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5.10.20 09:37최종 업데이트 25.10.20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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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땅한 치료법 없는 '의식장애', tDCS가 가능성 보여줬지만…

의식장애 특성상 대규모 RCT 어려워 '난관'…국립교통재활병원 김태우 교수 "남용 우려 없고 안전한 기술, 신속 도입 가능해야"

국립교통재활병원 재활의학과 김태우 교수.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대안이 마땅치 않은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법이 실제 활용될 수 있도록 혁신의료기술 제도의 유연성이 필요하다.”
 
국립교통재활병원 재활의학과 김태우 교수는 17일 서울 강남구 뉴로핏 본사에서 열린 의료기기 산업 전문기자단 간담회에서 “현재 뚜렷한 치료법이 없는 의식장애 환자의 경우 경두개 직류 자극(tDCS)이 합병증 우려가 적으면서도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대안”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교수는 이날 인공지능(AI) 기반 개인 맞춤형 경두개 직류 자극(tDCS)으로 1년 이상 지속된 최소의식상태(MCS) 환자가 회복한 임상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최소의식상태는 의식장애의 한 형태로 대뇌 손상이 원인이다. 자신이나 환경에 대한 간헐적, 제한적 자각을 보이며 현재까지 근거 기반의 치료법은 제한적이다.
 
김 교수 연구진은 환자의 뇌 MRI를 기반으로 뇌 전기자극 치료 계획 소프트웨어 ‘뉴로핏 테스랩’을 활용해 뇌 자극 치료 목표 영역에 최적의 전기장이 생성될 수 있게 전극 위치 및 자극 강도를 설계했다. 총 10회의 치료가 진행됐고 이 기간 표준 재활치료도 함께 이뤄졌다.
 
치료 전 수정된 혼수 회복 척도 점수(CRS-R)가 3점이었던 환자는 tDCS 치료 종료 후 CRS-R 점수가 17점으로 높아졌다. 치료가 끝난 지 2달 뒤에는 영양을 공급하는 비위관을 제거하고 입으로 식사를 할 수 있게 됐고, 6개월 뒤엔 보조를 받아 보행 훈련을 시작할 정도로 상태가 호전됐다.
 
김 교수는 “혼수 상태에 가까운 환자가 의식을 되찾고 식사와 보행을 하게 된 건 뇌 질환 연구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주목할 만한 케이스”라고 했지만, 해당 기술이 언제쯤 실제 임상현장에서 의식장애 환자에게 활용될 수 있을지는 장담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의식장애의 경우 환자 수가 많지 않고 환자군도 균질하지 않아 대규모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RCT) 진행이 어렵다는 점이 새로운 치료법 도입을 어렵게 하는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 해당 기술은 현재 뇌졸중 상지 재활에 대해서는 혁신의료기술로 지정돼 임상현장에서 쓰이고 있는 상태다.
 
김 교수는 “새로운 의료기술이 도입될 때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남용과 안전성 문제”라며 “tDCS는 남용 우려가 없고 안전한 비침습적 방법인 데다, 한 번 치료할 때 줄기세포처럼 막대한 비용이 드는 것도 아니다. 게다가 의식장애 환자는 별다른 치료법도 없어 새 치료법 도입에 대한 사회적 요구도도 높은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이런 기술에 대해서는 사례별로 검토해서 임상연구 수준을 다른 기술보다 완화해서 조금 더 빨리 도입될 수 있게 해줘야 한다. 그게 혁신의료기술 제도의 원래 취지라고 생각한다”며 “의식장애 환자들의 경우는 숫자도 적고 환자들이 의식이 없는 상태이다 보니 새로운 치료법 도입 등에 대해 목소리를 내줄 환자단체도 없다. 사회가 조금 더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박민식 기자 (mspark@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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