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6.08.20 01:08최종 업데이트 26.08.20 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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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야간보호기관서 가정간호 제공하고 급여 청구한 병원…법원 “13억원 처분 적법”

“주·야간보호기관은 환자의 실질적 자택 아냐”…한 번 방문해 다수 이용자 간호하고 개별 방문료 청구, 수가체계에도 어긋나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노인 주·야간보호기관에서 제공한 가정간호는 건강보험 급여 대상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주·야간보호기관은 이용자가 장기간 입소해 생활하는 노인요양시설과 달리 하루 중 일정 시간만 이용하는 곳이어서 환자의 ‘실질적인 자택’으로 볼 수 없다는 이유다.

19일 서울행정법원은 최근 의료법인 A가 보건복지부 장관과 국민건강보험공단, 대전 유성구청장을 상대로 제기한 과징금 부과처분 취소 등 소송에서 A의료법인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고 밝혔다.

가정간호는 입원 후에도 계속적인 치료와 관리가 필요한 환자를 대상으로 의사 또는 한의사의 진단·처방에 따라 가정전문간호사 등이 환자의 생활공간을 방문해 간호·투약·주사·상담 등을 제공하는 제도다.

A의료법인은 대전에서 병원을 개설·운영하면서 소속 가정전문간호사를 노인 주·야간보호기관에 보내 이용자들에게 가정간호를 제공했다. 이후 가정간호 기본방문료와 검사료 등을 건강보험과 의료급여 비용으로 청구했다.

복지부는 현지조사를 통해 환자의 자택이 아닌 주·야간보호기관에서 시행한 가정간호는 급여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이에 A의료법인에 건강보험 과징금 9억9274만원과 의료급여 과징금 4442만원을 부과했다.

같은 사유로 건보공단은 요양급여비용 2억4802만원을, 유성구청장은 의료급여비용 1481만원을 각각 환수했다. A의료법인에 부과된 과징금과 환수액은 총 13억원에 이른다.

A의료법인은 주·야간보호기관도 장기요양 수급자들이 상당 시간 머물며 일상생활을 하는 곳인 만큼 실질적인 자택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하며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특히 2020년부터 시행된 개정 고시에서 가정간호 기본방문료 산정 요건 가운데 ‘환자의 자택을 방문해’라는 문구가 삭제된 것은 주·야간보호기관에서 이뤄진 가정간호도 급여 대상으로 인정하려는 취지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주·야간보호기관을 환자의 실질적인 자택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노인장기요양보험법상 주·야간보호는 수급자를 하루 중 일정 시간 동안 장기요양기관에서 보호하는 재가급여다. 별도의 자택에서 생활하는 것을 전제로 제공되는 서비스이므로 이용자가 상당 시간 기관에 머문다는 이유만으로 해당 기관을 자택과 동일하게 평가할 수 없다는 것이다.

주·야간보호기관이 원칙적으로 이용자를 24시간 이상 보호할 수 없고 침실도 갖추지 않아 숙박할 수 없다는 점도 판단 근거가 됐다. 이용자는 기관에 머무는 시간에만 식사를 제공받을 수 있어 모든 숙식을 해결하며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공간으로 보기 어렵다고 봤다.

법원은 주·야간보호기관을 장기간 입소하는 양로시설이나 노인요양시설, 노인요양공동생활가정과도 구분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앞서 양로시설과 노인요양시설 등을 입소자의 실질적인 자택으로 보고 해당 시설에서 가정간호를 제공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이들 시설을 자택에서 제외하면 장기간 입소한 이용자들이 사실상 가정간호를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반면 주·야간보호기관 이용자는 서비스를 받지 않는 야간이나 휴일에는 자신의 자택에서 생활한다. 따라서 주·야간보호기관을 급여 대상 장소에서 제외하더라도 자택에서 가정간호를 받을 수 있어 간호 공백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법원은 A의료법인의 가정간호 제공 방식도 제도의 취지와 수가 산정체계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A의료법인은 주·야간보호기관과 협약을 체결하고 매월 한 차례 이상 시설을 방문해 여러 이용자에게 가정간호를 일괄적으로 제공했다.

재판부는 “수급자의 개별적인 요청이나 특별한 필요에 따라 가정간호를 실시한 것이 아닐뿐더러 이 사건 병원의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방편에 불과해 가정간호의 본래 취지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가정간호 기본방문료는 가정전문간호사가 개별 환자의 자택을 방문하는 것을 전제로 방문 횟수별로 산정된다며 “주·야간보호기관과 협약을 맺고 한 번의 방문으로 여러 수급자에게 동시에 가정간호를 제공하는 행태는 급여비용 산정체계와도 맞지 않는다”고 했다.

2020년 개정 고시에서 ‘환자의 자택’이라는 문구가 삭제됐더라도 주·야간보호기관까지 급여 대상에 포함된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법원은 해당 개정이 기존 대법원 판례를 반영해 양로시설과 노인요양시설, 노인요양공동생활가정에서 이뤄진 가정간호도 기본방문료 지급 대상으로 명확히 인정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들 시설에서는 한 차례 방문으로 여러 입소자에게 간호를 제공할 수 있어 시간과 비용이 절감되는 만큼 기본방문료를 50%만 산정하도록 특례를 마련한 것이며, 주·야간보호기관에서의 가정간호까지 급여 대상으로 확대하려는 근거는 찾기 어렵다고 봤다.

A의료법인은 복지부가 조사대상 기간을 최대 36개월이 아닌 18개월로 정해 월평균 부당금액과 부당비율이 높아졌고, 결과적으로 과징금도 과도하게 산정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조사대상 기간이 복지부 현지조사 지침에 따라 설정된 만큼 자의적으로 단축된 것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조사기간을 최대 36개월까지 정할 수 있다는 규정은 추가조사를 허용하는 근거일 뿐, 제재 수위를 낮추기 위해 조사기간을 연장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원고의 부당청구 금액이 결코 작지 않고 병원의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주·야간보호기관에서도 가정간호를 제공한 것으로 보인다”며 “피고 장관이 과징금을 감경하지 않은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서울행정법원 # 주·야간보호기관 # 가정간호

조운 기자 (wjo@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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