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5.05.08 07:01최종 업데이트 25.05.08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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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실리코 메디신 "초지능 AI로 노화 연구 혁신 꿈꾼다…수명 연장 기술 선도"

한국, 초고령화 사회 진입으로 노화 연구에 특화…AI 신약개발의 기술적 한계는?

인실리코 메디신 알렉스 자보론코프(Alex Zhavornokov) 대표.

[메디게이트뉴스 이지원 기자] 인실리코 메디신이 인간의 생애주기를 이해하는 초지능 AI를 통해 노화 속도를 조절하고 질병 예방에 나선다고 밝혔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과 충청북도가 공동 주최한 '바이오코리아 2025'가 7일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됐다.

이날 인실리코 메디신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인 알렉스 자보론코프(Alex Zhavornokov) 대표는 'AI와 로봇공학, 신약개발과 수명 연장의 미래'를 발표했다. 이어진 패널토론은 'AI 기반 신약개발: 기술 혁신에서 산업적 임팩트까지'를 주제로 진행됐다.
 
인실리코 메디신 알렉스 자보론코프(Alex Zhavornokov) 대표가 발표하고 있다.

인실리코 메디신 "인간 생애주기를 이해하는 초지능 AI 목표"…한국의 초고령화 사회, 노화 연구에서 경쟁력 가져

신약개발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는 가운데, 인실리코 메디신은 생성형 AI와 로보틱스 플랫폼을 통해 신약개발 속도를 높이고 비용을 절감하는 등 성공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인실리코 메디신의 '파마AI(Pharma.AI)'는 타겟 발굴부터 분자 설계, 전임상, 임상시험 등 신약 개발의 전 과정을 자동화하는 시스템으로, 13개월 안에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하고 전임상시험에 진입을 유도한다.

자보론코프 대표는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AI를 활용해 22개의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했다"며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하는 데 걸린 시간은) 짧으면 9개월, 길면 18개월이 걸렸다"고 말했다.

이어 자체 AI 플랫폼으로 도출한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 신약 후보물질 'INS018_055'는 임상 2상 시험에 진입했다고 부연했다.

인실리코 메디신은 신약개발 분야 중에서도 특히 노화에 집중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노화 원인을 발견해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하고, 노화 자체를 늦추거나 역행시키는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이날 자보론코프 대표는 노화를 단순한 자연 현상이 아닌,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조절할 수 있는 질병으로 간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노화는 거의 모든 만성질환의 주요 원인"이라며 "노화를 이해하고 지연시킬 수 있다면 다양한 질병을 동시에 예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자보론코프 대표는 인실리코 메디신의 최종 목표는 신약개발뿐 아니라 인간 생애주기를 이해하는 '초지능 AI'를 만드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최대 목표는 노화의 이해를 넘어 요람에서부터 무덤까지 인간을 이해하는 초지능 AI를 구축하는 것"이라며 "노화를 극복하고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인실리코 메디신은 다양한 오믹스 데이터(유전체, 전사체, 단백질체 등)를 활용해 인간의 생물학적 나이를 예측하고, 노화 관련 데이터를 질병, 표적 식별, 신호 전달 경로 모델링 등에 활용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노화 속도를 조절하고, 다양한 질환의 발병을 지연시키는 전략을 수립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자보론코프 대표는 한국의 초고령화 사회를 언급하며 "이제는 단순히 질병을 치료하는 단계를 넘어, 노화를 조절하거나 늦추는 접근이 필요하다.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고령화되고 있는 국가 중 하나다. 이는 노화 연구를 국가적 의제로 삼기에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은 빠른 전임상 시스템과 고급 인력을 갖추고 있어, 초기 검증에 특화된 파트너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며 "한국의 연구기관이나 기업이 AI 기반 후보물질을 신속히 실험하고 초기 데이터를 확보한 뒤,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 제약사와의 신뢰 기반 협력을 모색하는 방식이 이상적"이라고 부연했다
 
(왼쪽부터) 프로티나 윤태영 대표,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정재호 교수, 인실리코 메디신 알렉스 자보론코프 대표, 스탠다임 송상옥 대표, 갤럭스 석차옥 대표, 한국제약바이오협회 AI신약융합연구원 부원장

AI 신약개발의 기술적 한계와 극복 적략은?

이어진 패널토론에서는 AI와 로보틱스 기반의 신약개발 기술의 한계 및 극복 전략과 글로벌 제약사와의 협업을 위한 한국의 대응 전략 등에 대한 제언이 이어졌다.

갤럭스 석차옥 대표는 AI와 로봇 기술이 결합한 자율주행Autonomous) 실험실과 단순한 자동화Automated) 실험실의 차이를 언급하며, 자율주행 실험실을 실현하기 위해선 모듈화된 실험 장비 구성, 신뢰할 수 있는 예측모델, 생물학적 의미를 이해하는 AI 해석력이 동시에 갖춰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AI 기술이 신약개발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키고 있지만, 실제 신약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여전히 여러 장벽이 존재한다. 특히 글로벌 제약사와의 협업을 위해선 AI가 제안한 후보물질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

스탠다임 송상옥 대표는 "AI 신약개발 분야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지만,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며 "AI가 단백질 구조를 잘 예측한다고 해서 약이 바로 만들어지는 건 아니다. AI는 구조 설계를 제안하는 도구일 뿐, 실제 약물로 이어지려면 수많은 검증 과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송 대표는 글로벌 제약사 등과 파트너십을 맺는 건 비교적 쉽지만, 실제 약물 개발로 이어지는 경우는 드물고, 프로젝트의 연속성은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그는 "생태계를 리드하는 제약사를 만족시키는 협업을 이루긴 어렵다. 기술의 발전 속도보다 AI를 통해 얻고자 하는 기대감이 더 빨리 커지고 있기 때문"이라며 "이 때문에 프로젝트가 시작되도 지속되기 어렵다. AI가 상품성 있는 신약을 개발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회사는 파트너십을 장기적인 관점으로 이해하고 협업하는 관계를 맺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짧으면 2~3년, 길면 5년 안에 AI가 개발한 약물이 FDA 승인을 받을 것"이라며 "국내에서도 AI 신약개발 기업이 살아남을 수 있는 환경 조성되기를 바란다"고 부연했다.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정재호 교수는 데이터 해석의 한계를 지적했다.

그는 "DNA, RNA, 단백질 데이터는 스케일도 다르고 노이즈 구조도 다르다. 이에 대한 정보를 잃지 않고, 편향되지 않은 훈련 데이터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가 중요하다. 멀티모달 데이터를 활용하기 전 AI가 어떤 결과를 내놨는지 설명하지 못하면 연구로서 설득력이 없다"며 데이터 전처리 표준화 등의 검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프로티나 윤태영 대표는 한국의 병원 데이터 인프라에 주목하며, 이를 통해 임상역량을 강화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신약개발은 크게 4단계로 나뉜다. 단계별로 넘어갈 때마다 확률은 낮아진다. 독성 예측 등을 AI가 해결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확신이 없다. 특히 전임상에서 실제 환자 임상으로 넘어갈 때 신약개발 확률이 낮다"며 "글로벌 제약사처럼 임상 3상까지 끌고 가긴 어렵지만, AI 기반의 분자 설계와 전임상 검증에는 경쟁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한국은 빅5 병원 등에 데이터 아카이브가 잘 돼 있다. 미국과 중국보다는 가용 자원이 적지만, 이렇게 대량생산된 데이터를 활용하면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AI로 새로운 구조를 설계하고, 전임상까지 빠르게 검증한 뒤, 글로벌 제약사와 협력하는 모델이 현실적"이라고 제언했다.

이지원 기자 (jwlee@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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