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5.08.28 12:27최종 업데이트 25.08.28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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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 찾은 이주영이 병원들에 전한 당부…"못하는 건 못한다 솔직히 말해야"

정부가 정한 '울타리' 안에서 해결해 보려 할 시점 지나…치료 불가능해진 구체적 사례들 지속 언급해줘야

개혁신당 이주영 의원이 22일 순천향대천안병원을 방문해 의료진의 얘기를 듣고 있다.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더 이상 못 한다. 할 사람이 없다’고 솔직하게 말해야 할 때가 됐다.”
 
개혁신당 이주영 의원이 지난 21일 ‘친정’인 순천향대천안병원을 방문한 자리에서 의료계가 정부와 국회로부터 적절한 지원을 끌어낼 수 있는 방안과 관련해 현실적 조언을 내놨다.
 
이 의원은 이날 최근 새 병원을 지으며 중환자실 전체를 1인실로 바꾼 순천향대천안병원 의료진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병원을 찾았다.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출신인 이 의원은 지난해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하기 전까지 10여년간 순천향대천안병원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에서 근무했다.
 
이 의원은 병원이나 학회가 정부에 지원을 요청할 때 지나치게 조심스러워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의 눈치를 보다 보니 실제 현장의 열악한 상황을 100% 전달하지 못하고, 이는 정부에 되레 변명의 여지를 줘 제대로 된 지원을 이끌어내지 못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 의원은 “현재 의료 시스템을 바꾸는 건 실제로 큰 문제가 부상하지 않는 이상 어려울 텐데, 국민과 환자도 목소리를 내야겠지만 의료계에도 책임이 있다”며 “사명감과 이해관계라는 구도에 갇히면 의료계의 목소리는 설득력을 갖기 어렵다. 과거엔 할 수 있었는데 이제는 할 수 없게 된 치료들에 대해 학회나 병원 차원에서 구체적 사례를 들며 지속적으로 얘기해줘야 한다”고 했다.
 
이어 “예를 들어 소아 기관지 내시경의 경우 현장에서 안 되고 있는 걸 뻔히 아는데 막상 병원들에 물어보면 다 된다고 한다. 실제론 기관 내시경은커녕 그냥 내시경조차 안 되는 곳도 많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외부에선 의료계가 탐욕적이라는 인식이 있는데 실제 병원을 다녀보면 정부가 정해준 울타리 안에서 어떻게든 만들어보려 하는 모습이 보인다. 그런데 한국 의료의 문제는 병원 단위에서 노력하고 의사들을 갈아 넣어서 해결될 시기는 이미 지났다”며 “’이제는 정말 못한다’라는 얘기를 냉정하고 솔직하게 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진짜 병원이 없어지는 걸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의료진과 함께 1인 중환자실을 둘러보고 있는 이주영 의원.
 
이 의원은 이날 10여년간 근무했던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도 방문해 옛 동료들과 인사를 나눴다.

특히 명확한 아이템을 잡고 수치화된 데이터를 함께 제시해야 정부를 설득하기 용이하다는 점도 언급했다.
 
이 의원은 “1인 중환자실처럼 구체적이고 작은 아이템이 필요하다. 특히 수치화할 수 있어야 기획재정부나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할 수 있다”며 “병원들이 논의해서 그런 아이템을 찾아서 알려주면 특화된 지원을 요청하기도 좋고, 통과도 훨씬 수월하다"고 했다. 
 
이 의원은 이날 순천향대천안병원 의료진이 중환자 진료인력 확보를 위한 정부의 지원금이 필요하다고 건의한 것과 관련해서는 “젊은 의사들은 정부가 지원금을 주는 과라고 하면 더 지원을 하지 않을 것”이라며 부정적 입장을 내비쳤다. 대신 중환자 전담 전문의가 하는 각각의 행위들에 대해 정당한 수가를 요청하는 게 맞다고 제언했다.
 
그는 “전담 전문의들이 하는 일 하나하나에 대해서 ‘우리는 일을 했으니 정당하게 돈을 받겠다’는 걸 명확히 주장해야 한다”며 “지원금을 받겠다는 얘기를 하면 할수록 거기에 돈이 책정되면 될수록 실제 일하고 있는 사람들의 가치는 폄하될 것”이라고 했다.

박민식 기자 (mspark@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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