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6.04.10 07:00최종 업데이트 26.04.1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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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일, AI가 대신한다"…서울대병원, ‘에이전틱 AI’로 의료 혁신 선언

이형철 부원장 "진료는 의사, 연구·행정은 AI"…데이터·LLM·툴 결합이 핵심


[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당직표 작성부터 논문 초안까지, 병원 업무를 AI가 대신하는 시대가 현실로 다가왔다.

9일 대한병원협회 주최로 열린 KOREA HEALTHCARE CONGRESS 2026에서 이형철 서울대병원 헬스케어AI연구원 부원장은 사람처럼 판단하고 실행까지 하는 '에이전틱 AI(Agentic AI)'를 중심으로 병원 혁신 방향을 제시했다.

그는 기존 의료 AI가 특정 업무에 특화된 '단일 기능 모델'이었다면, 앞으로는 스스로 판단하고 실행하는 자율형 AI가 의료 현장을 바꿀 것이라고 강조했다.

병원의 정형화되지 않은 '롱테일 문제' 겨냥…여러 모델·도구 연결 중요

이 부원장은 병원 업무의 본질을 환자마다 다른 복합 상황에서 발생하는 '롱테일(Long tail) 문제'로 정의했다.

그는 "영상 판독이나 심전도 분석처럼 표준화된 영역은 기존 AI로도 해결 가능하지만, 실제 병원에서는 그 외의 복잡하고 다양한 업무가 대부분"이라며 "이러한 문제는 기존 방식의 AI 적용이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이어 "에이전틱 AI는 일부 정보만 주어져도 나머지를 스스로 판단해 해결할 수 있다"며 "병원 현장의 복잡성을 다룰 수 있는 첫 번째 기술"이라고 평가했다.

이 부원장은 AI 혁신의 핵심으로 ▲데이터 ▲대규모언어모델(LLM) ▲외부 도구(tool)의 결합을 제시했다.

서울대병원은 비식별 데이터를 국제 표준(FHIR) 형태로 제공하고, 다양한 의료기기 데이터를 API로 연결하는 ‘바이탈 DB’를 구축해 AI 활용 기반을 마련했다.

또한 국내 규제로 해외 AI 활용이 제한되는 상황을 고려해 오픈소스 모델을 의료 데이터로 파인튜닝하고, 의사 국가시험에서 높은 성적을 기록하는 의료 특화 AI 모델도 개발 중이다.

그는 "AI는 하나의 모델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여러 모델과 도구를 연결하는 '오케스트레이션'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환자 상태 확인부터 행정에 연구까지 병원 전 영역 자동화

에이전틱 AI는 이미 다양한 병원 업무에 적용 가능성이 확인되고 있다. 이 부원장은 "AI가 환자의 실시간 바이탈 데이터를 불러와 상태를 설명하거나, 진료기록 작성, 논문 검색, 임상 의사결정 지원까지 수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병리 판독 오류나 처방 오류를 사전에 탐지하는 등 환자 안전 관리에도 활용 가능하며, IRB 심사, 병원 인증 준비, 행정 문서 작성 등 반복 업무 역시 자동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병원에서는 하루 수만 건의 처방과 문서 작업이 발생한다"며 "이러한 업무를 AI가 보조하거나 대체하면 효율성이 크게 향상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 부원장은 AI가 의료 역할 자체를 재편할 가능성도 언급했다.

그는 "진료는 의료진이 담당하겠지만, 연구 영역은 AI가 상당 부분 수행하게 될 것"이라며 "연구 기획부터 논문 작성까지 AI가 수행하는 사례도 이미 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궁극적으로 병원 내 모든 구성원이 AI를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다만 그는 AI의 한계도 분명히 짚었다. LLM은 계산 오류나 사실과 다른 정보를 생성하는 '할루시네이션(hallucination)' 문제가 존재하며, 이를 그대로 의료에 적용할 경우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부원장은 "AI가 그럴듯한 답을 내놓더라도 실제로는 틀릴 수 있다"며 "의료 현장에서는 반드시 검증 시스템과 전문가의 판단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운 기자 (wjo@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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