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6.02.20 07:30최종 업데이트 26.02.20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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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내 자문 내용과 다른데?"…보험사가 보험금 지급 거부 위해 대학병원 교수 자문 왜곡·변조

의료 자문 핵심 내용 특정 실손보험사가 삭제·수정 사례 최근 연이어 발생…의료 자문 결과 객관성 확보 위한 절차적 장치 필요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실손보험사가 적절한 진료에 따른 수술과 입원이 이뤄졌다는 의료 자문에도 불구하고 보험금 지급을 거부하기 위해 의료 자문의 소견을 조작한 정황이 드러났다. 

20일 메디게이트뉴스 취재결과, A보험사는 최근 하지정맥류 수술을 위해 입원한 B환자의 보험금 지급 청구를 거절했다. 

이 과정에서 A보험사는 대학병원 교수인 C자문의에게 의료 자문을 의뢰했고 자문의는 적절한 진료와 수술, 입원이 이뤄졌다고 회신했다. 

C교수는 자문 회신을 통해 "환자는 명확한 임상 증상과 함께 양측 대복재정맥과 우측 소복재정맥에서 0.5초 이상의 역류가 확인돼 근본적인 수술의 적응증을 충족했다"고 수술이 적절했다고 판단했다. 

그는 또 "B환자의 입원은 오직 하지정맥류 근본치료술을 위한 것으로 당일 입원·퇴원하는 낮 병동 입원료가 적용됐다. 레이저 정맥폐쇄술과 같은 혈관 내 시술은 통상적으로 당일 수술과 당일 퇴원하는 낮 병동 형태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입원 기간 중 수술 직후 발생한 출혈 여부를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추가적인 경화 요법 및 압박 스타킹 착용 등 필요한 처치도 모두 이뤄졌다"고 입원의 적정성도 인정했다. 

그러나 문제는 해당 자문 결과 아래에 자문의가 직접 작성하지 않은 '정체 불명'의 문장이 추가되면서 불거졌다. 

B환자의 수술과 입원이 적절했다는 취지의 C교수 자문 결과 마지막 문장엔 "이는 실질적으로 외래 기반의 단기 입원 시술로 마취 회복 및 출혈 여부 관찰 후 퇴원이 가능한 표준적인 과정이다. 따라서 입원은 행정적 처리상을 의미한다. 입원이 필요한 내용은 확인되지 않는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해당 문구는 자문의인 C교수가 직접 작성하지 않은 것으로, 보험사가 자의적으로 최종 문구를 조작·왜곡해 보험금 거절의 이유로 삼은 것이다.  
 
사진은 A보험사가 의뢰한 B환자 의료 자문 내용이다. 그러나 자문의로 참여한 대학병원 교수는 해당 문구를 직접 작성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복수 관계자 등에 따르면, 이 같이 자문 결과가 변형, 왜곡되는 사례가 최근 유독 A보험사에서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C교수는 "황당하다. 내가 작성하지 않은 내용이 들어가 있다. 이건 문서 위조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또 다른 A보험사 자문에 참여한 종합병원 소속 D교수도 "입원이 적절하다고 서술했더니 그 부분은 삭제를 하라고 요청하더라”라며 "자문서 핵심 내용이 삭제·수정돼 자문의 의도와 다르게 결과가 변질돼 환자에게 통보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의료 자문 결과가 보험금 심사의 핵심 자료로 활용되는 만큼, 자문 내용의 원문 보존과 수정 이력의 투명한 공개, 자문의에게 최종본 확인 기회를 거치는 등 객관성을 확보할 수 있는 절차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의료계 관계자는 "보험사의 이익만을 생각해 자문의의 소견이 변형되고 독립성과 신뢰가 흔들릴 경우, 제도의 근간이 무너지고 그 피해는 결국 환자에게 돌아가는 셈"이라며 "이 과정에서 환자는 자문의제도 자체를 불신하게 되고, '상급병원 교수의 판단도 믿을 수 없다'는 식의 2차 불신과 갈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하경대 기자 (kdha@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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