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아주대병원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 전문의 9명 중 7명이 사직 의사를 밝힌 가운데, 소아응급 분야의 인력 양성 기반까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올해 소아응급의학 세부전문의 수련을 위해 학회에 등록한 전임의는 상·하반기를 합쳐 8명 수준에 그친다.
아직 실제 퇴직으로 이어진 것은 아니지만, 의료계에서는 경기 남부의 소아응급 진료 공백을 넘어 앞으로 이 분야에서 일할 의사를 누가 가르치고 길러낼 것인지를 걱정하고 있다.
대한소아응급의학회 박수현 공보이사는 29일 메디게이트뉴스와의 통화에서 "재발 방지와 같은 대책이 명확하게 이뤄져야 한다"며 "이런 전제 조건이 되지 않으면 앞으로 더 어려워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장을 지키는 의료진이 안심하고 진료할 여건이 마련돼야 후속 인력의 교육과 양성도 이어갈 수 있다는 취지다.
경기남부경찰청은 지난 7월 15일 아주대병원에서 치료받다 숨진 환아 사건과 관련해 9월 30일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 등을 압수수색했다.
의료계는 응급의료 현장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과도한 강제수사라고 반발하고 있다. 반면 경찰은 병원 측과 사전 협의하고 진료 차질을 최소화해 적법하게 영장을 집행했다는 입장이다.
지난 2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종합국정감사에서도 경기남부경찰청 광역수사단장은 진료 차질 등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답했지만, 의료계가 요구한 명시적인 사과는 하지 않았다.
소아응급의료는 소아 진료와 응급 진료의 부담이 겹치는 분야다. 박 공보이사는 "소아청소년과 의료진은 환자 상태가 급격히 악화할 수 있는 응급실 근무를 부담스러워하고, 응급의학과 의료진 역시 소아 환자의 진료와 보호자 설명에 어려움을 느낀다"며 소아응급을 두 진료과가 모두 부담스러워하는 "교집합"이라고 표현했다.
박 공보이사는 "이미 지원자를 확보하기 어려운 분야인 만큼, 이번 사태가 현장 의료진의 이탈에 그치지 않고 앞으로 소아응급을 선택하려는 의사들의 진로 결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라며 "전문의 자격을 딴 뒤 소아응급 분야를 추가로 수련하려는 인력 자체가 많지 않은 상황"이라고 했다.
소아응급 진료를 맡는 전문의들은 당장의 환자 진료뿐 아니라 후배 의료진의 교육도 맡는다. 이들이 현장을 떠나면 진료를 대신할 사람을 구하는 데 그치지 않고, 다음 세대의 소아응급 의사를 가르칠 기반까지 약해질 수 있다.
학회가 거듭 요구하는 핵심도 재발 방지다. 지금의 의료진을 붙잡는 것뿐 아니라 후배들에게 소아응급을 함께하자고 권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박 공보이사는 "저희는 다 나가겠다, 싸우겠다는 게 아니다"라며 "변화 없이 현장의 부담이 반복된다면 소아응급의료가 인력을 확보하지 못한 채 서서히 약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대한소아응급의학회는 30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압수수색에 대한 입장과 소아응급의료 현장의 우려를 밝힐 예정이다. 학회는 앞서 28일 성명에서 경기남부경찰청의 사과와 함께 '응급실 출동 및 현장 대응 가이드라인'을 11월까지 제정하라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