표 대형병원으로 꼽히는 빅5 병원의 점수는 상대적으로 저조했다. 뉴스위크지의 세계 최고병원 리스트에서는 상위권을 차지하는 빅5 병원들이 환자경험 평가 의사 영역에서는 예상보다 낮은 평가를 받은 것이다.
서울아산병원이 11위에 해당하는 점수(94.32)를 기록하며 빅5 중 가장 높은 자리를 차지했고, 서울성모병원은 18위(93.1), 삼성서울병원은 53위(90.01)였다. 반면 세브란스병원(85.82)과 서울대병원(85.01)은 의사 영역 전체 평균 점수(84.08)를 소폭 웃도는데 그치며 각각 123위와 145위로 100위권 밖에 머물렀다.
이 같은 결과가 나온 데 대해 의료계에서는 병원 규모, 중증환자 집중도, 의사 1인당 담당 환자 수 등과 함께 병원별로 상이한 관심도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환자경험평가 의사 영역은 담당 의사가 환자를 존중하고 예의를 갖춰 대했는지, 환자의 말을 충분히 경청했는지, 치료 과정과 검사·처치에 대해 이해하기 쉽게 설명했는지, 환자가 의사와 충분히 대화할 기회를 가졌는지 등을 환자가 직접 평가하는 항목이다. 의료기술이나 치료 성과를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입원 기간 동안 환자가 체감한 의사와의 의사소통과 신뢰 형성 수준을 측정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 때문에 의사 영역 결과는 병원의 진료 역량이나 중증환자 치료 수준과는 다른 양상을 보일 수 있다. 환자에게 충분한 설명을 제공하고 의견을 경청하며 존중하는 진료 문화가 얼마나 정착돼 있는지가 평가에 직접 반영되기 때문이다.
의료계 관계자는 “이미 환자가 많은 빅5 병원들의 경우 환자경험 평가에 대한 관심도가 상대적으로 낮을 것"이라며 “각 병원이 환자경험 평가에 관심이 있느냐 없느냐 여부가 평가 결과에 중요한 요소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