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수탁기관 검사료 구분 지급…개원가 손실·검사 위축 우려 속 회당 1400원 조건부 보상 도입
사진=AI 생성 이미지
[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정부가 개원가의 반대와 충분한 보상·시행 유예 요구에도 검체검사 위탁관리료 폐지와 검사료 구분 지급을 내년 1월부터 시행한다. 가정의학과·내과·산부인과 등에서 검사 위축과 일차의료기관의 손실을 우려해 온 가운데, 정부는 거래 투명성과 검사 질 관리를 강화하겠다는 개편 방향을 유지했다.
보건복지부는 28일 제19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검체검사 위·수탁 조건부 보상 추진계획’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검사료의 10%를 산정하던 위탁관리료를 폐지하고,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위탁기관과 수탁기관에 각각의 역할에 해당하는 검사료를 직접 지급하는 것이 핵심이다.
기존에는 위탁기관이 검사료를 일괄 지급받아 수탁기관과 자체 정산했다. 정부는 이 과정에서 검사료 할인 경쟁이 발생하고 검사 질이 저하될 수 있다고 보고, 지급체계를 바꾸는 동시에 요건과 성과에 따른 조건부 보상을 도입하기로 했다.
개원가 “검체 채취·해석도 진료”…보상 확대·시행 유예 요구
개원가는 검사 선택부터 검체 채취·관리, 결과 해석과 치료 결정까지 맡는 위탁기관의 역할을 충분히 보상해야 한다고 요구해 왔다. 검사 수가 인하와 지급체계 변경을 동시에 추진하면 의원의 부담이 커지고 검사·진료 기능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다.
대한가정의학과의사회는 지난 9월 기자간담회에서 질 관리 강화를 내세우면서 수가를 낮추는 개편 방향을 비판했다. 검체검사는 진단과 치료로 이어지는 일차의료 진료과정의 일부인 만큼 단순한 수익 배분 문제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대한내과의사회도 이달 18일 검사 수가와 청구체계 개편에 따른 경영·행정 부담을 지적하며 충분한 손실 보상과 시행 유예를 촉구했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건정심 사흘 전인 25일에도 예방 진료 위축을 경고했다. 김재연 회장은 자체 시뮬레이션상 월 분만 100건을 시행하는 병원의 손실이 월 900만원으로 예상된다며, 심층상담료 등의 보상으로는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조건부 보상을 의원이 실제로 받을 수 있도록 설계하고, 2년 이후에도 유지하며 산부인과 검체의 특성을 반영해야 한다는 요구다.
정부 보완책은…결과 분석·관리 회당 1400원, 환자당 연 4회
정부가 제시한 보완책은 검사 질 향상에 필요한 요건을 갖춘 위·수탁기관에 2년간 조건부 차등 보상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의원급 위탁기관은 수탁기관 등과 검사 결과를 신속·정확하게 공유하는 체계를 갖추고, 만성질환자 등에게 결과 분석과 관리를 제공하면 ‘임상결과 분석·관리료’를 받을 수 있다. 회당 1400원으로 환자당 연 4회까지 산정한다.
모든 위탁기관에 일괄 지급하거나 검사 결과를 설명할 때마다 자동으로 산정하는 수가는 아니다. 환자당 평균 검사 처방량의 적정성 등 성과 수준에 따른 기관 단위 보상도 추진한다.
수탁기관에는 고난도·저빈도 검사와 의료취약지에서 의뢰한 검사에 대한 가산을 적용한다. 검체 관리와 검사 결과 보고 등 전 과정의 질 관리·절차 개선 성과에 따른 기관 단위 보상도 마련한다. 취약지 가산은 내년 3월 적용할 예정이다.
진료과별 손실 얼마나 메울까…시행 후 영향 점검
쟁점은 이러한 조건부 보상과 진찰료 인상 등 보완책이 검사 의존도가 높은 진료과와 소규모 의원의 손실을 얼마나 보전할 수 있느냐다. 임상결과 분석·관리료는 별도의 요건과 횟수 제한이 있는 만큼 기존 위탁관리료를 그대로 대체하는 보상으로 보기는 어렵다.
이날 건정심에서는 진료과별 손실과 보완책의 효과를 비교한 분석이나, 개원가가 제기한 행정 부담을 어떻게 줄일지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은 담기지 않았다. 정부는 검사 수가 조정 이후 분기별 모니터링을 통해 영향을 점검하고 추가 개선 방안을 발굴하겠다는 방침이다.
복지부는 “이번 개편으로 검체검사 위·수탁 보상체계가 투명해지고 위·수탁기관의 검사서비스 질이 높아져 환자에게 신속·정확하고 안전한 검사가 보다 적정하게 제공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