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하지정맥류 수술 이후 보험금 지급을 거부하는 보험사 갑질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났다. 의학적 소견에 따라 적절한 진료가 이뤄졌지만 '합병증이 없는 상황에서 입원치료가 불필요했다'는 게 보험 지급 거부의 대다수 사유다.
반면 의료진과 환자들은 "수면 마취 이후 환자의 보행이 어려운 상황에서 경과 관찰이나 관련된 처치가 필요했다"는 입장이다. 비슷한 사례가 이어지자 일부 환자들은 보험금 지급 거부 보험사에 대해 금융감독원에 민원을 제기한 상태다.
29일 메디게이트뉴스 취재결과, A원장은 최근 하지정맥류 소견으로 내원한 환자 B씨에 대해 초음파 검사 및 하지정맥류 경피적기계화학폐쇄술과 정맥류 절제술을 시행했다.
환자는 수면 마취로 수술을 진행했고 수술 이후 곧바로 의식이 돌아오지 않았다. 의식이 돌아온 이후에도 의식이 명료하지 않고 보행이 불가능했으며 통증을 호소했다.
이에 의료진은 B씨를 입원실로 이동시켜 호흡기능 회복, 활력 징후 안정, 보행 확인, 배뇨 기능 확인, 다리 감각기능 확인, 수술 후 관리 교육 등 필요한 합병증 예방과 회복을 위한 입원 치료를 진행한 후 퇴원시켰다. 수술 이후 입원 치료는 3시간 45분 가량 진행됐다.
이후 B씨는 하지정맥류 수술에 대한 보험금 지급을 보험사 측에 요청했지만 거부됐다.
해당 보험사 하지정맥류 보험금 지급사유 조사대상 세분기준에 따르면 '보험사는 입원의 형식·실질적 입원 요건이 충족되는지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명시돼 있다.
이에 보험사는 대학병원에 해당 사건 의료자문을 의뢰했고 자문 결과, 환자 B씨에 대한 하지정맥류 수술은 필요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의무기록상 부작용이나 합병증 발생 기록이 없다는 게 보험금 지급 거부의 이유였다.
즉 수술 이후 합병증이 발생하지 않았음에도 불필요하게 입원치료가 이뤄졌다는 것이다.
당시 의료자문기록지를 살펴보면 "환자 하지정맥에서 0.5초 이상으로 혈류가 역류하는 소견이 보인다. 이는 만성정맥부전을 의미하며 이 경우 심부정맥혈전증, 정맥염 등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치료를 해야 하는 적응증"이라고 명시됐다.
또한 "B씨는 증상을 호소하고 있고 양측 대복재정맥과 우측 소복재정맥의 역류가 0.5초 이상 확인되고 있어 치료는 질병치료 목적이었다. 의무기록상 상기 환자의 경우 (수술 이후) 부작용이나 합병증이 발생됐다는 기록은 없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A원장은 이번 사건이 정상적인 의학적 소견에 따라 진행된 진료임에도 불구하고 보험사가 보험금 지급을 거절한 '보험사 횡포'라고 주장하고 있다.
A 원장은 "B씨가 입원해서 정상적으로 수술을 했고 입원하는 동안 경과기록지도 작성됐다. 의료자문에서도 '적절한 치료가 이뤄졌다'는 결과가 나왔지만 '합병증이 없었다'는 이유만으로 보험금 지급이 거절된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입원 결정은 주치의의 고유 권한이다. B환자의 경우 수술을 포함해 6시간 가량 병원에 입원했고, 치료 이후 바로 보행이 불가했기 때문에 퇴원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며 "단순 휴식을 위한 입원이 아닌 수술 이후 합당한 경과 관찰이나 관련된 처치와 치료가 이뤄졌고 이에 대한 의무기록이 정상적으로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럼에도 보험사는 '합병증이 없었기 때문에 안 된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 치료 결과가 좋았다는 이유로 입원 필요성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의학적으로 성립하기 어려운 논리다. 보험사 논리를 그대로 적용하면 치료가 잘 돼 합병증이 없으면 보험금 지급 대상이 아니고 오히려 합병증이 발생해야 보험금 지급 대상이 된다"며 "그렇다면 실손보험은 '위험을 대비하는 보험'이 아니라 '결과가 나빠야만 작동하는 보험'이 된다"고 비판했다.
대한정맥학회는 B환자와 같이 이유로 하지정맥류 수술 이후 정상적 진료에도 불구하고 보험 지급이 거부된 사례가 최근에만 전국적으로 30건 가량 발생한 것으로 파악했다. 모두 동일한 보험사였다.
학회 관계자는 "비슷한 사례가 한 보험사에서만 지속적으로 반복하고 있다는 점이 확인되면서 일부 환자들이 해당 보험사 사건들을 금융감독원에 민원 제기를 한 상태다. 학회 홈페이지에도 비슷한 사례에 대한 민원이 줄을 잇고 있다"며 "의사의 진료권이 왜곡되는 일이 지속될 경우 향후 학회 차원에서도 아마 조치가 있을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