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바이오협회, 비만치료제 전망 보고서 발표…"비만 치료 제공 방식 재정의할 이정표 나올 것"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전 세계적으로 비만 치료제 개발 열풍이 일고 있는 가운데, 올해 키워드로는 '경구용 GLP-1 도입', 'GLP-1의 첫 독점권 상실', '보험 정책 변화'가 꼽혔다.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가 4일 '세계 비만의 날'을 맞아 2026년 비만 치료제 전망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비만 치료제 분야에서 지난 2년간 전례 없는 모멘텀이 있었다"면서 "일라이 릴리는 비만약에 대한 전 세계적 수요에 힘입어 시가총액 1조 달러를 돌파한 첫 제약회사가 됐다"고 밝혔다.
또한 세계보건기구(WHO)는 2025년 12월 비만 치료에 GLP-1 의약품 사용에 관한 첫 글로벌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비만을 만성 질환으로 인식하고, 성인이 장기 비만 치료에 GLP-1 길항제를 사용할 것을 권고한다.
이탈리아는 비만을 만성적이고 반복적인 질병으로 공식 인정한 세계 최초의 국가가 됐으며, 이는 유럽 전역의 보상 정책이 여전히 분열돼 있는 상황에서 획기적인 조치로 평가받고 있다. 2025년 11월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릴리와 노보 노디스크와 계약을 발표해 GLP-1 체중 감량 약물의 월 비용을 1000달러 이상에서 245달러로 낮췄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러한 진전에도 예상됐던 2025년 이정표 몇 가지는 실현되지 못했다. 2025년 1월 초안으로 발표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비만약 지침은 아직 최종 확정되지 않았으며, 유럽의약품청(EMA)은 2016년 지침을 아직 업데이트하지 않았다. WHO가 GLP-1 치료제를 필수 의약품 목록(EML)에 포함시켰지만 이는 당뇨병 적응증에 국한됐다.
보고서는 "2026년에도 경구용 GLP-1의 첫 도입, GLP-1 수용체 길항제에 대한 최초의 특허 독점권 상실, 미국에서 비만을 단독 적응증으로 메디케어 처방목록에 포함 등 새로운 사례들을 보게 될 것이다"면서 "이러한 이정표들은 비만 치료 제공 방식을 재정의하며, 2026년과 앞으로의 시장 방향을 결정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위고비(Wegovy)로 판매되고 있는 노보의 세마글루티드는 올해 여러 국가에서 특허가 만료되기 시작한다. 여기에는 인도, 캐나다, 중국, 브라질, 튀르키예 등이 포함돼 있으며, 이들은 전 세계 인구의 40%, 비만 성인 인구의 약 33%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보고서는 "제네릭 제품이 시장에 진입함에 따라 가격 역학은 가격과 접근성을 재구성할 것이다"면서 "사용자에게는 이것이 민간 시장의 확장으로 이어질 수 있고, 지불자에게는 공공 환급을 위한 저렴한 진입구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노보는 지난해 11월 FDA에 더 높은 용량인 세마글루티드 7.2mg의 허가신청서를 제출했다. FDA의 국가 우선 바우처(CNPV) 프로그램 덕분에 신속하게 결정을 받게 돼 2026년에 고용량 세마글루티드가 공급될 것으로 예상된다.
경구용 제품으로는 노보가 지난해 12월 FDA로부터 위고비 정제를 허가받은 뒤 올해 초 상업적 출시를 시작했다. 릴리가 개발하고 있는 올포글리프론은 올해 FDA의 국가 우선 바우처 프로그램을 통해 4월 승인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며, 허가되면 노보와 경쟁하게 된다.
보고서는 "비만 치료제에 있어 2026년은 '경구용의 해'가 될 것으로 예상되며, 비만 약물 접근성과 환자 선호도에 있어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다"면서 "몇 년간 주사제가 우위를 점한 후, 경구 제형은 콜드체인 요구가 없어 순응도와 사용 편의성 면에서 게임 체인저로 부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새로운 파이프라인 역시 활발하게 개발되고 있다. IQVIA에 따르면 2025년 5월 기준 개발 중인 비만 치료제는 181개에서 10월 기준 193개 이상으로 늘었다. 새로운 작용 기전과 경구용 및 초장기 작용 주사제와 같은 다양한 투여 경로로 개발 중이다. 월 1회 투여와 같은 초장기 작용형 주사제는 현재의 주간 주사 패러다임을 넘어, 유지 전략의 중심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화이자의 멧세라 인수와 같이 비만 시장의 거래 열풍도 이어지고 있다.
보고서는 "보건 정책 발전은 2026년 내내 하나의 추세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더 많은 국가들이 비만을 만성 질환으로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비만약에 대한 구조화된 보상 체계로 나아가면서 국가 차원에서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이어 "스페인 보건부 장관은 2026년 글로벌 비만 상황점검 정상회의(2026 Global Stocktaking Summit on Obesity)를 스페인이 개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스페인이 현재 예방에 중점을 두고 있지만, 정책 논의에는 치료 접근성도 포함돼 비만약을 국가 계획에 통합하는 움직임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특히,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비만치료제 약가 및 보험 정책 변화는 글로벌 벤치마크에 계속 영향을 미치고 지불자 협상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