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6.08.27 15:37최종 업데이트 26.08.27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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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정맥류 ‘입원 기준’ 놓고 학회-개원의사회 온도차…“획일적 잣대 안 돼”

흉부외과의사회, 대법원 판결 확대해석 경계…“환자·마취·수술법 따라 판단, 기준 논의 참여해야”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최근 하지정맥류 수술 후 입원치료를 둘러싼 분쟁을 막기 위해 대한정맥학회가 유관 학회들과 입원 적정성 권고안을 마련한 가운데  학회와 개원 현장의 온도차가 나타나고 있다.

대한심장혈관흉부외과의사회는 학회가 마련한 환자와 의료기관의 개별 상황을 배제한 획일적 기준이 보험금 지급 거절의 근거로 활용될 수 있다며, 의료기관의 진료환경과 환자의 개별적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획일적.강제적 기준설정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

대한심장혈관흉부외과의사회는 26일 성명을 통해 “하지정맥류 수술의 입원 필요성은 보험사의 비용 절감 논리가 아니라 환자의 의학적 필요성과 안전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개별 사건 판결인데…“모든 하지정맥류 수술에 적용해선 안 돼”

이번 논란은 대법원이 지난 6월 하지정맥류 수술을 받은 환자의 입원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본 원심을 심리불속행 기각으로 확정하면서 시작됐다.

해당 환자는 이틀간 병원에 머물며 첫날 오른쪽 다리, 다음 날 왼쪽 다리에 각각 정맥폐쇄술을 받았다. 법원은 수술시간과 치료 경과, 입원 중 처치 내용 등을 고려할 때 의사의 지속적인 관찰과 관리 아래 치료에 전념할 필요성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의사회는 이 판결이 특정 환자의 진료 내용과 보험약관을 토대로 입원 여부를 판단한 개별 사건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모든 하지정맥류 수술에 입원이 불필요하다는 일반적인 의학 기준을 제시한 판결은 아니라는 것이다.

의사회는 “수술시간이 짧았거나 수술 전후 별도의 처치가 많지 않았다는 점 등을 모든 환자에게 일률적으로 적용해 입원 필요성을 부정하는 것은 판결 취지를 지나치게 확대해석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수술의 필요성과 입원의 필요성은 별개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프로포폴 등을 이용한 진정·마취가 시행되면 혈압 저하와 호흡 억제, 무호흡, 저산소증 등이 발생할 수 있어 수술 후 의식 회복과 호흡, 산소포화도, 혈압, 맥박, 출혈 및 통증 등을 관찰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의사회는 “수술시간이 짧으니 입원이 필요 없다는 식의 판단은 환자 안전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것”이라며 “환자의 상태와 마취·수술 방법, 위험요인에 따라 수술 후 일정 시간 의료진의 관찰과 관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5개 학회 권고안 나왔지만…개원의사회 “논의 참여 보장해야”

이런 상황에서 최근 대한정맥학회는 대한혈관외과학회와 대한외과학회, 대한심장혈관흉부외과학회, 대한입원의학회 등과 함께 하지정맥류 수술 후 입원치료의 객관적인 기준을 마련하기 위해 ‘하지정맥류 수술 입원 적정성 권고안’을 내놨다.

권고안은 비교적 경증이거나 위험요인이 낮은 환자를 원칙적으로 입원 대상에서 제외하는 대신 고령이나 전신질환, 마취 위험요인, 일정 수준 이상의 정맥질환, 정맥절제술·발거술 동반, 재발 수술 등의 경우 입원 적정성을 인정하도록 했다.

수술 후 출혈이나 혈종, 보행 장애, 지속적인 오심·구토, 요폐, 조절되지 않는 통증 등이 나타나면 환자 상태에 따라 입원치료로 전환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개원 현장을 대표하는 심장혈관흉부외과의사회는 의료기관별 진료환경과 환자의 개별 특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기준이 강제적인 보험금 심사 잣대로 활용될 가능성을 경계했다.

의사회는 “하지정맥류는 심장혈관흉부외과 전문의들이 오랫동안 진단하고 치료해 온 대표적인 혈관질환”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향후 수술과 입원 기준을 마련하는 과정에는 실제 하지정맥류를 진료하고 수술하는 대한심장혈관흉부외과의사회가 반드시 참여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수술비 차이만 부각하면 의료 본질 왜곡”

더불어 의사회는 하지정맥류 비급여 수술비의 의료기관별 편차를 둘러싼 보도에도 우려를 나타냈다.

최근 하지정맥류 비급여 수술비가 의료기관에 따라 10만원에서 1700만원까지 차이가 난다는 내용이 알려지면서 과잉진료 논란이 불거졌다. 대한정맥학회는 회원 의료기관의 수술비를 조사·공개하고 적정 진료비 범위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의사회는 하지정맥류 치료비에는 초음파 검사와 치료재료, 소모품, 마취, 의료진 인력, 시설, 환자 감시 및 수술 후 처치 등 다양한 요소가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최저·최고 금액만 단순 비교해 의료기관의 진료가 비싸거나 과잉이라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의사회는 “불필요한 과잉진료를 옹호하지 않는다”면서도 “환자 안전을 위해 필요한 수술 후 관찰과 입원까지 보험금 지급이나 비용 절감의 관점에서 획일적으로 부정하는 것 역시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하지정맥류 입원 여부는 환자의 의학적 필요성과 안전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며 “앞으로 수술 및 입원 기준을 마련하는 모든 논의에 참여해 의료현장의 전문적인 판단이 반영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정맥류 # 대한심장혈관흉부외과의사회 # 대한정맥학회

조운 기자 (wjo@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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