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6.11.02 15:13최종 업데이트 26.11.02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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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수가 깎아 필수의료 지원…“지역의료 버팀목 무너질 수도”

바른의료연구소 "2.7조 투입·2.6조 절감, 실제 순증액 공개해야"

검사수가 인하 전 영향평가·손실 보전 촉구…"삭감 먼저, 보상은 나중"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정부가 검체·영상검사 수가 등을 조정해 확보한 재원을 지역·필수의료 보상 강화에 투입하는 방안을 추진하자, 오히려 지역의원과 중소병원의 진료 기반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검사 수익으로 저평가된 진료의 손실을 보완해 온 의료기관에 대한 영향평가 없이 삭감을 먼저 시행하면 지역의료의 공백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다.

바른의료연구소는 2일 입장문을 내고 보건복지부가 지난달 28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통해 발표한 건강보험 수가 구조혁신 이행방안에 대해 시행 전 검증과 실효성 있는 손실 보전을 촉구했다.

연구소는 진찰·입원·수술·마취와 분만·소아 진료의 보상을 강화해야 한다는 방향에는 동의하면서도, 다른 필수적인 진단행위의 수가를 대폭 삭감해 재원을 마련하는 방식에는 반대했다.

연구소는 "검사와 치료는 한 환자의 진료를 구성하는 연속된 과정"이라며 "검사를 통해 상당부분 수익을 보전하는 지역의원과 중소병원은 지역·필수의료를 지탱하는 핵심 기반"이라고 강조했다.

"연간 규모 단순 차액은 1000억원…실제 순증 재정 따져야"

연구소가 우선 문제 삼은 것은 정부가 제시한 투자 규모와 실제 추가 재정 투입 사이의 차이다.

입장문에 따르면 이번에 시행 일정이 확정된 연간 2조7000억원은 지난 6월 발표된 연간 3조6000억원 투자계획의 일부다. 나머지 9000억원의 시행시기는 추가 심의 대상으로 남아 있는 반면, 검체·영상검사 수가 조정과 위탁관리료 폐지를 통한 연간 2조6000억원 절감은 2027년 1월부터 시행하도록 했다.

연구소는 연간 인상액과 절감액을 단순 비교하면 차액이 약 1000억원에 그친다고 지적했다. 다만 실제 순증액을 확인하려면 항목별 시행월과 진료량, 조건부 보상 지급실적, 환산지수 연계재정의 포함 여부 등을 반영한 별도 산출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에 정부가 총투입액만 제시할 것이 아니라 재원별·항목별·시기별 순증액과 2027년 실제 집행 전망을 중복 없이 공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수가 인하와 보상 강화의 시행시기가 다른 점도 짚었다. 검사수가 인하와 위탁관리료 폐지는 내년 1월부터 적용되지만, 일반 수술·처치 지역 가산과 인구감소지역 진찰·입원 가산은 3월부터 적용된다는 것이다.

연구소는 "손실이 먼저 발생하고 보상이 뒤따르는 구조에서 생기는 공백을 의료기관이 감당하도록 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비판했다.

"초진료 12.6% 인상이 의원 수입 12.6% 증가 뜻하지 않아"

의원 초진진찰료 인상만으로 검사수가 인하에 따른 손실이 보전되는 것처럼 설명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연구소에 따르면 정부는 의원 초진진찰료를 올해 1만8840원에서 내년 2만1210원으로 2370원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재진 중심의 만성질환 진료기관과 검사 비중이 높은 기관은 수가 조정의 영향을 다르게 받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연구소는 "초진진찰료 약 12.6% 인상이 의원 전체 수입의 12.6% 증가를 의미하지는 않는다"며 초·재진 비율과 검사 위탁 비중, 진료과, 소재지에 따라 인상·삭감액과 추가 업무비용을 함께 계산해야 한다고 밝혔다.

검체검사 702항목과 CT·MRI 480항목의 수가 인하 근거도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정부가 비용 대비 수익이 150%를 넘는 검사를 조정 대상으로 제시했지만, 원가조사 표본의 대표성과 공통비 배분 방식, 장비 가동률, 지역별 검사량·인건비 차이 등을 검증할 자료가 이번 발표에 제시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연구소는 비용 대비 수익 비율이 원가 산정 방식에 따라 달라지며, 이를 의료기관의 실제 순이익률로 해석해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검사량이 많은 대형기관과 소량의 검사를 수행하거나 의뢰하는 지역기관의 비용구조가 다른 만큼, 독립적인 전문가 검증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검사결과 관리 연 최대 5600원…실제 업무비용 반영해야"

위탁관리료 폐지 이후 도입되는 임상결과 분석·관리료에 대해서도 보상 수준과 지속성을 문제 삼았다.

입장문에 따르면 요건을 갖춘 의원이 검사결과 분석과 관리를 제공하면 환자당 연 4회까지 회당 1400원을 받을 수 있다. 이 항목의 보상은 환자 1인당 연간 최대 5600원이다.

연구소는 검체 채취 전 환자 확인부터 검체 보관·인계, 부적합 검체 대응, 결과 확인, 이상소견 설명과 후속 진료까지 인력과 시간이 투입된다고 지적했다. 지속적인 질관리 의무에 비해 보상이 부족하고, 조건부 보상도 2년간만 시행하도록 설계됐다는 비판이다.

환자당 평균 검사 처방량의 적정성을 기관 보상과 연결하는 방식에 대해서는 과소 진료를 유도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중증도와 복합질환, 진료과 특성을 충분히 보정하지 않으면 필요한 검사를 많이 시행하는 기관이 불리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소는 실제 업무별 비용을 기본수가에 반영하고, 질 향상을 위한 추가 업무에는 별도 재정을 투입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임상적 예외 인정과 이의신청 절차도 보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환자 적은 지역일수록 가산도 적어…진료량 넘어 유지비 보장해야"

지역 가산에 대해서는 진료 건수에 비례하는 지원만으로 지역의료기관의 고정비를 감당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연구소에 따르면 이번 방안에는 비수도권과 수도권 취약지의 종합병원 이상 수술·처치에 10%, 인구감소지역 86개 시군구의 진찰·입원에 5%를 가산하는 내용이 담겼다. 그러나 환자가 적어 유지가 어려운 기관일수록 지원액도 작아지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일부 수술·시술 및 마취 보상이 종합병원 이상을 중심으로 설계된 점에 대해서도 같은 기능을 수행하는 의료기관이 종별에 따라 지원에서 배제되는지 재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연구소는 분만 수술·시술 인상이 모든 분만병원에 적용되고 소아 진찰 가산과 재활치료 인상도 포함돼 있어, 모든 지원이 대형병원에만 돌아간다고 평가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핵심은 이러한 보상으로 지역의원과 중소병원이 충분히 유지될 수 있는지가 검증되지 않았다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연구소는 검사수가 인하와 위탁관리료 폐지의 내년 1월 일괄 시행을 재검토하고, 기관별 순손실과 환자 접근성에 대한 사전 평가를 실시하라고 촉구했다. 손실이 집중되는 기관에는 별도 재정으로 보전책을 마련하고, 연간 인하 한도와 단계적 시행, 접근성 악화 시 조정 중단·재산정 기준도 제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아울러 초진뿐 아니라 재진·복합질환 진료의 기본보상을 정상화하고, 인구감소지역에는 필수인력과 시설, 대기체계의 유지비를 보장해야 한다고 밝혔다.

연구소는 "정부가 정책을 추진함에 있어 가장 면밀히 살펴보아야 하는 것은, 얼마를 아낄 수 있는지가 아니라 정책 추진 이후에도 환자가 가까운 곳에서 필요한 진료를 지속적으로 받을 수 있느냐 하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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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운 기자 (wjo@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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