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의과대학 정원 증원 논의를 위한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 회의에 참석한 대한의사협회 김택우 회장 모습.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 운영위원회가 비상대책위원회 설치를 위한 임시대의원총회를 개최하기로 하면서 김택우 회장의 속내도 복잡해졌다.
비대위 설치 여부에 따라 김 회장이 회무 주도권을 잃고 최악의 상황엔 향후 의협 회장으로서 리더십 자체를 상실할 수 있는 위기 상황에 봉착했기 때문이다.
23일 의료계 등에 따르면, 일각에선 이번 비대위 설치가 김택우 집행부에게 긍정적이라는 시각도 있지만 비대위가 만들어지면 의협 집행부의 회무 능력이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일례로 비대위는 의대증원 문제에 국한된 회무와 예산 권한을 갖게 되지만, 외부적으론 의협 비대위원장이 새로 선출되면 사실상 의료계 대표라는 상징성이 의협 회장에서 비대위원장으로 옮겨가는 사례가 많았다. 즉 비대위로 인해 의협 회장의 대표성 자체가 상실될 가능성이 큰 셈이다.
또한 이번 정부의 의대증원 결정에서 파생된 의학교육 실사나 교육 정상화를 위한 여러 정책 논의 등 협의할 내용이 방대한 만큼, 회무 중심 축이 의협에서 완전히 비대위 쪽으로 넘어갈 가능성도 있다. 사실상 김 회장이 조기 레이덕에 빠지며, 차기 의료계 리더로서의 주도권 마저 잃게 될 수 있는 상황인 것이다.
의료계 관계자는 "비대위가 신설되면 현 회장과 임원들은 식물 집행부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비대위로 인해 김택우 회장이 의대증원 정책 책임에서 자유로워질 것이라는 분석도 있지만 전반적인 회무 기능 상실의 마이너스가 더 크다고 보인다"고 평가했다.
다만 현재로선 임총 개최와 비대위 구성을 위한 재적 대의원 과반 출석과 과반수 이상 찬성을 점치긴 이르다.
임총 개최가 일주일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급하게 열린 데다, 주말에 연휴가 포함돼 있다 보니 지역 대의원들이 대거 불참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반면 비대위가 무난하게 구성될 것이라는 평가도 존재한다. 한 의협 대의원은 "임총 개최 자체가 대의원 개인에 의해 발의된 것이 아닌 대의원회 운영위원회에서 대다수 의결에 따라 결정됐다. 특히 의대증원 결정 이후 지역 의료계 민심 자체가 크게 동요하고 있다는 점에서 비대위 구성이 상수로 평가된다"고 분석했다.
비대위 구성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비대위원장 하마평에도 관심이 쏠린다. 현재로선 차기 의협 회장 선거 출마 의사가 있는 후보군과 별개로 독립적이고 색체가 옅은 인물들 위주로 여러 검증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번 총회에서 회장에 대한 재신임 여부를 묻는 과정이 생략된 점에 대한 비판 여론도 존재한다.
의협 김경태 감사는 "이미 의대증원이 결정된 상황에서 비대위가 실질적으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회의적"이라며 "임총을 열자고 한 이유는 혼란을 키울 수 있는 비대위 보단 이번 의대증원 결정에 대한 책임 문제를 분명히 하고 회장 재신임 여부를 묻고 정리하자는 취지였다"고 말했다.
김 감사는 "집행부가 존재하는 상태에서 비대위가 들어서면, 현 집행부는 다른 회무 추진에도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결국 집행부와 비대위 간의 갈등으로 인해 의협은 혼란을 겪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