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 첸 교수 "호주 입원 환자 안전 시스템 'BTF'가 바꾼 병원…심정지·사망률 감소 효과"
[뷰노 글로벌 환자안전 서밋]② "기존 조기경보 시스템 환자 악화 30~50% 놓쳐…AI 예측 기술 결합으로 신속대응체계 진화"
뷰노 글로벌 환자안전 서밋 2026
뷰노(VUNO)가 지난 2월 7일 국내 의료 인공지능(AI)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글로벌 환자안전 서밋 2026(Global Patient Safety Summit 2026)을 열었다. 국제 신속대응시스템 학회(iSRRS)의 공식 후원을 받았으며, 중환자의학 전문의, 디지털 헬스 분야 연구자, 정부·공공기관 관계자 및 해외 전문가들이 참석해 각국의 AI 기술을 활용한 조기경보시스템(EWS)의 임상 가치와 향후 발전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특히 이번 서밋에서는 유럽중환자의학회(ESICM), 세계중환자의학회연맹(WFSICCM) 회장을 역임한 장-루이 빈센트(Jean-Louis Vincent) 교수, 국제 신속대응시스템 학회 초대 회장을 역임한 마이클 A. 드비타(Michael A. DeVita) 교수, 국가 조기경보 점수 NEWS와 NEWS2 개발을 주도한 브라이언 윌리엄스(Bryan Williams) 교수 등 전 세계 중환자의학 및 환자 안전 분야의 권위자들이 참석해 각국의 AI 기술을 활용한 신속대응시스템과 조기경보시스템의 임상 사례를 공유했다. 메디게이트뉴스는 각 강연의 주요 내용을 시리즈 형태로 게재한다.
잭 첸(Jack Chen) 교수는 AI 기반 환자 악화 예측 기술과 기존 대응 체계의 결합 필요성을 제시했다.
[메디게이트뉴스 이지원 기자] 표준화된 입원 환자 안전 시스템이 병원 내 심정지 발생 건수를 절반 가까이 감소하고 전체 사망률 개선에도 기여하는 등 환자 안전 체계를 변화시키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여기에 AI 기반 환자 악화 예측 기술이 더해질 경우 환자 안전 관리 수준은 더욱 강화될 수 있다는 제언이 이어졌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스대학교(UNSW) 부교수이자 심슨 보건서비스연구센터(Simpson Centre for Health Services Research) 연구 디렉터인 잭 첸(Jack Chen) 교수는 7일 뷰노가 개최한 '글로벌 환자안전 서밋 2026(Global Patient Safety Summit 2026)'에서 '호주에 도입된 입원환자 악화 대응 시스템 BTF(Between the Flags) 구축 사례와 임상적 효과(The Implementation and Evaluation of a Statewide Standardized Inpatient Safety System: Between the Flags(BTF) in Australia)'를 소개했다.
이날 그는 "환자 상태 악화를 조기에 인지하고 대응하는 표준화된 신속 대응 체계가 실제 임상에서 효과를 보였다"며, "향후 AI 기반 환자 악화 예측 기술과의 결합이 환자 안전 관리의 중요한 다음 단계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BTF는 성인 일반 병동을 넘어 산과, 소아, 응급 등으로 확장하면서 다양한 임상 환경에 대응 가능한 신속대응시스템(Rapid Response System·RRS)으로 발전해 환자 안전 관리 모델로 자리 잡았다"고 평가했다.
자료=잭 첸(Jack Chen) 교수 발표 자료 중 일부.
'BTF'가 바꾼 환자 안전…표준화 대응 체계로 심정지·사망률 감소
BTF는 병원 내 환자 상태 악화를 신속하게 인지하고 대응하는 표준 입원 환자 안전 시스템이다. 해당 시스템은 환자의 활력징후 변화를 색상 구간으로 구분해 단계별 대응을 유도한다. 구체적으로 정상 상태인 '블루존', 조기 경고 단계인 '옐로우존', 중증 위험 단계인 '레드존'으로 구분된다. 대응 단계는 크게 두 단계로 이뤄진다. '옐로우존'에서는 의료진의 임상 검토와 관찰을 강화하고, '레드존'에서는 신속 대응팀이 즉시 개입한다.
이러한 BTF는 실제 연구에서 효과가 확인됐다. 연구 결과 BTF 도입 이후 병원 내 심정지는 약 46~57% 감소했고 전체 사망률 역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예상치 못한 사망(unexpected death) 감소, 중환자실(ICU) 재원 기간 감소 등 긍정적 변화가 보고됐다.
첸 교수는 "특히 기존 대응 체계에서 개선이 제한적이었던 저위험 환자군에서도 사망률 감소 효과가 관찰됐다는 점이 중요하다"며 "환자 악화를 조기에 인지하고 대응하는 표준화된 시스템이 구조적으로 환자 안전을 개선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환자 안전 시스템이 단순한 조기 경보 도구가 아니라 조직 차원의 안전 관리 체계라는 점을 강조했다. 표준화된 대응 프로세스와 교육, 데이터 기반 평가가 결합될 때 환자 안전 효과가 지속적으로 유지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외에도 BTF는 의료진 교육, 거버넌스 체계, 데이터 기반 평가를 결합해 환자 안전 대응을 개별 의료진 판단이 아닌 조직 차원의 표준 프로세스로 운영한다. 특히 의료진 직급이나 담당 진료과와 관계없이 환자 상태 악화가 의심될 경우 누구나 대응 요청을 할 수 있도록 설계된 점도 특징으로 꼽힌다. 이를 통해 환자와 보호자 역시 필요 시 대응 요청이 가능한 구조를 마련하고 병원 내 위계로 인한 대응 지연 가능성을 줄였다.
첸 교수는 "이러한 구조가 환자 상태 악화를 조기에 인지하고 대응 시간을 단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강조했다. 기존 병원별로 운영되던 대응 체계를 주 단위로 표준화하면서 교육·정책·데이터 관리 체계를 통합했고, 이를 통해 의료진 간 공통 대응 기준을 마련했다는 것이다.
AI로 환자 안전 관리 강화…다변량 생체신호, 패턴 분석해 환자 악화 예측
특히 첸 교수는 AI 기반 환자 악화 예측 기술과 기존 대응 체계의 결합 필요성을 제시했다. 기존 활력징후 기반 규칙 중심 조기경보 시스템(NEWS, MEWS)은 일정 수준 효과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환자 악화의 30~50%를 놓치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AI 기반 예측 시스템을 도입할 경우 다변량 생체신호와 시간적 패턴을 분석해 기존 시스템에서 포착하기 어려웠던 환자 상태 변화를 보다 조기에 발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첸 교수는 "AI는 환자 상태 악화를 더 이르게 예측하고 의료진의 의사결정을 지원할 수 있는 중요한 도구가 될 것"이라며 "AI 기반 신속대응시스템을 임상에 적용하려면 어떤 수준의 성능과 결과를 수용할 것인지에 대한 기준 정립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기술은 의료진 판단을 대체하기보다 환자 안전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활용돼야 한다"며 환자 안전 관리에서는 기술뿐 아니라 조직 문화와 교육, 정책적 지원이 함께 작동하는 통합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