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6.10.28 14:12최종 업데이트 26.10.28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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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영"소아응급실이 죽임당하면 모두가 공범…교수들에 차마 남아달라 못해"

소아응급실 출신 이 의원 "의료진 향한 불신 나도 겪어 봐…열심히 일한 의료진까지 범죄자 취급하면 누가 남겠나"

소아응급센터 교수 출신인 개혁신당 이주영 의원이 경찰의 아주대병원 소아응급센터 압수수색에 대해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아주대병원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 교수 7명이 경찰의 압수수색 논란 끝에 사직을 결정한 가운데, 소아응급실 교수 출신인 개혁신당 이주영 의원이 "차마 남아달라, 돌아와달라는 말씀을 드릴 수가 없다"며 참담한 심경을 밝혔다.
 
특히 "소아응급실이 죽임을 당한다면 모두가 공범"이라며 의료진이 안심하고 진료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한 근본적인 인식 변화를 촉구했다.
 
이 의원은 28일 국회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7명 소아응급실 의사의 사직. 저는 이 일을 겪어 본 적이 있다"며 "그때는 CPR 한 번 해 보지 않은 누군가의 책상 위 '상상 정책'이었고 이번에는 영장과 카메라를 앞세운 '공권력'이었다"고 했다.
 
이어 "눈에 보이지 않는 불신과 공포를 견디지 못하고 끝내 사직한 저는 손에 잡히는 위험과 위협 앞에서 더는 어렵다고 말하는 분들에게 차마 남아달라, 돌아와달라는 말씀을 드릴 수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소아 환자들을 염려하지 않아서가 아니다. 이런 식으로는 아이들을 결코 구할 수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 의원은 경찰이 환자 사망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의료진을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압수수색 이전, 사건 당일 환자 진료를 마무리하기도 전에 경찰과 과학수사대가 들이닥쳤다고 한다. 국감 전날은 사건 당일 근무자 전체 명단도 요구했다고 한다"며 "그것은 해당 사건을 '치료 중 사망, 혹은 소생 불가'로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의료진이 환자를 죽였다'고 여기는 전제 하에서만 성립 가능한 절차"라고 주장했다.
 
이어 "아동학대도 의료진을 향한 폭언과 폭행도 무죄추정의 원칙을 적용받는데, 환자를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한 의료진에게만은 유죄추정의 원칙이 적용됐다"며 "참담함은 바로 그 지점에서 발생한다"고 했다.
 
특히 이 의원은 아주대병원이 중증 소아환자들을 적극적으로 수용해 온 병원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이번 사태에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이 의원이 인용한 보건복지부의 '2026년 권역응급의료센터 재지정 평가'에 따르면 아주대병원의 전원 환자 수용 분담률은 전국 1위, 중증 소아환자 안정화 치료 실적은 전국 2위다.
 
그는 "아주대병원은 수원과 인근 지역은 물론 경기도 전역과 넓게는 전국의 소아 환자를 가장 큰 열정과 적극성으로 용감하게 받고 지켜 온 병원이었다"며 "특정 병원만을 보호하라거나 특혜를 주라는 뜻이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저 정도로 열심을 다해 일하던 사람들까지 잠재적 범죄자 취급을 하면 그 일은 도대체 누가 할 수 있는 일이냐는 질문을 하는 것"이라고 반문했다.

소아응급실에서 10년간 근무했던 자신의 경험을 언급하며 환자를 살리지 못한 의료진이 겪는 고통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이 의원은 "결코 실패하지 않는 의사가 존재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나. 그러나 의료는, 아니 인체는 그런 식으로 작동하지 않는다"며 "저 또한 소아응급실에서 근무한 10년 동안 끝내 살리지 못한 환자가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러면 문을 닫고 5분 정도 혼자 운다. 그리고 세수를 하고 기다리고 있는 다음 환자에게 간다"며 "근무가 끝나면 그제서야 다시 잠잠히 며칠, 때로 몇 주를 홀로 애도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정감사장에서 광역수사단장이 진료를 방해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던 그 순간에도 응급실의 의사들은 대한민국의 어딘가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었을 것"이라며 "그리고 밤 근무를 마친 뒤 뉴스를 봤을 것"이라고 했다.

특히 전날 국정감사에서 경찰이 사과나 유감 표명을 하지 않은 데 대해 의료진에게 앞으로도 같은 일이 반복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준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정부는 말이 없고 국회는 말만 하고 경찰은 잘못한 게 없다며 여유롭게 미소를 지었다"며 "누군가가 병원에서 또 사망한다면 의사들은 앞으로도 유죄추정의 원칙하에 당연히 다시 압수수색의 대상이 될 거란 뜻을 국정감사장에서 분명히 밝힌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와중에도 각 병원들의 집행부는 몸을 사리기에만 급급하고 의료계 단체들은 불똥이 튈까 전전긍긍한다”며 “절망적이다. 소아응급실이 죽임을 당한다면 모두가 범인"이라고 강조했다.

[이주영 의원 기자회견 동영상 다시보기] 


이번 사건을 소아응급실만의 문제로 봐서는 안 된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이 의원은 "소아 진료이기 때문이 아니다. 모든 진료가 그렇다. 응급실이기 때문만도 아니다. 수술실과 중환자실은 물론 병동과 외래에서도 똑같은 무게의 일들이 일어난다"며 "의사만의 일도 아니다. 간호사도, 간호조무사도, 임상병리, 영상, 물리치료사들도 똑같은 마음으로 일한다"고 말했다.
 
또 "이번 사건은 물이 넘치는 마지막 한 방울이었을 뿐, 의료인들이 겪어 온 공포의 수위는 이미 코끝을 넘어선 지 오래"라고 지적했다.
 
정부가 추진하는 응급실 압수수색 관련 가이드라인 마련에 대해서도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의원은 "가이드라인에 대한 논의도 마찬가지다. 제가 낸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들은 모두 훼손돼 끝내 진의를 잃고 말았다"며 "자세하게 규정할수록 자세하게 망하고 정교하게 설계할수록 정교하게 망가진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경찰에 최초 수사와 압수수색이 결정된 법적 근거와 정황 증거를 명확히 제시하고, 집행 과정에서 최종 지시를 내린 결정권자와 그 권한 및 책임을 밝힐 것을 요구했다.
 
이 의원은 "병원은 살인현장이 아니라는 기본적인 인식, 의사는 환자를 살리기 위해 일하고 있다는 최소한의 믿음, 환자를 일부러 죽이는 의료진은 없다는 상식적인 전제"라며 "그것을 회복하지 않으면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는 없다"고 강조했다.

#개혁신당 # 이주영 # 아주대병원 # 소아응급센터 # 경찰 # 압수수색 # 사직

박민식 기자 (mspark@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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