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슈 트론티네맙·J&J 포스디네맙·바이오젠 BIIB080·에자이 에탈라네투그 등 임상데이터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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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알츠하이머협회 국제컨퍼런스(AAIC 2025)가 27~30일(현지시간)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린다.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아밀로이드 베타(Aβ) 표적 항체치료제 레켐비(Leqembi, 성분명 레카네맙)의 연장 연구 48개월 결과와 출시 후 2년간의 리얼월드 데이터와 BBB 통과 셔틀 기술을 탑재한 새로운 항아밀로이드 항체치료제, 타우 표적 치료제 등 다양한 후보물질에 대한 임상 데이터가 공개될 예정이다. 국내 바이오 기업의 데이터로는 GSK 기술수출로 주목 받은 BBB 셔틀 플랫폼 기술과 BBB 표적 후보물질 등의 연구 성과가 발표된다.
로슈, BBB 투과율 높인 트론티네맙으로 초기 및 임상 전단계 환자 대상 3상 계획 공유
로슈 그룹(Roche Group)의 제넨텍(Genentech)은 항-아밀로이드 단클론항체인 간테네루맙(gantenerumab)을 기반으로 한 후보물질 트론티네맙(Trontinemab)의 현재 진행 중인 임상 데이터와 향후 계획을 공유했다. 간테네루맙은 모포시스(MorphoSys)와 공동 개발한 물질로 2022년 경증 알츠하이머병 환자 대상 3상 임상시험에 실패하며 개발이 중단됐다. 트론티네맙은 간테네루맙에 브레인셔틀(Brainshuttle) 기술을 적용하면서 뇌혈관장벽(BBB) 투과율을 높인 새로운 제형이다.
1b/2a상 임상시험인 Brainshuttle AD 연구의 1.8㎎/㎏ 및 3.6㎎/㎏ 용량 확장 단계 최신 결과에서 트론티네맙은 뇌 내 아밀로이드 플라크를 빠르고 강력한 감소세를 지속해서 보여줬다. 3.6㎎/㎏ 코호트에서 트론티네맙은 치료 28주 후 참가자의 91%에서 아밀로이드 수치를 24 센틸로이드 양성 임계값 아래로 감소시켰다. 로슈 측은 이 데이터가 총 타우, 인산화타우(pTau)181, pTau217, 신경과립단백질 등 알츠하이머병 바이오마커의 조기 및 유의미한 감소로 강화됐다고 설명했다.
올해 말 시작 예정인 초기 증상성 알츠하이머 환자 대상 트론티네맙 3상 TRONTIER 1 및 2 연구 설계와 알츠하이머병의 임상 전단계 환자를 대상으로 한 추가 3상 임상 계획도 발표했다. 이 임상은 인지 기능 저하 위험이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하며, 질병의 증상 단계로의 진행을 지연하거나 예방하는 것을 목표한다.
로슈 최고의학책임자(CMO)이자 글로벌 제품 개발 책임자인 레비 개러웨이(Levi Garraway) 박사는 "트론티네맙은 알츠하이머병의 생물학적 메커니즘을 뇌에서 더 효과적으로 표적화하도록 설계됐다"면서 "새로운 치료법과 첨단 진단 기술을 결합하면 더 조기에 잠재적으로 더 효과적인 개입이 가능할 수 있다. 초기 증상 단계와 임상 전단계 알츠하이머병 모두에서 3상 임상시험 계획을 진행 중이며, 이 질환의 진행을 지연시키고 궁극적으로 예방하는 것을 목표한다"고 말했다.
J&J, 타우 단백질이 질병 진행에 미치는 역할 강조…표적 포스디네맙 2b상 초기 데이터 소개
존슨앤드존슨(J&J)은 포스디네맙(posdinemab)의 2b상 Autonomy 임상시험의 초기 데이터를 발표할 예정이다.
포스디네맙은 알츠하이머병 특이적 pTau의 중간 도메인을 표적으로 설계된 단클론항체다. 신경세포에서 방출된 병리적 pTau에 결합해 다른 신경세포로 전파되기 전 중화하도록 설계됐다. 인비트로 및 인비보 비임상 연구에서 타우 전파를 감소시키는 데 유망한 결과를 보여줬다. Autonomy 연구는 초기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 중이며, 현재는 환자 모집이 종료됐다.
J&J 측은 "새로운 연구 결과는 타우 단백질이 질병 진행에 미치는 중심적 역할을 강조하며, 업계 선도적인 타우 표적 치료제 포트폴리오에 대한 신뢰를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게이츠벤처스(Gates Ventures)와 공동 설립한 공공-민간 파트너십인 글로벌 신경퇴행성 질환 프로테오믹스 컨소시엄(GNPC) 연구 결과를 소개한다.
게이츠벤처스 건강 및 생명과학 부문 매니징 디렉터인 니란잔 보세(Niranjan Bose) 박사는 "신경퇴행성 질환의 생물학을 이해하기 위해 대규모 다양성 데이터셋 구축 진전은 매우 느렸다. 우리는 GNPC가 대규모 발견을 가능하게 하는 방식을 공유할 예정이다"면서 "현재 초기 단계임에도 연구자들은 가장 많이 연구된 위험 요인 중 일부에 대한 새로운 통찰력을 발견하고 있다. 이는 GNPC가 발견을 촉진하고 새로운 표적을 밝혀내며, 알츠하이머병 및 기타 치매 환자의 치료 진전을 가속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바이오젠은 미세관 관련 단백질 타우 mRNA 표적 ASO, 에자이는 미세관 결합 부위 타우 표적 항체 개발 중
바이오젠(Biogen)과 에자이(Esai)는 레켐비에 대한 신규 데이터와 각각 개발 중인 타우 표적 후보물질에 대한 데이터를 공개한다.
레켐비는 알츠하이머병으로 인한 경도인지장애 또는 경증의 알츠하이머병 성인 환자의 치료제로 국내외에서 허가 받았다. 올해 1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레켐비 오토인젝터 자가투여 주사제 주 1회 유지요법에 대한 승인신청서 접수가 완료됐다. 자가투여 주사제가 승인되면 가정에서도 레켐비를 투여할 수 있고, 주사 주입 시간은 기존의 정맥 주사 1시간에서 약 15초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학회에서는 3상 임상시험인 Clarity AD 오픈라벨 연장 임상시험의 초기 4년 데이터, 피하제형의 유지 용량에 대한 데이터가 30일 구두 발표된다.
바이오젠이 개발하고 있는 BIIB080은 타우를 표적하는 안티센스 올리고뉴클레오티드(ASO) 치료제다. 이 후보물질은 미세관 관련 단백질 타우(MAPT) mRNA를 표적해 타우 단백질의 생성을 감소시키도록 설계됐다. 아이오니스 파마슈티컬스(Ionis Pharmaceuticals)와의 계약을 통해 전세계 독점권을 확보했으며, 현재 초기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2상 CELIA 연구에서 평가 중이다.
이번 학회에서는 CELIA의 참가자 기저 특성을 포함해 타우 표적 치료제 및 바이오마커에 대한 탐구 결과를 공유한다.
에자이는 미세관 결합 부위(MTBR) 타우 표적 항체인 에탈라네투그(etalanetug, E2814)를 개발하고 있다. 우성 유전성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대상으로 레카네맙과 함께 투여하는 DIAN-TU-001 NexGen 연구를 진행 중이며, 이번 학회에서 관련 데이터를 발표할 예정이다.
에자이 심층인간생물학학습센터 임상 책임자인 린 크레이머(Lynn D. Kramer) 박사는 "DIAN-TU-001 NexGen 임상시험은 레카네맙 치료를 배경으로 에탈라네투그를 투여해 알츠하이머병의 진행을 늦추거나 예방하는 효과를 탐구한다"면서 "다양한 임상 환경에서 이중 작용 메커니즘을 가진 레카네맙을 사용한 경험을 쌓고, 알츠하이머병의 진단과 치료를 개선하기 위한 새로운 방법을 계속 탐구함에 따라, 우리는 미래에 대해 희망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에이비엘, 그랩바디-B 비임상 데이터 구두 발표…큐라클, BBB 자체 표적하는 CU71 전임상 포스터 공개
국내 바이오텍의 연구 성과도 눈여겨볼 만 하다. 에이비엘바이오(ABLBio)는 BBB 셔틀 플랫폼 그랩바디-B(Grabody-B)의 비임상 데이터를 구두 발표할 계획이다.
그랩바디-B는 인슐린유사성장인자-1 수용체(IGF1R)를 표적해 약물이 BBB를 효과적으로 통과하고 뇌로 전달될 수 있도록 돕는 플랫폼 기술이다. 4월 GSK와 계약금 및 단기 마일스톤 1480억 원(7710만 파운드)을 포함해 최대 4조1000억 원(21억4010만 파운드) 규모의 그랩바디-B 플랫폼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에이비엘바이오 이상훈 대표는 "트론티네맙의 임상 결과 발표 이후 BBB 셔틀 기술에 대한 관심이 본격화되며 그랩바디-B에 대한 주목도도 높아지고 있다"면서 "이번 발표에서는 생쥐 모델을 대상으로 한 비임상 연구를 통해 확인된 그랩바디-B의 다양한 뇌 전달 경로를 중점적으로 다룰 예정이다"고 밝혔다.
큐라클(Curacle)은 CU71의 주요 전임상 연구 결과를 포스터 공개한다. CU71은 BBB 기능장애와 혈관 누수를 정상화함으로써 병의 진행을 억제하는 기전의 치료제로, BBB 자체를 표적 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큐라클 관계자는 "5xFAD 마우스를 대상으로 한 물체 인지 실험 및 수중 미로 실험에서 CU71은 대조군 약물인 도네페질(donepezil) 대비 우수한 인지기능 개선 및 장기 기억력 회복 효과를 나타냈다"면서 "병리학적 분석에서도 아밀로이드 베타 축적 감소, 신경염증 억제, 혈관 내피 접합 단백질(ZO-1, Claudin5) 발현 증가, RAGE(최종당화산물 수용체) 발현 감소 등 알츠하이머병 병태생리 전반에 걸쳐 유의미한 개선 효과가 확인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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