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19.07.30 16:21최종 업데이트 19.07.30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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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협, 고(故) 신형록 전공의 산재 승인 촉구... 심사 결과는 오는 8월 5일

"고(故) 신형록 전공의의 죽음 과로사 아니면 이 나라 어떤 죽음을 과로사라고 할 수 있겠나"

사진: 고(故) 신형록 전공의 산재 승인 촉구 기자회견.

[메디게이트뉴스 정다연 기자] 대한전공의협의회과 고(故) 신형록 전공의 유족이 30일 인천노동복지합동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故) 신형록 전공의의 죽음에 대한 산재 승인을 촉구했다. 경인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는 이날부터 고(故) 신형록 전공의의 산재 승인 여부를 심사해 오는 8월 5일 결과를 밝힐 예정이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대한전공의협의회와 유족, 보건의료노조 가천대길병원 지부, 행동하는 간호사회 등이 참석했다.

대전협 이승우 회장은 "대한민국 전공의가 처한 참혹한 현실이 누군가의 죽음으로 드러나게 됐지만 현장은 여전히 변한 것이 없고 오히려 점점 더 심하게 굴러가고 있다"며 "다시는 이런 참혹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재발방지대책 마련과 산재승인을 촉구하기 위해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가 열리는 오늘 이곳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승우 회장은 "평소에 지병이 없던 청년이 갑자기 근무 중에 사망했다는 사실은 다시 한 번 저희 마음을 아프게 할 뿐 아니라 대한민국 전공의들이 바로 지금 처해 있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공포로 다가온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고(故) 신형록 선생님은 환자를 위해, 남아있는 업무를 처리하기 위해 퇴근 시간보다 짧게는 30분에서 길게는 3시간에 이르는 시간을 더 일했다. 법적으로 보장된 휴게시간조차 없이 최대 근무시간을 훨씬 초과하는 근무를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동료들은 기억하고 있다. 고(故) 신형록 선생님은 지속적으로 과로를 반복할 수밖에 없는 근로환경에서 심각한 만성과로에 시달리던 중 담당 환자 상태가 악화되면서 사망 당일에는 정신적 스트레스 또한 극심했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근로복지공단 산재 인정기준에는 주 60시간 이상 근로, 주 52시간 이상에 더해 가중요인 1개, 주 52시간 미만에 더해 가중요인 2개 이상을 과로로 인정하고 있다"며 "가중요인에는 근무일정 예측이 어려운 업무, 교대제 업무, 휴일이 부족한 업무, 유해한 작업환경에 도출되는 업무, 육체적 강도가 높은 업무, 시차가 큰 출장이 잦은 업무, 정신적 긴장이 큰 업무가 해당이 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고(故) 신형록 선생님의 근무시간은 주 60시간 이상 근로보다 터무니 없이 많은 것은 물론, 휴일도 부족했고 정신적 긴장을 놓을 수 없는 업무를 지속하고 있다"며 "의사의 노동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 대한민국 전공의들이 보호받지 못하고 죽어 나가는 것을 지금처럼 무책임한 태도로 내버려 둔다면 왜곡된 의료체계에서 묵묵히 희생을 감내하고 있는 1만6000명 전공의의 행동을 보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사진: 고(故) 신형록 전공의 산재 승인 촉구 기자회견.

고(故) 신형록 전공의의 유족 신은섭씨는 "제 동생의 죽음으로 가천대길병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받은 벌금은 과태료 500만원이었다. 유족으로서 비참하다"며 "바뀌지 않은 현장에서 아이들을 사랑하고 전문의 꿈꾸는 많은 전공의들이 희생하고 있다. 많은 전공의들이 열악한 수련환경에서 근무하고 있다는 점을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행동하는 간호사회 최원영 간호사는 "고(故) 신형록 전공의의 부검감정서를 읽다보면 반복되는 문구가 있다. 특기할 손상, 특기할 병변을 보지 못했다는 것이다"며 "그는 평범한 몸을 가진 30대 청년이었다. 하지만 더 이상 그의 몸에는 따뜻한 피가 흐르지 않는다"고 말했다.

최 간호사는 "간호사이기에 전공의의 고충을 잘 모르지만, 제가 병원에 출근했을 때 일하던 전공의가 퇴근할 때도 일하고 있었고, 다시 출근할 때도 그대로 일하는 모습을 봤다"며 "고(故) 신형록 전공의는 하루에 17~18시간을 일했다. 이는 명백한 타살이다"고 강조했다.

최 간호사는 "가천대길병원이 신형록 전공의를 죽였다. 의사 중에서 상대적 약자인 전공의에게 과중한 부담을 줬다"며 "고(故) 신형록 전공의가 임금을 근무한 시간으로 나누면 최저시급에도 미치지 못한다. 그렇게 인건비를 아낀 돈은 길병원에 들어갔다. 그 돈은 고(故) 신형록 전공의의 목숨값이다"고 지적했다.

그는 "고(故) 신형록 전공의의 죽음은 해부학적으로 사인 불명일지 모르나 일주일에 110시간을 일한 그의 죽음이 과로사가 아니라면 이 나라의 대체 어떤 죽음을 과로사라고 부를 수 있겠나"며 "고(故) 신형록의 과로사 산재를 인정하고 전공의의 노동조건을 개선해줄 것을 촉구한다"고 호소했다.
 
사진: 고(故) 신형록 전공의 산재 승인 촉구 기자회견.
 

정다연 기자 (dyjeong@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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