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1.11.03 09:19최종 업데이트 21.11.03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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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과 의료가 만난 의료금융 플랫폼 '모우다'…믿을 수 있는 대출, 믿을 수 있는 정보

[헬스케어 CEO 인터뷰] 전지선 모우다 대표 "미국 교수직 그만두고 창업, 데이터로 병의원 신용대출 상품 개발"

모두다 전지선 대표는 의료와 금융을 포괄하는 의료금융 플랫폼을 선언했다. 
[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개원을 준비하는 의사 입장에서 대출을 받고 싶으면 어떤 절차를 거쳐야 할까. 보통 시중은행에서 전문직 대출을 받으면 된다. 하지만 요즘은 의사면허가 있더라도 시중은행의 대출 한도가 제한적이다. 병원을 다소 큰 규모로 개원해 장비나 시설자금이 더 필요하거나 여유있게 운영자금이 필요해도 자칫 대출한도에서 막힐 수 있다. 이럴 때 중금리 대출을 이용할 수 있는 의료금융 플랫폼 회사 ‘모우다(MOUDA)’가 등장했다.

금융감독원은 올해 6월부터 일정한 심사를 거친 온라인플랫폼을 가진 P2P 금융회사들을 정식 제도권인 온라인투자금융업(온투업)으로 편입하기 시작했다. 온투업은 개인이나 기관이 아닌 '온라인플랫폼'을 통한 대출 거래를 허용하는 것이다. 온투업은 온라인플랫폼을 통해 특정 차입자에게 자금을 제공할 목적으로 투자자의 자금을 차입자에게 대출하고, 그 연계 대출에 따른 원리금수취권을 투자자에게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현재까지 금융감독원은 33개의 온투업 허가를 내준 상태다.
 
모우다는 얼마 전 금융감독위원회로부터 온투업 정식 허가를 받고 의사들을 대상으로 대출 서비스를 확대할 준비를 하고 있다. 모우다 전지선 대표는 “모우다는 국내 유일한 의료금융 플랫폼 회사로, 의사들이 은행권에서 대출 받은 다음에 자금이 필요하면 모우다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다”라며 “모우다가 제공하는 정보는 양질의 정보이자 모우다가 제공하는 자금은 곧 양질의 대출이라는 것을 의사들 사이에서 인식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전지선 대표는 미국 플로리다주립대에서 게임이론과 통계를 가르치는 정치학 교수로 일하다가 실생활에 응용된 비즈니스모델 개발에 흥미를 느껴 2016년 한국에 돌아와 모우다를 창업했다. 
 
최초 의료금융 플랫폼으로 출발한지 5년, 온투업 정식 편입  
 
누적 투자건수, 누적 취급액. 자료=모우다 

-왜 하필 온라인투자금융업인가. 의사들 사이에서 온라인 금융플랫폼에 대한 인지도가 얼마나 되나.    
 
모우다를 비롯한 온라인 금융플랫폼 회사들은 지난 2016년부터 시작해 5년 정도 시간이 흘렀다. 플랫폼을 기반으로 개인별 신용데이터를 분석하면 충분히 시장이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그동안 부동산을 중심으로 플랫폼이 성장했지만 이제는 온라인투자금융업(온투업)이라는 제도권에 편입되면서 새로운 모멘텀이 만들어졌다.

아직 의사들 사이에서 온투업의 인지도는 10% 이내라고 본다. 앞으로는 의사들에게 모우다를 정식 온투업에 등록한 핀테크 기업으로 인식시키고자 한다.
 
-의사 입장에서 시중은행에서 전문직 대출을 받는 것과 온투업에 등록된 회사를 통해 대출을 받는 것의 차이는 구체적으로 어디에 있나. 금리가 더 높다는 데 대한 우려나 불만은 없나.
 
시중은행 대출 서비스와는 분명히 다르다. 우선 전문직 신용대출을 충분히 받고 추가 대출이 필요한 경우 온투업을 통한 대출 가능성이 열렸다고 보면 된다. 온투업 금리는 시중 은행보다 다소 높은 편이지만 6~12% 중금리 시장에 해당한다. 보통 금리를 보면 은행은 3%이내인데, 그 다음으로 선택할 수 있는 캐피탈과 저축은행 금리는 9~18%에 이른다. 온투업 회사들이 중간 정도의 금리라고 볼 수 있다.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온투업을 통과한 33개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의 차이가 따로 있나. 
 
핀테크 산업 20년만에 세계 최초로 온투업이라는 분류체계를 담은 법이 생겼다. 그만큼 우리나라가 이 분야의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온투업으로 정식 등록된 기업은 상당히 까다로운 금융 규제를 통과했다는데 의미가 있다. 온투업 기준을 보면 자기 자본금 5억원 이상, 전산전문인력 2명 이상, 준법감시인력 2명 이상, 여신전문인력 2명 이상 등이다.
 
무엇보다 온투업에 등록하려면 금융기관에 해당할 정도로 철저한 데이터 보안이 중요하다. 이 때문에 상당수 회사들이 중간에 온투업 등록을 많이 포기했다. 2019년 말에 200개가 넘었던 온라인 금융플랫폼회사가 제도권 편입으로 옥석가리기를 하고 있는 셈이다. 온투업으로 등록됐다고 해서 수익률을 보장하기는 어렵지만, 온라인 투자가 위험한 것이 아닌 재무적, 인적, 물적, 데이터 보안의 건전성을 인정받았다고 보면 된다.

 -다른 온투업 회사들과 다른 모우다의 차별점은 무엇인가.
 
온투업으로 정식 등록하거나 신청한 회사들을 보면 의료를 전문으로 한 금융기관은 하나도 없다. 모우다는 의료인들만을 위한 최초의 금융기업이고 앞으로도 유일할 것이다. 전문성을 강화하면서 의사회원들을 모아나갈 것이다. 또한 진료과별로 비수기나 자금의 수요에 대한 모델링을 해보고 탄력적인 대출 수요와 공급 분석 서비스를 진행할 것이다. 

-온투업은 대출자와 투자자가 있다. 투자자 관점에서 투자 실적은 얼마나 되나.

​2020년 모우다의 누적 투자건수는 전년대비 90% 증가한 5만3020건, 누적취급액은 전년대비 57% 증가한 495억원을 기록했다.  이와 비례해 2020년 모우다 매출액은 6억2587만원을 기록했다. 투자자 관점에서 수익률은 상품에 따라 다르지만 금리와 유사한 형태로 6~12%라고 보면 된다. 수익률이 높은 편인 반면 연체율은 낮다. 2020년까지 연체금액 1억원(0.2%), 누적 연체건수 5건(0.78%)으로 상당한 건전성을 기록하고 있다. 

의료금융 시작 이유, 데이터 기반으로 신용대출 분석 가능  
 
-창업 계기 당시 왜 하필 의료를 대상으로 온투업을 선택했나.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
 
일반 병의원 사업자 대출 규모는 약 15조원에 이르고 2019년 의료업 리스 대출 규모는 1조 912억원이다. 반면 의사 직군의 절반 이상은 평균 소득이 2억원 이상이고 신용점수도 높은 편이다.  

대출자의 관점이 아닌 투자자의 관점에서 온투업의 성장 가능성은 신용대출에 있다. 부동산 담보대출을 통해 온투업이 활성화되긴 했지만 부동산 가치는 개인이 평가할 수 있는 수치가 아니다. 하지만 신용대출에 투자하고 싶어도 초기 데이터가 너무 없어 온투업 회사나 투자자 모두 망설일 수밖에 없다. 회사 입장에선 대출을 해주고 싶어도 개인 신용정보를 가져올 수 없고 안정성도 입증하기가 어렵다.
 
하지만 병의원은 각종 공개된 정보와 공공데이터가 많다는 것에 착안했다. 매일 모든 병원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묶여 건강보험 청구를 해야 한다. 지역별, 진료과별로 평균 청구금액도 알 수 있다. 이외에도 상권 분석이나 인구특성 정보 등까지 적용하면 신용대출을 위한 분석이 가능하다. 병의원에 대출을 해주면 투자가 아니라 실물경제로 흘러가는 자금이라는 장점도 있다. 대출을 통해 마련되는 자금이 의료서비스의 질이나 양적 개선에 쓰일 수 있다.    

-의사들이 보통 어떤 자금을 필요로 할 때 온투업 대출을 이용하나.
 
가령 코로나19 시기에 예기치 못한 변수가 발생했을 때 3~6개월 단기 자금을 필요로 한다. 검진센터처럼 비수기와 성수기가 확실하다면 비수기에 운영자금이 필요할 수 있다. 병원을 개원할 때 정형외과, 신경외과, 여성병원, 아동병원 등은 초기 비용이 많이 들기 마련이다. 보통 대출 금액은 의료기관에 따라 다르지만 운영자금은 5000만원에서 3억원, 검진센터는 5억~15억원 선이다.

-중요하게 보는 대출 심사기준은 무엇인가. 

'M-Score'라는 모우다 병의원 신용평가시스템으로 점수를 매긴다. 집합변수는 지역별 인구특성, 과별·종별 평균 진료건수, 보험지급액, 개폐원율 등을 본다. 병의원·의사 개별 변수는 진료과, 개원·봉직 기간, 개인별 채무정보, KCB신용등급 등을 평가한다. 개별 병의원에 재무적인 검토가 반드시 필요하고 신용평가 기관이나 병원이 제공하는 자료를 토대로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무엇보다 이 병원이 지속될 수 있는지를 중요하게 본다. 그동안 안정적으로 운영됐는지를 알기 위해 병의원의 의사수 변동을 시계열로 추적해본다. 특히 같은 자리에서의 개폐원 여부가 재정적인 안정성을 평가하는데 있어 중요한 지표다.
 
-대출이 승인되지 않는 유형은 보통 어떤 상태인가. 이 경우 최대한 자금이 필요하다면 어떤 노력이 뒷받침되면 대출이 가능할까.
 
신용등급이 630점 정도로 이전 신용등급 기준으로는 3,4등급 이내에는 들어야 한다. 우선 현금서비스는 신용등급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 신용카드 대금 단기연체도 신용등급을 저해한다. 병원이 어렵다고 발을 동동 구르며 사정하는 분들도 있지만, 신용점수가 좋지 않다면 조금만 신경을 써도 대출 거절 불이익을 받지 않을 수 있다.
 
특히 의사도 경영을 하는 사업자인 만큼 자금에 대한 계획이 있어야 한다. 보통은 자신의 경영 상태에 대해 얼마나 잘 알고 있는지, 대출이 얼마나 되는지, 카드 매출과 급여 비중 등을 조사한다. 생각보다 매출 규모가 얼마인지 모르는 의사분들이 꽤 있다. 병원이 잘 되지 않을 것 같아서 대출이 거절되기 보다는 관리 측면에서 문제가 될 수 있어서 대출이 거절되는 사례가 있다. 의사분들은 바쁘더라도 자신의 신용 상태와 경영상태를 잘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시작단계부터 장기 전략까지 모우다의 전략. 자료=모우다 

-시중은행의 전문직 대출 제한으로 반사이익을 얻는다고 보나.   
 
반사이익까진 아니지만 온투업이 정식으로 등록된 것이 기회다. 대출 한도가 줄었다고 해서 개원비용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지만 자금의 니즈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온투업 등록 이후 자금의 니즈를 우리가 충족시켜줄 수 있다고 공식적으로 알려나가겠다. 병원의 매출이 늘어날수록 대출 한도도 늘어날 수 있다.    

-코로나19로 병원들이 어려워진 곳들도 많은데 대출 연체율이 늘어나진 않았나. 대출 연체시 패널티는 무엇인가. 
 
한두 곳이 연체됐지만 특별히 코로나19 때문은 아니다. 패널티는 연체이자가 있고 지속될 경우 채무불이행자로 금융기관에 자동으로 등재되고 신용거래가 중단된다.
 
-의료금융 플랫폼에서 앞으로는 무엇을 더 하고 싶은지 포부 한 말씀 부탁드린다.  
 
우선 의사들 입장에서 병의원 대출이 필요하면 모우다를 떠올리게 되길 바란다. 그리고 나서 의료금융 플랫폼에서 나아가 금융을 기반으로 한 의료전문 플랫폼으로까지 도약하고자 한다. 규모가 큰 병원 외에도 1인 의원을 중심으로 대출 상품 안내를 확대할 것이다. 진료과별 필요 자금을 분석하고 매출 정보 분석 서비스도 제공할 것이다. 아울러 대출을 받지 않더라도 일반회원으로 가입한 의사회원들에게 개원할 때 필요한 노무, 세무, 회계, 인테리어 등의 측면에서 믿을만한 양질의 정보를 제공할 것이다. 의사들의 면밀한 평가를 거쳐 신뢰할 수 있는 기업의 정보만 제공하려고 한다. 

투자를 하든, 대출을 하든 믿을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는 회사가 되도록 하겠다. 이를 통해 모우다가 제공하는 정보는 '양질의 정보'이고 모우다가 제공하는 금융은 '양질의 대출'이라는 인식을 의사들에게 심어줄 수 있도록 하겠다.  
 
전지선 모우다 대표이사 
서울대 정치학과 학사, 석사 졸업 
미국 워싱턴대 세인트루이스 정치학 박사(게임이론, 통계) 
전 미국 플로리다주립대 정치학과 조교수 
전 한국P2P금융협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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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솔 기자 (sim@medigatenews.com)의료계 주요 이슈 제보/문의는 카톡 solplus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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