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정원 100명·500병상 교육병원 담은 완성형 계획서 제출…전남광주는 의대·병원 위치 못 정하고 지자체 의견서만
(위)경국대, (아래 왼쪽) 목포대, (아래 오른쪽) 순천대
[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2030년 개교할 신설 국립의대 유치전에서 국립목포대와 국립순천대의 통합이 불발되면서 국립경국대가 상대적으로 유리한 고지에 올랐다는 관측이 나온다. 경국대는 500병상 이상 교육병원 설립 등을 담은 구체적인 계획서를 제출한 반면,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의대와 대학병원 위치조차 합의하지 못한 채 지자체 차원의 의견서만 제출했기 때문이다.
23일 교육계와 지방자치단체 등에 따르면 경북도는 전날 국립경국대 의과대학 신설 추진계획서를 교육부에 제출했다. 반면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목포대와 순천대의 의견 조율에 실패하면서 지자체가 작성할 수 있는 3개 항목만 담은 의견서를 제출했다.
교육부는 앞서 2030학년도 지역 의대 입학정원 100명을 배정할 후보 지역을 경북과 전남광주 두 곳으로 압축하고, 지난 20일까지 지역 국립대학과 공동으로 의대 신설 추진계획서를 제출하도록 했다.
경북도는 지난 6일 교육부의 후보 지역 선정 공문을 받은 뒤 안동시와 예천군, 경국대, 전문가 자문단 등과 함께 계획서를 마련했다.
계획서에는 경북도청 신도시 내 13만362㎡ 규모 부지에 입학정원 100명 이내 의과대학과 500병상 이상 교육병원을 건립하는 방안이 담겼다. 의과대학 운영에 필요한 기초·임상의학 교원 112명 확보 계획을 비롯해 의대·교육병원 설치 및 운영 방안,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지원, 학생과 교원의 정주 여건 개선 방안 등도 포함됐다.
경북도는 열악한 지역 의료환경도 의대 신설의 근거로 제시했다. 경북의 인구 1000명당 의사 수는 1.42명으로 전국 평균인 2.28명에 크게 못 미치고, 중증응급환자의 지역 외 의료기관 이용률은 30.9%에 달한다.
중증응급질환 원내 사망률도 경북 전체는 9.8%, 경북 북부권은 11.8%로 나타났다. 전국에 상급종합병원 47곳이 있지만 경북에는 한 곳도 없다는 점 역시 의대와 교육병원 신설 필요성의 근거로 내세웠다.
경국대 인근에 위치한 SK바이오사이언스와 국제백신연구소 안동분원 등 바이오·백신 관련 기업 및 연구기관을 의대의 임상·연구 기능과 연계하는 방안도 추진계획에 담겼다.
교육부가 요구한 통합·단일계획서 끝내 못 낸 전남광주
반면 전남광주는 교육부가 요구한 핵심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다.
교육부는 전남광주에 목포대와 순천대의 통합을 전제로 통합대학 내 의대와 대학병원 위치를 합의하고, 하나의 공동 추진계획서를 제출하도록 요구했다. 통합하지 않은 목포대와 순천대가 각각 의대 신설을 신청하는 방식은 허용하지 않겠다는 취지였다.
교육부 의대교육기반과 관계자도 앞서 메디게이트뉴스와의 통화에서 “전남광주는 목포대와 순천대의 통합을 전제로 의대 신설 추진계획서를 제출해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목포대와 순천대는 제출 마감일까지 통합대학 본부와 의과대학, 대학병원 소재지를 둘러싼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두 대학은 2024년 11월 의대 신설을 전제로 대학 통합에 합의한 이후 14차례에 걸쳐 협상을 진행했지만, 의대와 대학병원 설치 지역을 놓고 충돌을 반복했다.
목포대와 서부권은 목포에 의대와 대학병원을 중심으로 한 메디컬타운을 조성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순천대와 동부권은 인구와 경제 규모, 응급의료 수요, 의료 접근성 등을 객관적으로 평가해 순천대 의대와 동부권 대학병원 설립을 결정해야 한다고 맞섰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중재에 나섰지만 합의를 끌어내지 못했다. 결국 전남광주는 의대 신설 필요성과 신청 정원, 지방자치단체 지원계획 등 지자체가 작성할 수 있는 3개 항목만 담은 의견서 형태의 서류를 교육부에 제출했다.
의대를 설치할 대학과 의대·대학병원 소재지, 교원 및 시설 확보 방안 등 대학 간 합의가 필요한 핵심 항목은 빠졌다. 교육부가 요구한 대학·지자체 공동 추진계획서가 아닌 만큼 제출 서류의 완결성과 심사 자료로서의 유효성이 쟁점이 될 전망이다.
2파전서 경국대 우위로…다만 ‘선정 확정’은 일러
당초 신설 국립의대 유치전은 경북과 전남광주의 치열한 경쟁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전남광주가 교육부가 제시한 통합 전제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면서 경국대가 사실상 반사이익을 얻게 됐다.
특히 경국대는 의대와 교육병원 위치, 정원, 교원 확보, 시설 건립, 지방자치단체 지원계획까지 포함한 단일 계획서를 제출했다. 이에 비해 전남광주는 의대 설립 주체와 위치조차 확정하지 못해 두 후보 간 준비도 차이가 심사 과정에서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경국대의 의대 신설이 확정됐다고 보기는 이르다. 이번 절차는 두 지역 가운데 한 곳을 반드시 선정해야 하는 경쟁 방식은 아니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제출된 계획서를 토대로 지역 내 의대 신설 필요성과 대학의 의학교육 역량, 의과대학·교육병원 건립계획, 교원 확보 가능성, 재정 투입계획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할 예정이다. 경국대의 계획이 신설 국립의대를 운영하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하면 대상 대학을 선정하지 않을 가능성도 열려 있다.
교육부 의대교육기반과 관계자는 “제출된 계획서를 검토한 뒤 기획단 회의를 거쳐 의대 신설 지역을 결정할 예정”이라며 “예정대로 이달 중 결정을 추진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일정과 결과는 회의가 끝나야 알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