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3.04.25 13:31최종 업데이트 23.04.25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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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아지는 바이오 기업 밸류에 투자 악순환…적극적인 SI 발굴과 운영비 최소화"

데일리파트너스 김용철 상무, 국내 바이오 투자시장 현황과 개선 방안 소개

사진 = 데일리파트너스 김용철 상무.

[메디게이트뉴스 서민지 기자] 지난 2021년 하반기부터 얼어붙기 시작한 바이오 투자 시장이 올해는 더욱 거센 한파에 직면했다. 

바이오기업들이 투자 위기를 돌파하고 신약개발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적극적인 기술이전과 공동연구를 통해 전략적투자자(SI)를 발굴하고 운영비를 최소화하는 등 선순환 구조 마련에 힘써야 한다는 조언이 나왔다.

데일리파트너스 김용철 상무는 25일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이 개최한 혁신신약 파이프라인 발굴사업 성과보고회에서 '제약바이오 벤처 투자 동향'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국내 바이오 투자 시장 현황을 보면, 지난 2019년에는 상반기에만 5000억원 규모를 돌파했으며, 신생기업 초기 투자와 SI, 주주배정 유증 확산 등 바이오투자가 확대하는 추세였다. 

이 같은 분위기는 코로나19 팬데믹 초기 2020년과  2021년 상반기에도 이어졌다. 2020년에는 시리즈A, 코스닥 등에 자본이 몰렸고, 하반기에도 대규모 투자 유치가 이어지면서 투자 호황기를 맞았다. 대부분 시리즈C단계에서 프리IPO를 동시에 하는 것이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2021년 하반기부터 바이오 투자 감소세가 이어졌고 기업 밸류도 낮아지면서 2022년부터 본격적인 투자 혹한기가 이어졌다. 투자금액이 대폭 감소하면서 올해는 비상장 바이오 투자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신약개발 기업 평균 밸류에이션과 조달금액을 보면 2018년~2023년 시리즈 A 평균 대비 2022년 6월 이후 평균값이 많게는 2분의 1, 적게는 3분의 1 수준에 그쳤다. 
 
자료 = 급격히 감소한 바이오벤처 투자 규모(데일리파트너스 김용철 상무 발표 자료 발췌).

김 상무는 "신약개발시 많은 비용이 드는데, 지금은 시리즈 A로 100억원을 모으기도 쉽지 않다"며 "지금은 100억원을 모으려면 6개 이상의 기관이 모여야 할 정도로 투자 금액이 축소돼 투자를 성공시키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상장(IPO)까지 되려면 밸류(가치)가 두 배씩 올라가면서 5000억원~1조원 정도의 규모가 되는 게 일반적이나, 지금은 조달 금액의 급격한 하락으로 이중 20~30% 정도만 조달되는 상황"이라며 "즉 신약개발에 드는 비용은 많아졌는데, 투자가 급격히 줄면서 마일스톤 속도를 늦추고 파이프라인 수도 줄이고 있다"고 밝혔다.

게다가 시리즈 투자 기간도 대폭 증가해 기존에 2~3달간 진행하던 것을 1년 단위로 해야 하는 것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초기 시리즈 단계에서 지나치게 밸류를 높여놨던 기업들이 추가 투자를 받기 어려워졌다고 설명했다.

김 상무는 "최근 가장 이슈가 700억원 규모의 시리즈B투자를 받은 기업이 올해 시리즈C를 해야 하는 경우다.  올해 최소 1300억원으로 열어야 하나 투자 규모 축소로 700억원 정도에 그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더욱 문제는 지난 라운드와 비슷하거나 더 적은 규모로 모집을 해야 하는데, 보통주 투자를 받은 경우다. 이 경우에는 시리즈C로 갈 때 디스카운트를 할 방법이 없어 모든 기관과 개인에게 동의받아야 해서 많은 이슈가 발생하고 있다.

김 상무는 "상황이 이렇다보니 자사(데일리파트너스)를 비롯 바이오VC 기관들이 신약개발 기업에 대한 투자를 줄이고 진단기기나 건강기능식품 기업으로의 투자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면서 "재무적투자자(FI)들이 신규투자와 기업발굴 활동이 위축되고, 신규 투자라운드의 앵커 투자자, 즉 공동투자자를 모으고 계약서를 관리하는 투자자 확보도 어려워졌다"고 했다.

이외에도 현재 국내 벤처캐피탈의 바이오투자시 목표 조달금액을 확보하기 어협고, 자금부족으로 인해 CMC를 못하고 임상시험계획(IND)도 어려워지면서 연구원 등 인력 유출과 파이프라인 마일스톤도 부족 등으로 신약개발과 기업 운영이 악순환되는 구조로 빠진다고 밝혔다.

이 같은 위기를 극복하고 신약개발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적극적인 국내 SI를 발굴하는 데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상무는 "투자와 공동연구, 기술이전 등을 통해 SI를 발굴해내는 데 힘써야 하며, 동시에 투자자들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구조조정, 인건비 축소 등 운영비를 최소화하려는 노력도 이어져야 한다"면서 "선두 파이프라인 이외의 파이프라인 개발 속도를 낮추고, 국가연구과제 등 다수의 연구과제 수주를 위한 노력이 이어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뿐만 아니라 "기술보증기금, 신용보증기금 등을 활용해 캐시아웃이 되지 않는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는 한편, 주주들에게 회사의 다양한 노력과 성과 등을 알리고 소통해 지속적인 투자가 이뤄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데일리파트너스는 바이오신약개발, 의료기기, 진단, ESG, 건기식 등 바이오섹터에 투자하는 VC로, 지난 2014년 10월 벤처캐피탈 라이선스, 2018년 8월 PEF 라이선스, 2019년 1월 엑셀러레이터 라이선스를 취득했으며 같은해 9월 TIPS 운영사로 선정됐다. 현재 투자심사역 13명을 비롯한 22명의 임직원이 근무하고, 30개 펀드, 3913억원을 운용 중이며 유망 바이오벤처 88개사를 투자 집행 후 육성을 지원하고 있다.

김용철 상무는 목암생명과학연구소 선임연구원,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 사업개발팀장을 거쳐 현재 데일리파트너스에서 벤처투자본부장·엑셀러레이팅본부장을 역임 중이다. 

서민지 기자 (mjseo@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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