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6개월 학교 떠났던 의대생들 "전원 복귀할 것…교육 현장 개선 위한 협의체 만들어야"
국회 교육위·복지위원장, 학사 일정 정상화 통해 의대생들 복귀 도울 수 있도록 대통령·정부에 건의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 이선우 위원장, 대한의사협회 김택우 회장, 국회 교육위원회 김영호 위원장, 보건복지위원회 박주민 위원장 모습.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의과대학 정원 2000명 증원 정책에 항의하며 약 1년 6개월 가량 의과대학을 떠났던 의대생들이 12일 "전원 학교로 돌아가겠다"고 밝혔다.
국회, 정부 등과 신뢰가 확립됨에 따라 최대한 빠르게 현장으로 복귀해 의학교육 정상화에 힘쓰겠다는 취지다.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 이선우 위원장, 대한의사협회 김택우 회장, 국회 교육위원회 김영호 위원장, 보건복지위원회 박주민 위원장은 이날 오후 8시 의협 강당에서 '의대 교육 정상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날 의대협 이선우 위원장은 "국회와 정부를 믿고 학생 전원이 학교에 돌아감으로써 의대 교육과 의료체계 정상화를 위해 힘쓰겠다"며 "지난 봄부터 국회와 활발히 소통하고 정부와도 신뢰, 문제의식이 확립됐다. 정부와 국회가 제시한 의학교육 정상화 방안을 신뢰하고 의정갈등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학생으로서 배움의 과정에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정부와 국회에 부탁한다. 교육과 수련현장 개선이 흔들리지 않도록 지속적이고 투명한 협의체를 만들어달라. 의대생도 (협의체에) 성실히 참여하겠다. 의료계 선배들에게도 부탁한다. 의학교육이 입은 피해가 복구돼 모든 학생들이 임상 경험을 쌓고 훌륭한 의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해달라. 이번 사태 동안 상처 받은 교수들과 학생을 포함해 학내 구성원 모두의 화해와 융합을 이끌어내겠다"고 다짐했다.
복귀하게 된 계기를 묻는 질의에 이선우 위원장은 "현 시점에 전 정부에서 잃어버렸던 신뢰 관계가 (국회, 정부와) 장기간 대화를 하면서 회복됐다. 특히 두 위원장님이 노력한 만큼 믿음에 부응하고 교육 현장에 복귀할 수 있는 관계가 됐다"고 답했다.
먼저 복귀한 학생들과의 문제에 대해서도 그는 "커뮤니티 내용은 실제 다수 사례 보다 소수 사례가 일반화돼 보이는 경우가 많다. 다수 학생들이 소수를 싫어한다는 이분법적 구조로 나타나는데 실제론 그렇지 않다. 학생들이 복귀할 경우 최대한 화해와 융합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날 의협도 의대 교육 정상화를 적극 지원하면서 의료의 정상화를 위해 정부와 책임 있는 논의를 지속하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오랜 기간 의료사태로 피해를 본 국민들에게도 사과했다.
의협 김택우 회장은 "의학 교육 회복을 넘어 더 나은 방향으로 혁신될 수 있도록 의협은 그 책임을 다하겠다. 우리는 오늘 회복이 과거 회기가 아닌 진짜 재건의 시작임을 알린다. 그러기 위해 다시 태어나야 한다. 이젠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드릴 때"라며 "1년 6개월 의료사태로 국민들은 말할 수 없는 피로감을 느꼈다. 그 고통을 누구보다 공감하며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국회 교육위 김영호 위원장은 "이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우리나라 의료시스템의 근간이 무너질 수 있다. 앞으로 의사를 길러낼 교육의 터전이 더욱 망가진다면 대한민국은 돌이킬 수 없는 의료 붕괴 위기에 직면하게 된다"며 "국회는 의대생들의 교육 정상화 방안이 조속히 마련될 수 있도록 정부와 함께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김 위원장은 "복귀한 의대생들이 불이익이나 불안을 겪지 않고 학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충분한 보호조치를 함께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국회 복지위 박주민 위원장도 "대통령님과 정부에 두가지 사항을 공식적으로 건의한다. 먼저 학사일정 정상화를 통해 의대생들이 교육에 복귀할 수 있도록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해달라"며 "전 정부의 무리한 정책으로 인해 초래된 의료 현장의 피해 복구와 중장기적인 교육 및 수련 환경 개선을 위한 협의체를 구성하고 당사자들의 참여를 보장해달라"고 요청했다.
박 위원장은 "전공의 수련 재개도 더 이상 늦출 수 없다. 국회, 의료계는 이해당사자들과 함께 실무 논의 단위를 신속히 구성해 구체적 방안을 마련하도록 노력하겠다"라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최우선의 가치다. 의대생 학사 정상화를 시작으로 국민 모두가 안심할 수 있는 의료 정상화의 길을 열어주시길 간절히 호소드린다"고 전했다.
한편 전날 의대 학장들로 구성된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는 회의를 통해 ‘의대생 1학기 유급 처리 후 내년 진급’이라는 큰 틀의 원칙에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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