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장세희 기자, 이민지 기자]국제유가가 7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인플레이션 우려가 확산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1년2개월 만에 장중 1200원을 넘어섰다. 삼성전자 주가가 올 들어 처음 7만원 이하로 떨어지는 등 코스피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증시 변동성과 경기지표 부진 등을 고려해 이날 기준금리를 0.75%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1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196.0원에서 출발해 오전 10시5분 1200.4원을 기록, 연중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장중 기준으로는 지난해 7월28일(1201.0원) 이후 약 1년2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유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에 위험자산 기피 심리가 강화됐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삼성전자 주가도 처음으로 7만원 선이 무너졌다. 증시도 동반 급락하면서 코스피는 연 최저점으로 밀렸다. 이날 오전 10시17분 기준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2300원(3.22%) 떨어진 6만9100원을 기록했다. 외국계 증권사인 C.L.S.A와 C.S 창구에서만 각각 1000만주 이상 매도물량이 쏟아질 만큼 외국인들의 매도세가 주가를 끌어내렸다. 삼성전자 주가가 7만원 밑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12월3일 이후 처음이다.
코스피와 코스닥지수 모두 동반 급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같은 시각 코스피는 1.83%나 떨어지며 2900선을 위협받고 있으며 코스닥은 1.65% 밀리며 937대까지 떨어졌다.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3500억원 이상, 코스닥에서 1000억원 이상 순매도를 했다. 코스피200 선물도 4900억원 이상 순매도했다.
국내 금융시장 불안은 인플레이션 우려와 함께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한국 증시는 미국 9월 고용 쇼크와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 등 대외 불확실성을 소화하면서 하락세를 보일 것"이라며 "달러화 강세가 재차 출현하고 있다는 점도 환율 변화에 민감한 외국인 수급 여건에 부정적인 환경을 조성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원화 약세가 수입 물가를 끌어올리면서 추가적인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날 한은 금통위도 금융시장 불안을 감안해 현재 연 0.75%인 기준금리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금통위는 지난 8월 26일 15개월 만에 처음 0.25%포인트 올린 바 있다.
하지만 이번 회의에선 최근 부진한 경기 지표와 변동성이 매우 커진 증시 등을 고려했다. 다음 달 회의에선 추가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
장세희 기자 jangsay@asiae.co.kr
이민지 기자 ming@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