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전공의 모집에서 전체 지원자 11명 중 10명 수도권 쏠림…지방 지원율 3.3% 그쳐
정원 0명에 지원자 1명인 병원은 탄력정원 적용 병원. 자료=대한산부인과학회, 재가공=메디게이트뉴스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최근 하반기 전공의 모집에서 산부인과 지원율이 24.4%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방은 지원자가 단 한 명에 불과해 가뜩이나 취약한 지역 분만 인프라 붕괴가 더욱 가속화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25일 메디게이트뉴스가 입수한 산부인과 2026년도 하반기 전공의(레지던트 1년차) 지원 결과에 따르면 전체 정원 45명에 지원자는 11명으로, 지원율은 24.4%를 기록했다.
모집에 나선 전국 수련병원 가운데 정원을 채운 곳은 5곳뿐이었고, 지원자가 한 명도 없는 병원이 대다수를 차지했다.
특히 지원자들의 특정 지역 쏠림이 뚜렷했다. 전체 지원자 11명 중 9명이 서울 소재 병원, 1명이 경기 소재 병원에 지원했다. 수도권은 정원 15명에 10명이 지원해 지원율 66.7%를 기록했다.
반면 비수도권에서는 충북 소재 병원에 지원한 1명이 전부였다. 지방은 정원 30명에 지원자가 단 1명으로 지원율이 3.3%에 그쳤다. 수도권과 지방의 지원율 격차가 20배에 달한 셈이다.
문제는 이 같은 지역 간 격차가 향후 지방의 산부인과 전문의 부족과 분만 인프라 위축을 더욱 심화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산부인과 전공의 수련에는 4년이 걸리는 만큼, 당장 지방 수련병원에서 전공의를 확보하지 못하면 향후 해당 지역에서 활동할 전문의 공급 기반 자체가 약화될 수밖에 없다.
실제 산부인과 전문의 신규 배출 규모는 장기간 감소하고 있다. 최근 한국보건사회연구원 학술지 '보건사회연구'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신규 산부인과 전문의는 2003년 240명에서 2023년 103명으로 20년 사이 절반 이하로 감소했다.
전문의 감소와 맞물려 지역 분만기관도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장종태 의원실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5년 6월 기준 전국 250개 시∙군∙구 가운데 분만 가능한 의료기관이 한 곳도 없는 지역은 77곳(30.8%)에 달했다. 분만기관이 단 한 곳뿐이어서 해당 기관이 문을 닫을 경우 곧바로 분만 공백이 발생하는 지역도 60곳(24.0%)이었다.
최근에는 이 같은 우려가 실제 지역 의료공백으로 이어지는 사례도 나타났다. 경남 밀양에서 약 40년간 지역 분만을 담당해 온 유일한 분만 의료기관인 제일병원은 오는 31일 진료를 종료하고 9월 1일 폐업할 예정이다. 병원을 지켜온 60대 산부인과 전문의가 사직 의사를 밝힌 데다 70대 원장의 고령화, 출생아 감소에 따른 경영난까지 겹친 데 따른 것이다.
이처럼 지역 분만 인프라 붕괴가 현실화하면서 의료계에서는 단순한 수가 지원을 넘어 인력 확보와 법적 부담 완화를 포함한 종합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7월 전라지역 산부인과∙신생아 의료진으로 구성된 전라포럼은 대한산부인과학회와 정책포럼을 열고 ▲산과·신생아과 의료진 확보를 위한 지역필수의료복무제 도입 ▲비수도권 수련병원의 전임교원 확대와 전공의 대체인력 지원 등 전문의 양성체계 회복 ▲군의관∙공중보건의 긴급 지원과 전문 PA 제도 도입 ▲의료분쟁조정법 시행령 논의에 세부전문의 참여 ▲의료사고 법적 부담 완화 ▲NICU 및 분만의료에 대한 지역가산수가와 특별회계 신설 등을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